메뉴 건너뛰기

close

"전국 최대 산업 도시이자 30여년 간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울산이 단군이래 최대 공사인 경부고속철도 공사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민주노동당 집권'을 바라보고 있는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후보의 발언이다.

지난 8일 인터뷰에서 송 후보는 "당위성과 필요성을 관계 기관에 충분히 설득하고, 100만 시민의 염원을 모아 반드시 유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거듭 의지를 확인했다.

송 후보는 울산대 김성득 교수와 함께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 범시민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김성득 교수는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다가 막판에 출마를 포기했다.

송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 역시 "110만 울산 시민의 염원을 담아 한나라당 대선공약으로 추진, 당 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보수정당 후보와 진보정당 후보가 고속철도 울산역 유치에 있어서 만큼은 더하고 뺄 것도 없는 엇비슷한 주장을 내건 것이다. 지역 발전을 바라는 울산 민심의 대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또 다른 진보정당 후보는 이러한 대세에 합류하기는커녕 오히려 양 후보의 주장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27일 사회당 영남 지역 지방자치단체 선거 후보자 11인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영남 지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 선거 후보자들에게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 노선 백지화"를 공동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18㎞ 길이의 터널 건설로 인한 심각한 산맥 훼손, 내원사, 통도사, 범어사 등 중요 사찰의 피해, 희귀 식물과 곤충의 서식지 파괴, 경주의 잠재된 유적지 파괴 가능성" 등을 들며 "경부고속철도는 단군이래 최대의 환경파괴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울산역 유치 공언에 대해 "2조 3천억의 국민 혈세를 퍼부어 영남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사실은 눈감은 채 개발 이익과 지역 이기주의에 영합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사회당은 민주노동당 송철호 후보의 '울산역 유치' 발언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후보 자신이 울산 환경련 자문위원을 지냈고(97년), 또한 현직 울산 환경련 의장(장태원)이 선거 총괄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러한 반환경적인 주장이 튀어나온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

울산 환경련은 지난 1월 25일 성명서를 내어 "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가 뚫린다면 생태계가 사라져 버릴 것"이라며 "정확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게다가 역시 민주노동당 소속인 부산 광역시장 김석준 후보의 경우 '고속철도 대구-부산 구간 전면 백지화'를 내걸고 있어 의아함은 더욱 짙어진다. 김석준 후보는 대구-부산 구간 백지화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부산 환경련의 제안을 적극 받아들였다.

한편 사회당은 '고속철 대구-부산 구간 백지화' 공약 채택을 더욱 적극적으로 제기하기 위해 순회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기자회견은 28일 부산을 시작으로 29일 울산, 30일 대구, 31일 창원으로 이어진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