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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낮 12시경, 대전 서대전 시민공원은 한나라당 유세준비로 한창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어느새 시민공원은 유세차량과 노점상들로 가득 메워졌다. 잔디는 하얀 스티로폼 류의 깔개가 덮히고 차곡차곡 사람들이 밀집해 앉기 시작했다. 6월의 신록처럼 파릇파릇한 잔디는 더이상 찾아볼 수도 없이 시민공원은 하얀 운동장으로 변해 버렸다.
서대전 시민공원은 대전시에서 잔디가 가장 잘 보존된 공원중의 하나이다. 그런 만큼 관할구청의 관리는 남달랐다. 일반시민들의 자유로운 출입은 허용했으나 행사목적의 이용은 제한돼 있었다.
영리목적이 아니라 시민계몽차원의 행사나 시민봉사차원의 행사도 제한돼 있었다. 관할구청의 강력한 제지로 군집한 단체가 쉽게 사용할 수 없었던 곳이 서대전 시민공원이다. 다름아닌 잔디보호가 그 이유였다.
허공에 뜬 잔디보호 외침...
관할구청은 평소에는 서대전 시민공원의 잔디보호를 주장하더니 매년 선거때만 되면 서대전 시민공원을 유세장으로 허용하면서 잔디훼손을 부추겨 왔다. 잔디를 살린다고 하면서 갖은 행사는 허용을 불허하더니, 정치권에는 쉽사리 자리를 허용해주는 이유가 뭔가? 하루아침에 압사하는 잔디를 시민들이 기를 쓰고 보호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관할구청의 허공에 뜬 잔디보호 외침이 더욱 기만적으로 들리는 선거철이다.
선거유세라고 ‘너도나도’ 묵인...경찰차량까지...
선거유세라고 불법차량주차가 정당화 될수는 없다. 더욱이 공원안에 버젓히 주차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오히려 단속해야 할 경찰이 버젓히 공원안 잔디위에 차량을 주차하고선 몇 시간째 방치하고 있다.
시원한 그늘밑에서 유세를 구경하는 건지...시민공원에 차량을 주차하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한건지..
오만하기 짝이 없는 관할구청....
서대전 시민공원 잔디훼손의 주범은 정치인들이었다. 유독 정치인에게는 관대했고 시민들이나 단체에는 강경했다. 정치인의 꼭두각시, 시민들에겐 행정권력남용. 오만하기 짝이 없는 관할구청의 모습이다.
누가 밟으면 잔디훼손이고, 누가 밟으면 잔디보호인가.
관련규정 요구할 터..
관할구청은 이러한 행위에 대해 관련규정을 명백히 공개해야 한다. 서대전 시민공원의 행사허용자체가 합리적이고 형평성에 근거해 결정되지 않고, 갖은 행사는 불허하면서 정치권에만 허용하는 작금의 행위에 대해서는 엄밀히 그 근거를 밝히고 해명해야 한다.
지금, 다수의 지방선거 후보가 환경보존을 외치고 있다. 과연, 이들은 환경을 깔아뭉개고 환경보존을 외칠 자격이 있는가! 관할구청은 시민들에게 그랬듯이 '잔디를 보호합시다' 당당히 외치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지금, 세몰이에 매몰돼 있는 후보자들로 인해 시민의 건강한 쉼터 공원이 훼손돼고 관할구청은 또다시 아까운 시민혈세를 낭비하게 생겼다.
또다시, 잔디를 살리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관할구청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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