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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4일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 초청강연회 그는 신축될 미 대사관, 아파트 설계를 맡았다.
2002년 7월 4일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 초청강연회그는 신축될 미 대사관, 아파트 설계를 맡았다. ⓒ 신용철
미국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오후 2시 대한 건축사협회 대강당에서는 주한미대사관 후원의 '미국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Michael Graves)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마이클 그레이브스는 1934년 미국 인디아나주 인디아나폴리스 태생으로미국 프린스턴대에서 40여년간 건축학 교수 활동했고, 2001년 미국건축가협회가 수여하는 'AIA 골드메달'을 수상한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로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설계를 한 사람이다.

현재 그는 1964년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MGA 사무실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국내 설계사인 '범 건축' 초대로 3박4일의 일정으로 입국했다.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을 제외하면 12번이다.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신축반대 시민모임(시민모임) 회원 10여명은 초청강연회장 앞에서 1인시위를 전개해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건립 반대의 뜻을 전했다.

1인시위를 하던 강찬석 시민모임 집행위원장과 강연장으로 들어가던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가 덕수궁터 미대사관·아파트 건립문제로 실랑이를 벌었다.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는 덕수궁터 미대사관·아파트 건립 반대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강찬석 집행위원장에게 "현재 미국 대사관과 아파트를 건립하려는 지역은 이미 옛날에 미국이 먼저 점령하고 1883년부터 부지를 매입했으며 덕수궁은 그 후에 지어졌다"며 "무슨 근거로 건립을 반대하느냐?"며 항변했다.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는 "미 대사관 신축문제와 관련하여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말하고자 한다"며 MGA에서 진행한 건축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소유인 MGA가 헤이그,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상하이, 미국 마이애미, 뉴욕, 텍사스, 필라델피아, 카이로 등지에 설계한 건물들을 설명하면서 주위 경관과 환경에 조화로운 건축물을 설계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국의 불국사, 경복궁, 봉수대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석공술은 훌륭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민모임 집행위원장과 그레이브스 교수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시민모임 집행위원장과 그레이브스 교수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신용철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는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건립과 관련해 "1년전 설계의뢰를 받고 2주 반동안 한국에 체류하면서 스케치를 했다"며 설계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는 "미대사관, 아파트 신축부지는 크게 북쪽의 경기여고 터, 중간의 미국 대사관저(1970년 매입), 남쪽 미국공관(1883년 매입하여 현재는 영빈관으로 사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하면서 "덕수궁 터에 있는 미국 공관이 지어진 지 15년 후에 덕수궁이 지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 서방 국가중 미국이 최초로 한국에 미국 공관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레이브스 교수는 "1948년 주택지를 만들어 직원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아파트를 신축할 것"이라며 "경기여고 터는 한국정부가 권유해 1984년에 사들인 것"이라고 했다.

그레이브스 교수는 또 "정동지역 일대에 아직도 많은 녹지가 남아 있어 인상적이었다"며 "주한 미대사관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미국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찾아오는 만큼 신축공간에 이들을 위한 '안뜰'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레이브스 "미국은 한국에서 위협당하고 테러당하고 있다" 주장

질의응답에 앞서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는 국내에서 일고 있는 덕수궁터 미대사관·아파트 건립 반대 여론을 의식해 "정치적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정치적 질문은 주한 미대사관측에 해달라"고 요구했다.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는 강찬석 집행위원장의 "미대사관·아파트가 신축될 곳이 조선시대 '선원전'자리인 것을 아느냐?, 덕수궁, 선원전, 부속건물 지하에 유구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창덕궁, 경희궁 터에서 유물이 발굴되었다고 해서 덕수궁 터에 유물이 발굴된다는 것은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미대사관·아파트 신축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13명의 국내 학자들에게 참여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했다"며 이들이 거절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되물었다.

강찬석 시민모임 집행위원장은 창덕궁과 경희궁도 원래 유구가 없다고 판단하고 건물을 짓는 도중 지하 1.5m에서 대량의 유구가 발굴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국민들의 반대 여론과 원래 덕수궁 터이기 때문에 문화주권을 찾기 위해 불참한 것"이라며 " 반미감정 때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는 "MGA가 그리스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곳에서도 고고학적 유물이 발굴되고 있어 유물을 발굴·보존하면서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것은 반미감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질문한 손기찬씨는 "처음에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 초청강연회가 있다고 해 참석했는데 미대사관 건축계획을 보고 의도적인 강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레이브스 박사가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건립계획을 말하면서 신축예정지 뒤편의 고층건물을 거론하는데 그 고층건물과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신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신기찬씨는 신축될 미대사관에 미국비자를 받기 위해 출입하는 사람들을 위해 '안뜰'을 마련한다는 계획에 대해 "한-미관계에서 과연 한국국민들이 자유롭게 미대사관을 출입할 수 있을 것 같느냐?고 말했다.

마이클 그레이브스 교수는 "대사관 구내는 보안상의 문제로 진입이 자유롭지 못한 것은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마찬가지"라며 "미국이 한국에서 '위협당하고 테러를 당하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문화연대 김성한 간사는 미국은 1883년, 1884년 1887년 단계적으로 이 지역을 구입했으나 1940년 태평양 전쟁으로 국교를 단절한 후 미국으로 돌아가 이 지역을 동양척식주식회사가 몰수했으며, 해방후인 1948년 미군정청이 다시 소유권을 차지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초청강연회는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건립 반대 여론이 거세지는 것을 무마하려는 의도적인 행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ngotimes.net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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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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