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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기남 의원(오른쪽)과 이종걸 의원이 7일 저녁 세풍사건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민주당 신기남 의원(오른쪽)과 이종걸 의원이 7일 저녁 세풍사건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지난 97년 당시 국세청을 동원, 선거자금을 모금한 이른바 '세풍사건'이 또다시 정가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이 사건의 핵심인물로 현재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을 한나라당이 배후에서 비호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를 놓고 정치공방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신기남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은 7일 저녁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세풍사건'의 주역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의 도피·재판과정에 한나라당의 전.현직 의원들이 인적·물적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 최고위원과 이 의원은 "미국 현장조사 결과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의 도피, 은신, 범죄인인도재판까지 막대한 인적·물적 배후세력이 있다"면서 "국내 정치세력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내 정치세력이 한나라당을 지칭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너무 당연하다"라며 "한나라당 전.현직 의원과 빈번한 접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적·물적 배후세력이 있다는 증거로 이들은 (1) 이씨가 3년 6개월간 은신하다 검거된 곳이 호화빌라였다는 점, (2) 이씨의 비자가 B1 관광용 비자에서 J1 교환교수용 비자로 전환된 점, (3) 재판과정에서 4명의 변호사를 고용, 막대한 변호사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이씨는 미국인 유력 변호사 2명과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변호사 2명 등 모두 4명을 각각 선임해 지난 6개월간 변호를 받고 있다"면서 "이들의 비용을 통상적으로 계산할 때 최소한 50만불 정도는 들어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앞으로 인신보호절차가 들어가면 그보다 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씨는 체포되기 직전까지 미시간주립대학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오크모스(okemos) 시의 호화빌라에서 살았다"면서 "월든 폰드(walden pond)라는 곳인데 안에 사설 낚시터가 있고 쇼핑시설까지 겸비된 곳"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씨가 이 빌라를 임차했다며 "정확한 시세는 좀 더 자료가 오는 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씨에게 인적·물적 지원을 했다는 한나라당 전.현직 의원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신 최고위원은 "추가로 확인하고 정리할 사항이 있어 자세한 사항은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과 이 의원은 이 전 국세청 차장의 결심 공판에 맞춰 지난 8월 1일 미국 현지로 출국한 뒤 7일 오후 귀국했으며, 기자회견은 귀국 이후 곧바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루어졌다. 이들은 약 1주일동안 미국 현지에서 이씨의 은신처와 관련자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이들의 주장에 대해 "선거를 하루 앞두고 선거에 악용하려는 속셈"이라고 일축했다. 남 대변인은 "쇄신파라고 하는 신기남 의원까지 김대중·민주당 정권의 흑색선전과 정치공작에 나서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터무니없는 흑색선전과 정치공작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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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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