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신당 합류의 핵심으로 떠오른 정몽준 의원과 신당의 성격과 창당 방법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정 의원은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것을 일방적으로 해석해 발표한 것으로 여러가지로 빠르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과 정 의원이 19일 저녁 오랜 시간 동안 만나 신당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보여 '민주당+정몽준'이 추진하는 단일 신당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부패 국민통합의 정치를 위한 중심세력을 형성하기 위해서 신당창당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을 창당하는 방법은 민주당 밖에 정 의원과 민주당, 기타 신당의 주도세력들이 참여하는 신당 결성기구를 두고 거기에서 신당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신당이 결성되면 민주당을 비롯해 자민련, 미래연합, 또 정 의원을 비롯한 많은 무소속 인사들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일종에 거당적으로 합당하는 형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정 의원이 신당에 참여할 수 있는 유력한 인사들과 정당에 대한 접촉을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민주당도 여러 세력과 접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민감한 사항인 신당의 대선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내가 국민경선제가 좋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정 의원이) 확답을 하지 않고 신당의 대선후보는 신당에서 결정하는 것이 원칙 아니냐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정 의원과의 합의사항이냐'는 기자들의 수 차례의 확인질문에 "정 의원과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어제 저녁 회동에 이어) 오늘 오전 9시경에 전화를 또 한번 하고 나서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 상당히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지금 단계에서는 발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 의원 측은 "당장 신당을 만들거나 하는 등의 합의한 사실은 없다"면서 "박근혜 의원 등을 만나서 신당에 합의해 달라는 박상천 의원의 요청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이야기하자고 말했으며, 이는 합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박 의원이 법사위 개헌심사 소위원장이기 때문에 만나서 주로 박 의원으로부터 개헌논의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면서도 "반부패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할 생각이며, 이런 분들이 신당에 참여한다면 같이 할 수 있다는 뜻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박 최고위원의 발표에 대해 "의욕이 앞서 일방적인 말을 한 것 같다"며 "신당 추진기구 같은 것도 전혀 합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보도에 따르면, 정 의원은 시내 모음식점에서 가진 월드컵조직위 관계자와의 오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것을 일방적으로 해석해 발표한 것으로 여러가지로 빠르다"며 "정당을 하게 되면 여러 좋은 취지로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정치를 하자는 이야기를 했고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민주당과 신당 협의를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앞으로 정당을 가리지 않고 많은 의원들을 만나 두루 듣고 뜻맞는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모아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편 노무현 후보 측은 정 의원의 신당 참여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이면서도 "후보선출은 국민경선제가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정동채 후보비서실장은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상천 최고위원의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일문일답 전문이다.
"정몽준 의원과 반부패 국민통합의 정치, 1류 국가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새로운 세력이 있어야한다는데 합의했다. 신당을 창당하는 방법은 민주당 밖에 정 의원과 민주당, 기타 신당의 주도세력들이 참여하는 신당 결성기구를 두고 거기에서 신당을 추진하고, 신당이 결성되면 민주당을 비롯해서 자민련, 미래연합, 또 정 의원을 비롯한 많은 무소속 인사들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일종에 거당적으로 합당하는 형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것은 특정세력을 미리 배제해놓지 않기 때문에, 어떤 세력도 취지에 공감하면, 반부패 국민통합의 정치를 실현시킨다는 취지에 공감하면 신당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기에 어긋나는 세력을 무차별적으로 하지는 않겠다. 다시 말하면 '반창(反昌)연대'를 구성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선별하겠다.
이를 위해서 정몽준 의원이 신당에 참여할 수 있는 유력한 인사들, 유력한 정당의 접촉을 시작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도 해왔지만 신당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세력과 접촉을 계속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민주당과 정 의원이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신당의 대선후보 결정 방법은 국민경선제가 좋지 않느냐고 했더니 거기에 대해서는 확답을 않고 신당의 대선후보는 신당에서 결정하는 것이 원칙 아니냐는 답변을 했다.
그리고 분권형 대통령제에 찬성한다. 그 이유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아니면 권력형 부패를 막기가 어렵고 또 지역분열, 계층갈등 같은 국민분열의 정치를 종식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분권형 대통령제는 반드시 실현시켜야한다. 그렇지만 분권형 대통령제는 신당의 조건은 아니다. 분권형 대통령제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도 아까 말한 정치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은 신당에서 배제하지 않는다."
- 지금 말한 것이 정 의원과 '협의'한 사항인가 '합의'한 사항인가.
"합의한 사항이다."
- 신당 창당에 합의했다?
"반부패 국민통합의 정치를 위한 중심세력을 형성하기 위해서 신당창당을 하기로 했다."
- 그것은 합의된 것인가.
"합의된 것이다."
- 정 의원이 유력한 인사들과 접촉해서 통합해….
"민주당도 같이 만들어야지. 정 의원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고."
- 향후 스케줄은?
"그런 것은 아직 논의 안했다."
- 당내 논의에 부칠 것인가.
"대표에게 보고를 했다."
- 대표의 반응은?
"반대할 것 없지 않은가. 평소 우리안 아닌가."
- 노 후보는 후보선출 방식을 국민경선제로 해야한다는 입장 아닌가.
"국민경선제를 안하기로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저쪽에서 신당에서 결정하자고 한 것이지."
- 신당도 단계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신당 창당대회를 한 이후에 결정하는 것도 있고, 신당결성기구에서 논의해가는 과정에서 결정할 수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것까지 논의는 안했는데, 요컨대 신당 쪽에서 결정해야 한다. 민주당이 포함돼있는 신당에서."
- 정 의원이 독자적으로 신당을 만드는 것은 아닌가. 민주당 세력을 완전히 빼내고.
"그것은 아니다. 그런 신당이 무슨 힘을 쓰겠나."
- 그러면 사실상 정 의원이 민주당 합류를 기정사실화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인가.
"아니 그것도 아니다. 밖에서 만드는 것이라니까. 여러세력이. 민주당만 만드는 것이 아니고. 미래연합도 들어갈 수도 있고, 자민련도 들어갈 수 있고."
- 논리적으로 신당의 후보는 신당에서 결정한다는 것이 맞기는 한데, 노 후보가 신당을 수용하는 전제조건이 최소한 국민경선은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정치적 합의조차 없이 신당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 가능한가.
"지금 그것은 거의 우리 당의 안이다. 국민경선제를 우리가 포기한 것이 아니다. 신당 결성기구가 뜰 때는 어느 단계에서 그것이 논의될 수가 있겠죠. 우리는 국민경선제를 주장을 했다. 쉽게 말하면 했는데, 그에 대해 확답을 안했다."
- 정 의원 측에서는 합의된 것이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는 수준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렇게 발표하기로 했는데. 메모를 했고 통화를 했다."
- 합의서 같은 것은 썼는가.
"아니다. 어제 저녁에 의견 교환을 했고, 그것을 어제 발표를 바로 할 것이냐, 정 의원을 돕고 있는 사람들과 의논을 거친 뒤에 발표할 것이냐 해서 후자를 선택, 아침에 정 의원을 돕고있는 사람들과 의견 교환을 한 후에 전화통화를 하고 나서 발표하는 것이다."
- 단일 신당이 뜰 때까지 대선후보 결정 방법이 결정되지 않으면, 단일신당이 뜰 때 노 후보의 후보 자격은 어떻게 되는가.
"단일신당에 민주당이 합류하면, 그래서 민주당이 없어지면, 그때는 노후보의 자격이 없어지는 것이지."
- 오늘 발표한 사항에 정 의원도 다 동의한 것인가.
"아침 9시경에 (정 의원과) 전화를 또 한번 하고나서 지금 발표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정 의원이 신중하더라. 용어선택도 신중하고. 또하나 상당히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지금 단계에서는 발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 신당 창당에 합의했다고 써도 되는 것인가.
"반부패 국민통합의 신당을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 취지에 공감한 것인가 현실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인가.
"추진하기 위해서 여러사람을 만난다니까. 우리도 계속 만나고."
- 이번 합의가 구속력이 있는 합의인가.
"국민에게 발표되면 구속력이 있는 것 아닌가. 정치적 구속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