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변인은 "미 보잉은 지난해 8월23일 KAI(한국항공)와 절충교역 협상을 하면서 부품 제작 및 역수출 분야에서 F-15K 전방동체 및 주익 등 제작(군수물량, 7억5천만달러)과 섹션 일레븐(민수물량, 2억5천만달러) 제작 등의 절충교역에 합의했으나, 섹션 일레븐 물량을 지난해말 호주의 업체로 넘겨주었다"고 말했다.
또 황 대변인은 "국방부는 지난 5월 미 보잉과 정식계약을 하면서 이 부분을 제외했으며, 이 달 안에 2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다른 민수 물량을 미 보잉이 KAI에 제공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면서 "미 보잉이 보잉 747의 섹션 일레븐 부분을 호주업체로 넘긴 것은 지난해 연내로 예정됐던 우리의 차기전투기(F-X) 기종결정이 올 5월로 지연됨에 따라 해당 물량을 잡아 놓을 수 없었고 747 물량이 50%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보잉사는 F-X사업 절충교역 민수 물량 부분의 가장 중요한 물품인 '섹션 일레븐'을 빼는 대신 효용가치가 의심되는 민항기 출입 구조물(Door Package) 등 13가지 단순 판금 조립체를 대신 주겠다고 제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말하는 '2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다른 민수 물량'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사실 보잉사가 대체 물량으로 제시한 13가지 물량들은 이미 미국의 유명한 민항기 기체 구조물 제작사인 보트(Vought)사가 손익이 좋지 않은데다 보잉이 추가적인 Door 물량제공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반납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황 대변인은 "계약조건상 절충교역 이행계약은 조달본부와 주 계약업체간 절충교역 계약이후 6개월 이내에 체결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금년 12월 26일 내에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면서 "미 측에서 9월 중순까지 대체물량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경우 수용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1신:9일 오전 9시 30분>
"껍데기 뿐인 F-X 절충교역 84%"
보잉사, 'F-X' 선정 이후 '오리발'
한국 F-X사업의 차기전투기로 미 보잉의 F-15K가 결정된 가운데 국방부가 보잉 측으로부터 받기로 한 10억불의 절충교역액이 6억불정도로 축소되는 등 당초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잉측은 절충교역 민수부분의 주요 대상이었던 중요 구조물을 일방적으로 빼고, 수익성과 기술이전도가 낮은 물량을 대신 주겠다고 제안한 상태여서 당초 한국항공측에서 기대했던 기술이전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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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최근 입수한 한국항공(KAI) 내부 문건인 'F-X Offset 물량 현황'에 따르면 지금까지 보잉사와 한국항공 사이에 체결된 계약이 지난해 이루어진 MOU(양해각서)·MOA(합의각서) 내용과는 달리 터무니없이 적게 계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 | | 절충교역이란? | | | | 절충교역, 즉 옵셋이란 국방부가 해외에서 무기를 도입하면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되어 있는 제도다. 구매국이 무기를 도입하는 조건으로 기술이전이라든지, 또는 대응구매 물량을 수주함으로써 구매국에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국방부는 작년 4월 F-X사업관리 지침을 발표하면서 절충교역 70%이상, 민수 물량 최대한 확보하여 국내 항공업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 공희정 기자 | | | | |
이 내부문건을 만든 한국항공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빅딜 정책에 따라 삼성항공, 한국현대 우주항공, 대우중공업 등이 합쳐진 단일법인이며, F-X사업에서 보잉사, 다소사 등을 상대로 절충교역의 민수 부분 파트너로 활동해왔다.
한국항공은 지난 2001년 8월23일 보잉사측과 F-15K 절충교역의 군수물량으로 F-15K 전방동체 및 주익 제조, 그리고 민수 물량으로 민항기 날개의 중요 구조물인 '섹션 일레븐'(Section.11)을 포함한 10억불 상당의 물량을 받기로 MOU 및 MOA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문건에 따르면 2002년 7월 27일까지 보잉과 체결한 절충교역 액수는 지난해 약속했던 금액의 60%정도인 6억1천만 달러 수준이며, 이중에서도 향후 10년간 확정된 직접 생산물량은 겨우 3억7천7백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껍데기뿐인 F-X 절충교역 80%"
이와 같이 지난해 맺었던 MOU·MOA와 달리 실제 계약과정에서 금액이 이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온 이유는 'F-X 절충교역 민수 물량'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섹션 일레븐'이 보잉과의 정식 계약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애초 약속했던 '섹션 일레븐'의 총 가격은 5억4천5백만 달러 상당이다.
'섹션 일레븐'은 민항기 날개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 구조물로 한국항공측은 '섹션 일레븐'이 도입되면 한국항공산업이 국제경쟁력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보잉사는 '섹션 일레븐'을 절충교역 민수 물량에서 빼는 대신 효용가치가 의심되는 민항기 출입 구조물(Door Package) 등 13가지 단순 판금 조립체를 대신 주겠다고 제안한 상태이다.
사실 보잉사는 대체 물량으로 제시한 13가지 물량들은 이미 미국의 유명한 민항기 기체 구조물 제작사인 보트(Vought)사가 손익이 좋지 않아 반납한 것이다. 또 보잉사는 보트사에 추가적인 Door 물량제공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사가 대체물량으로 제시한 출입구조물의 가격 또한 '섹션 일레븐'의 50%에도 못 미치는 2억9천4백만 달러에 불과하다.
결국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문건 수준에서 보잉과의 계약이 마무리된다면 이번 F-X사업의 절충교역을 통해 2015년 이후 한국형 전투기 독자개발을 위한 기술을 확보하겠다던 국방부의 약속은 주요 부품은 모두 빠진 채 자잘한 부속부품 몇 가지를 조립하는 수준에서 끝나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 항공업계가 미 항공업체의 최하위 소모품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난 5월 20일 "F-15K를 차기전투기로 선정한 뒤 한달 동안 추가협상을 통해 기존 가계약 가격에서 2억300만 달러를 인하해 42억6천4백만 달러로 하기로 하고, 절충교역 비율도 기존 65%에서 소프트웨어 관련기술 이전과 엔진 품질보증 교육기간 연장 등을 통해 84%로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군사평론가는 "이는 기종평가 당시에는 한 세대 뒤쳐진 F-15K에 한국 판매에 열을 올리던 보잉사가 상당한 물량이전으로 국내 항공업계와 국방부를 회유하더니, 막상 기종결정이 끝나고 계약단계에서는 약속한 내용을 전혀 이행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사업주체인 한국항공 측의 협상력 부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사실은 국방부가 지난 4월 F-15K 기종선정이 끝나자마자 국내 업계가 절충교역으로 상당한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고 홍보하던 것과도 확연히 다른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며 "확실한 물량 보장도 없이 서둘러 F-15K로 기종을 결정한 국방부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잉도 약속한 물량이전을 이행치 않고 수익성이 제일 낮은 하청물량 몇 가지로 절충교역을 대체하려했다는 비난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F-X사업에 대한 명분을 잃어"
보잉의 약속 불이행 문제는 절충교역뿐 아니라 본 계약에서도 속출하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또다른 한국항공의 내부 문건에서도 "보잉은 F-15K 32대 분의 전방동체 및 주 날개 물량 등도 F-15E의 F-15K로 설계변경에 따른 기술자료(Export Licence) 이전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32대 분의 적기 이전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한 기존 MOA상 '02년, '03년 제공키로 한 추가 1억2천7맥만 달러 규모 민수 물량에 대해서도 '03년, '04년에 제공할 것을 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한국항공은 보잉과 F-X 사업 획득과 별개로 보잉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규사업을 확장하는 MOU를 체결했으나, 보잉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시켰다.
보잉은 한국항공과 보잉 부품 전문 센타 설립, F-15K 및 태평양 공군의 군용기 창정비 사업 지원, 화물기 개조사업 및 KAI 설계인력 활용, KMH·C-130 개량, 아파치 동체 제작 등 신규사업 협력, KT-1·T-50 등 훈련기 시장 공동진출 건 등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보잉사의 부도덕성과 선진항공업체로 도약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업체가 단기 물량에 지나치게 집착해 생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F-X사업 획득과정 초기부터 보잉측과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지만 한국항공 내부의 알력으로 퇴사를 하게 된 전 한국항공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는 F-X 사업의 추진전략과 목적에 맞지 않는데다가 정부가 기술도입을 포기하고 완제기 도입을 통한 절충교역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 대가로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국방부와 KAI은 보잉사와의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며, 현재 수준에서 보잉사가 계약이 체결된다면 F-X사업에 대한 명분을 잃게 되는 것뿐 아니라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는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장기 물량확보 차원에서 경쟁력을 잃게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잉과의 절충교역의 또 다른 주체인 조달본부는 보잉사측에 "작년에 약속한 '섹션 일레븐'을 'Door'물량으로 임의 축소·변경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으며, 보잉은 '섹션 일레븐'을 도로 내놓던가 아니면 보잉 737 SEC-48내지 전방동체 주요조립 물량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보잉측은 "현재 Door 이외에 더 내놓을 물량은 없으며, 내년에 추가 물량을 내놓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조달본부와 보잉의 협상은 성과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9월이나 10월에 열린 협상에서 보잉이 '섹션 일레븐' 이전 가능성과 조달요구 물량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고 조달본부는 한발 물러나서 737Door류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