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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규탄집회에는 1천여명의 노조원들과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날 규탄집회에는 1천여명의 노조원들과 학생들이 참여했다. ⓒ 석희열
장기파업중인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차수련) 산하 강남성모병원과 경희의료원에서 농성중인 노조원들을 강제로 해산하기 위해 경찰이 11일 새벽 3천여명의 경찰병력을 투입한 것에 항의해 이날 오후 4시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1천여명의 시민 학생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규탄집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김대중정부의 공권력 투입을 강력히 규탄했다.
참석자들은 김대중정부의 공권력 투입을 강력히 규탄했다. ⓒ 석희열
'민주노총 보건의료 노조 병원파업 공권력투입 규탄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오늘 이 자리는 우리가 아직도 당당하게 살아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선언하고 김대중정부에게 경고하는 자리"라면서 "사태해결의 의지나 능력이 없는 의료원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교구와 재단이 직접 나서서 파업사태를 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영명 조직국장은 "파업원인은 직권중재와 공권력에 의존하는 사용자측에 있다"면서 "불성실교섭과 노조탄압에만 혈안이 된 사용자는 처벌하지 않고 공권력을 동원하여 노동자만 탄압하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비난했다.

한 여성조합원이 집회 도중 설움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여성조합원이 집회 도중 설움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 석희열
그는 또 "이번 사건은 노사관계를 폭력적으로 해결하려는 김대중정권의 본질을 여지없이 드러낸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보건의료노조는 재파업을 반드시 성사시키고 병원 재진입 투쟁을 성사시켜 김대중정권의 공권력 탄압을 전국민적인 투쟁으로 만들어낼 것"이라며 경고했다.

이날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오후 5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을 항의 방문하여 항의집회를 가졌으며, 보건의료노조는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지도부가 연행된 가톨릭중앙의료원에 최희선, 김미향, 황동래씨로 새집행부를 구성했다.

한편 오후 4시 3분경 경희의료원에 경찰력이 재투입되어 그곳에 남아있던 노조원들이 속속 명동성당으로 재집결하고 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 석희열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오늘 명동성당에서 노숙투쟁을 전개한 뒤 내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열리는 '경찰병력투입 폭력진압 김대중정권 규탄 민주노총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병원 공권력 투입과 관련 투쟁지침을 발표하고 △12일 오후 2시 국회앞 집회 △14일 오후 2시 종묘공원 집회 △17일 오후 2시 종묘공원 집회 등 김대중정권 규탄 대규모집회와 연대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가 노동계의 전면적인 대정부투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새집행부로 구성된 최희선(가운데) 지부장 직무대행이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새집행부로 구성된 최희선(가운데) 지부장 직무대행이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석희열
한편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는 "오늘 새벽 5시 30분경 강남 성모병원에 사복 200-300여명이 농성장을 침탈, 노조원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폭력 경찰에 의한 여성노조원 성추행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며 "전경차로 송파경찰서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이 한 여성노조원에게 앉을 것을 협박하며 가슴을 주무르는 등 성추행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날 새벽 공권력이 투입된 병원 정문에서도 "아침에 출근하여 농성장에 결합하려는 여성조합원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한 여성조합원의 바지가 허벅지까지 벗겨지고 이에 항의하며 호소하는 당사자를 경찰차에 실어서 연행해갔다"고 폭로했다.

이날 오후 4시3분경 민주노총 방송차량이 도착하자 경찰이 가로막아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3분경 민주노총 방송차량이 도착하자 경찰이 가로막아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 석희열
이와 관련 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등 여성단체들은 "연행상황이 구체적으로 파악되면 유사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성조합원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경찰에 의해 자행된 여성 인권유린의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고 경고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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