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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주당 의원들이 다 힘을 보태서 밀어준다면 노무현 후보 가지고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겠는가."

김영환 의원이 대뜸 기자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다.

- 어려운 싸움이겠지만 게임은 되겠죠.

묻는 사람과 답하는 사람이 뒤바뀌었지만 자연스럽게 인터뷰는 시작됐다.

"왜 지금 노 후보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하는가. 민주당 의원들이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워졌다는 것은 현상적인 것이다. 국민경선 직후에 있었던 폭발적인 지지를 잃어버렸기 때문 아닌가. 폭발적인 국민적 지지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노 후보의 자질문제인가, 아니면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인 심판인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노무현 후보에게 영남에서 지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지금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노풍(盧風)이 왜 일어났는가. 하나는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바람이요, 두번째는 민주당에서 영남후보를 뽑아 지역주의를 넘겠다는 생각을 한거다.

그런데 그것이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 두번의 선거(자치단체장 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검증된 거다. 과거에 DJ가 영남에서 얻었던 지지 이상을 노 후보가 얻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노후보의 어려운 점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 그 외에 노 후보의 자질, 여러가지 사건, 민주당의 내홍이 겹쳐있지만, 본질은 거기에 있지 않은가."

- DJ 아들 문제나 노무현 후보의 자질 등보다는 노 후보의 영남효과가 없어져서 일어난 어려움이라는 것인데...

"지역주의의 연원이 깊고 구조화 돼 있는데 그것을 민주당이 영남후보를 선정함으로서 한꺼번에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안이했다는 거다. 국민경선 때 나타난 당원 특히 호남대중들이 가졌던 생각 자체가 정말 눈물겹고 역사적인 일이지만, 그러나 지역주의의 뿌리는 깊고 그 지역주의를 강화해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세력은 강고하다.

그 사람들은 지역패권주의를 통해서 집권하고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힘의 관계 속에서는 지역주의의 극복이 그렇게 단순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 이것이 본질이다. 무슨 국회의원이 누가 도와주느냐 안 도와주느냐, 무슨 노무현 후보의 자질이 어떠냐, 뭐 YS를 찾아갔냐 안갔냐, 이것은 다 관련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무현의 곤경은 지역주의의 극복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영남후보로 단숨에 지역주의를 넘을 수 있다는 생각이 안이했다"

- 그렇다면 노 후보가 정몽준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하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가.

"극복은 아니지만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 왜 그런가.

"우선 민주당은 '호남지역당'이라는 굴레를 가지고 있다. 특히 노 후보 당선 이후에 호남-비호남 구도가 강화됐다. 또 대통령의 두아들 비리문제를 포함해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극에 달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으로 후보를 밀고 가는 것은 영남 지역주의를 허물 수 없는 것이고 더 강화시켜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정치개혁과 지역주의를 넘기 위한 민주당의 탈(脫) 호남, 탈 DJ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통합신당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해왔던 거다. "

- 노 후보의 지지율 저하에 끊임없이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당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

"당이 시끄럽고 분란이 일어나는 것이 후보의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있기 때문에 그러는거다. 오늘이라도 만약 우리 후보가 대선에 나가 승리할 가능성과 전망이 보이면 당은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 노 후보 쪽에서는 소속 의원들이 한나라당 수준으로 일사분란하게 뭉친다면 지금도 그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그것이 현상적인 분석이라는 거다. 왜 뭉치지 못하는가에 대한 본질적·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의 문제다. 노 후보 진영의 전략의 문제, 또 노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측근들의 사고의 문제,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대중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뺄셈의 정치'를 하고 있다. '덧셈의 정치'를 해야하는데 '뺄셈의 정치'를 하고 있다. 지금 노 후보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현재 역량으로는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세가지 덧셈이 필요하다.

하나는 호남-비호남 구도라는 지역구도를 벗어나는 덧셈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다른 여타의 지역에 있는 세력과 지지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

두번째는 노 후보가 가지고 있는 선명하면서도 진보적인 스펙트럼이 있지 않은가. 민주당보다는 왼쪽에 있고 민노당보다는 한참 오른쪽에 있는 노 후보의 스펙트럼이 있다. 그런데 이 밴드가 너무 얇다. 얇기 때문에 이 밴드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덧셈으로 해 나가야한다. 그것이 이를테면 합리적인 보수세력을 개혁세력과 결합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정체성의 위기가 온다고 보는데, 내 이야기는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소리다.

세번째의 덧셈은 노 후보는 지지계층이 너무 지나치게 20∼30대에 의존해 있다. 내가 물어보겠는데, 최근의 갤럽-조선일보 조사에서도 그렇고 다른 여론조사에도 그렇고, 50대에서 8%의 지지를 가지고 있는 후보가 어떻게 당선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네티즌을 중심으로 20∼30대에 집중돼있는 세대별 집중도를 넓히기 위한 덧셈의 정치가 필요한데 그것이 안보인다. 그러니까 지역적으로 계층적으로 세대적으로 협애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빠지게 되는거다.

갤럽 여론조사는 급기야는 우리 민주당이 완전 바닥인데도 불구하고 당 지지도인 20%보다도 더 낮은 지지를 노 후보가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호남에서.
그런데 어떻게 이긴다는 것인가.

내가 노 후보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똑같이 했다. '이러시니까 안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정몽준이든 누구든 통합신당의 후보를 끌어놓고 연대를 하고 다른 여러 정치세력과 통일단결하는 통합의 정치를 하십쇼. 덧셈의 정치를 하십쇼. 그래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 그랬더니 반응은?

"그 말은 내가 하기 어렵고…. '뺄셈의 정치' 사례를 들어보겠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개혁적 국민정당과의 통합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오히려 노 후보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협애화시키고 강화시키는 의미가 있다. '덧셈의 통합'은 안하고 '뺄셈의 통합'을 하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지난 보궐선거에서 금천구에 김중권씨를 공천하지 않았는데, 김중권의 공천은 노 후보에게는 필요한 일이었다. 그 사람이 되든 안되든 말이다. 왜냐하면 영남의 지역기반을 일부라도 가지고 있고, 보수층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으며, 또 학연이나 여러가지로 노 후보가 가지지 못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동안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맺은 인맥도 있을 것이고.

그런데 그것을 배제하지 않았는가. 이목희를 세웠다. 그러면서 그것이 '노무현식 정치'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목희 선배가 좋은 선배라고 생각하지만, 대선 전략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노 후보가 김중권을 짤라냄으로해서 자신의 인기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거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의 경선은 나도 좀 무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한동이라는 사람은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는 적어도 상당한 플라스 알파(+α)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경기지방의 기반, 그가 가지고 있는 보수층에서의 안정감, 그리고 관료사회에서의 지지, 그럴 것 아닌가.

그런데 그것을 '다운 그레이드'라는 말로 완전히 박살내서 내쫓아버렸다. 지금까지 전부 짤라내는 일만 했다. 후보가 된지 150일 동안 자기 세력을 강화시키고 지역적 기반을 넓히고 이념적 토대를 넓히고 계층적 지지를 넓힌 예를 하나만 나에게 들어봐라. 그것이 전략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다."

"노무현은 '뺄셈의 정치'를 하고 있다"

- 하지만 지금까지 민주당이 통합의 노력을 기울여 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는가. 못한 것이지 안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통합의 노력은 어디서부터 시작돼야 하냐면 6·13, 8·8 이후 지도부의 총사퇴와 후보의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다. 거기까지만 이야기하겠다."

- 김 의원은 핵심적으로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정 의원과 노 후보가 손을 잡는 것에 대해 원칙이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에 대해 내가 이야기하는 논점은 노 후보를 지지하는 계층과 정 후보를 지지하는 계층이 기본적으로 정치개혁을 원하는 집단이라는 점이다. 20∼30대를 포함해서 탈 지역주의 세력이다. 그리고 탈냉전 세력이다.

정몽준이라는 사람이 재벌 2세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꾸 정몽준과 노무현이 맞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몽준 지지자와 노무현 지지자가 서로 이동하고 있다. 수평이동을 하고 있다.

이것이 왜 가능하냐. 두 집단 자체가 이념적·정서적 동질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자들은 냉전·수구·기득권 세력이다. 그것과 노 후보와 정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세력과는 물과 기름 같은 세력이다. 거기에 전선을 긋고 경쟁을 해야한다. 밑둥을 결합해야 한다는 거다. 하층을 연대해야 한다는 거다."

- 두 후보가 지금까지 지나온 행적은 다르지만, 밑의 지지층을 분석해 보면 상당부분 겹친다?

"그렇지. 그러니까 그 아랫부분을 결합해야 한다는데 명분이 하나 있고, 그 다음에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의 주요목표는 냉전·수구·기득권 세력의 집권을 막는 것이다. 따라서 여타의 세력이 연대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세계사적인 것이다.

과거 YS-DJ 연대보다도 더 절실하고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그때는 지역구도를 가지고 만난 거지만 지금 그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념적 성향이랄까, 개혁적 성향이 같은 집단이다.

셋째로는 그때는 단일화 안해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그러나 지금은 단일화하지 않고는 진다는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회창 후보가 병풍이 이렇게 기세를 올리는 상황에서도 지지율 33%를 얻고 있다. 투표율을 0.75라고 가정했을 때 이미 40%의 유효 득표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어떻게 노-정 두 후보가 나와서 40% 이상의 득표를 얻겠는가. 불가능한 상황에 와있다. 그래서 두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2등 경쟁을 하게 돼있다. 어차피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일화 내지는 두 후보의 연대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문제는 노·정 당사자 아닌가. 현재로서는 본인들이 단일화에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

"물론 처음에는 다 그렇게 이야기하죠. 그러나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안하면 국민이 하게 될 거다, 국민이.

지금 내가 볼 때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호남 대중들이, 호남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대중들이 한쪽으로 세를 몰아서 정리될 수도 있다. 이회창을 막기 위해 한쪽으로 표쏠림을 통해 단일화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지금까지를 보면 정몽준으로의 단일화이지만, 아직 정 의원에 대한 검증이 끝나지 않았고 상당히 많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그런 과정 속에서 노무현으로의 단일화가 좋겠다든지, 아니면 정몽준으로의 단일화가 좋겠다든지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쏠림으로 단일화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상층부는) 그것을 견딜수 없게 될 것이다."

- 그렇다면 단일화를 향한 모색은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가.

"이미 단일화는 시시각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민심이."

- 어느 정도 되면 상층부가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으로 보는가.

"내가 그것까지 알 정도는 아니지만, 10월 말이나 11월 초 정도에는 결정되지 않겠는가."

"상층부가 단일화를 안하면 국민이 하게 될 것"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단일화를 주장하는 의원 등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해야한다고 보는가.

"단일화의 핵심은 노-정이지만 노-정 단일화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필요조건일 뿐이다. 다른 여타 세력이나 인물과 결합해야한다. 그것이 필요충분조건인데, 그것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통합신당을 만드는 거다.

민주당 밖에서 새로운 정치세력들이 정당을 창당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통합신당론의 핵심이다. 아까 이미 많이 해봤는데 안됐다고 했는데, 그것은 민주당 안에서 주도적으로 해서 다른 사람보고 들어오라는 것으로 누가 들어올 수 있겠는가. 민주당 밖에서 이를테면 김원길·박상규 의원 같은 분, 비교적 친노도 반노도 아닌 사람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신당론의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이 안되더라도 후보를 단일화하는 방법이 남아있다. 우리는 이미 DJP연합을 하지 않았는가."

- 통합신당은 스케줄상 늦지 않은가.

"정몽준 신당이 이제 창당과정에 들어가 있지 않은가. 정몽준 신당의 창당과정과 통합신당의 창당과정을 결합하면 된다. 거기에 민주당과 노 후보가 들어오면 되는 것이다."

- 지금 창당작업을 하는 정 의원은 그런 프로그램이 형성되면 합류를 할 것으로 보는가.

"나는 합류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양쪽 다. 왜냐? 많은 분석을 해봤다. 정몽준의 입장에서, 노무현의 입장에서. 시뮬레이션도 해봤다. 차선책이 무엇이 있겠는가.

정 의원은, 만약 이런 통합신당 논의에 같이 들어오지 않으면, 대안의 정치세력을 가지지 못해서 12월 달 가면 3등이야, 내가 단언하건데. 무슨 이야기인줄 알겠는가. 지금 2등으로 가더라도 단기필마가 돼서. 물론 거기에 붙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몇몇 있겠지만 그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러면 '정몽준은 좋지만 여기다 표를 찍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2월 달에 가면 3등이다."

단일화를 향한 두가지 길, "정몽준은 함께 안하면 단언컨데 3등이다"

- 그러면 경선은 어떤 방식으로 한단 말인가.

"공정하게 하면 되는거지, 뭐 복잡할 게 뭐가 있는가. 세세한 부분은 여기서 논할 필요가 없고, 그것은 창당 준비과정에서 누구도 승복할 수 있는 룰을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 꼭 국민경선이 아니더라도?

"100% 국민경선도 할 수 있다. 왜냐면 당원이 개입하지 않은 여론조사 모집단을 상대로 한 100% 국민경선 선거인단을 만들어서 TV토론을 하고 여론을 반영하면 되는 것 아닌가. 방식이 없어서 못하는 것은 아니다."

- 한달 내로 첫 단계(통합신당 창당) 또는 두번째 단계(후보 단일화)까지 다 정리될 수 있겠는가.

"그렇다. 지금 당장이라도 노 후보가 '내가 11월 달에 가서도 여론조사에서 이렇게 뒤지고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후보를 사퇴할 용의가 있다' 그렇게 말하면 후보 단일화가 되는 것 아닌가.

또 정 의원이 '내가 현재 지지율이 조금 높지만 검증과정을 통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낙선할 상황이 분명해지면 노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 이런 약속을 하는 순간 단일화는 다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그렇게 간단한 일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니다. 한시간만 생각해보면 아는 일이다.

그러나 이 전제는 뭐냐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자세히 봐라. 지금 몇 달사이 여론조사의 모든 트랜드가 똑같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지고, 단일화하면 이기거나 거의 각축이고. 국민들은 단일화하라는 것이고, 단일화하면 찍어주겠다는 것이고. 또 두 사람의 지지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동을 하고 있고…."

- 그런데 단일 후보로 나가도 지금 여론조사는 정 의원은 이기는 것으로 나오고 노 후보는 약간 뒤지는 것으로 나오는데, 노 후보로 단일화해도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물론 있다. 지금 현재는 정 의원이 더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조건에 있지만, 한달 동안의 TV토론과 시간이 남아있다. 정 의원은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후보다. 우리는 지켜보면 된다. 우리는 정몽준이냐 노무현이냐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아니면 정몽준 노무현보다 더 인기가 좋거나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후보가 나타난다면 그런 후보까지 포함해서 이회창 후보를 이기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진영을 짜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강조하는 것은 대선 후보의 연대문제는 서로 윈-윈(win-win)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몽준-노무현은 윈-윈 해야 한다. 한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한사람은 현 헌법 하에서 책임총리를 해야한다. 둘이 선거전에 같이 묶여서 다녀야한다.

그래서 두 후보가 화합하고 단결하는 후보, 지역주의에 맞서는 후보,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후보, 국민통합을 원하는 후보, 권력을 분점하는 후보, 세대를 교체해서 21세기를 준비하는 후보, 그러면 그 시너지는 이미 한나라당과 선거를 해보기 전에 끝난다.

나도 장관도 해본 사람이고 국회의원도 해본 사람이다. 내가 대선후보가 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왜 이 예민한 외줄타기 곡예를 하는가. 나도 노 후보 선대본에 가서 본부장이나 하나 맡고 '노무현! 노무현!' 하고 다니고 노사모에게 박수 받고,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나 만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라. 오늘 내가 이야기한 중에 단 한가지라도 뭐가 허술한 구석이 있는가. 내가 보기에는 명약관화하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나도 노사모에게 박수받고 싶다, 하지만…"

- 김 의원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의원이 당내에 약 몇%나 되는가.

"현재의 상황으로 (대선에서)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가 보기에 90%라고 보고… 아냐 99%일지도 몰라.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더라도 노무현 후보를 밀고 가야되겠다는 생각, '지더라도'가 내가 볼 때 20%에서 30%가 있지 않나 싶다.

그러면 나머지 60%∼70%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중에는 나처럼 노 후보를 배제해서는 안되고 노 후보를 존중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노 후보는 지금 이 나라에서 대통령을 만들거나, 자신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리고 노 후보는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고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요한 사람이다.

나는 두 후보를 통합신당으로 모을 수 있거나, 모으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탈당을 감수할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정말 탈당하기 싫다. 하지만 그런 조건과 상황이 오면 나는 탈당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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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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