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후보와 정몽준 의원이 연대해 노 후보가 통합신당의 후보로 나설 경우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중앙일보> 자체여론조사팀, <동아>-KRC 조사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노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SBS-TNS, <문화일보>-YTN-TNS 조사에서는 노 후보가 오히려 이 후보를 앞서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와 <문화>·YTN 공동조사는 지금까지와 다른 결과다.
<한국>과 <동아>, <중앙>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노 후보(통합신당)를 각각 10.4%, 10.2%, 13.5% 차이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BS 조사에서는 노 후보(통합신당) 42.5%, 이 후보 39.4%로 노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안이지만 3.1%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화>-YTN 조사에서는 이 후보 41.0%, 노 후보(통합신당) 39.5%로 1.5% 차이의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3일 조사를 실시했으며, <중앙>과 <동아>는 24일, SBS와 <문화>-YTN은 23∼24일 이틀간에 걸쳐 조사했다.
조사결과의 차이, 왜?
SBS 조사와 <문화>-YTN 조사는 모두 같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TNS에 의뢰해 조사를 실시했으므로 결국 TNS의 조사에서 노 후보의 지지도가 상승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TNS 이상일 과장은 질문 문항의 차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된 문항을 보면 '이회창(한나라당)-노무현(통합신당) 대결구도'의 질문은 각각 다음과 같다.
- 만약 연말 대통령 선거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민주당과 제3신당이 연합한 통합신당 노무현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출마한다면, ○○님께서는 이중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 (<중앙일보> 자체 여론조사)
- 민주당이 신당을 창당하고, 정몽준 의원과 통합하는 경우를 가정해 여쭙겠습니다. 만약 한나라당 후보로 이회창씨, 통합신당 후보로 노무현씨, 민노당 후보로 권영길씨가 나온다면 ○○님은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 (<동아일보>-KRC 여론조사)
- 만약 노무현-정몽준-이한동씨가 연대해 노무현씨가 통합신당 후보가 되고, 한나라당 이회창, 통합신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세 후보만 대선에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 (SBS-TNS 여론조사)
- 노무현-정몽준씨가 연대해 노무현씨가 통합신당 후보가 되고, 한나라당 이회창, 통합신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세 후보만 대선에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 (<문화일보>-YTN-TNS 여론조사)
-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는 질문문항 공개 안됨.
이 과장은 "문항의 질문을 보면 우리 조사에서만 노무현과 정몽준의 이름을 특정 짝짓기로 설명하고 있고 다른 조사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것이 조사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크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주시하는 분위기다. 노 후보측에서는 "지지도가 회복되는 조짐"이라며 반기고 있고, 반면 정 의원과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노 후보와 정 의원이 나란히 서는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큰 변화 없는 추석 직후 여론조사
그외 추석 직후 실시된 다섯 번의 여론조사는 모두 추석 전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회창-노무현-정몽준-권영길-이한동 다자구도에서 이 후보가 앞섰으나 정 의원과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였으며, 이회창-정몽준(통합신당) 구도일 경우 정 의원이 이 후보를 따돌렸다.
각각의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한국·SBS·문화-YTN), 1036명(중앙), 1573명(동아)를 상대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3.1%(한국·SBS·문화-YTN), ±3.0%(중앙), ±2.5%(동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