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미군을 법정에 세워라" / 김용남 기자 |
10월 1일 낮 12시 30분쯤 미 대사관 안에서 "살인미군 처벌하고 여중생의 한을 풀자"는 구호가 울렸다. 대사관 본관 앞에서는 부시 공개사과와 재판권 이양, 한미소파 개정 등을 요구하는 유인물이 뿌려졌다.
이날 미 대사관에 진입한 것은 한총련 소속 대학생 10여명. 이들은 비자발급을 위해 방문하는 형식으로 대사관에 들어간 뒤 기습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대부분 검은색 정장을 입은 학생들은 대사관 본관 앞 마당에서 구호를 외쳤다. 본관 현관 위 난간에서는 낚싯대를 이용해 성조기에 불을 붙이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했다.
전경 100여명이 곧 투입돼 시위 저지에 나섰다. 현관 위 난간에 올라간 학생을 진압하기 위해서 사다리도 동원됐다. 학생과 전경의 몸싸움은 약 10여분간 계속됐다. 학생들은 전경에게 진압되면서도 격렬하게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은 낮 12시 50분경 모두 전경버스로 연행되었다.
한편 이 날 진압과정에서는 경찰과 기자 사이에도 과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기자들은 "목을 조르고 밀치는 등 경찰이 취재를 과잉 저지했다"고 항의했고 경찰은 "우리는 업무중이다. 뭔데 공무를 방해하냐"고 맞섰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도 반미 시위가 전개됐다. 국회 셔틀버스를 타고 본관에 도착한 서총련 소속 학생 3명은 플래카드를 들고 국회 앞에서 "주한미군 철수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한 "미 장갑차 여중생 압사 사건 해결에 국회가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뿌렸다.
그러나 이들의 시위는 3분만에 진압됐다. 서둘러 나타난 국회 직원과 전경들이 플래카드를 걷어내고 땅에 뿌려진 성명서를 모두 수거했다. 대학생들은 모두 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