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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있었던 서울대에 대한 국정감사를 전후해 국회 교육위 위원들이 발표한 자료들은 서울대의 국립대로서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다시금 심각한 회의를 느끼게 만들었다. 공표된 통계자료들은 장애인, 지방대생, 여성교원에 대해 서울대 당국이 편견에 차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대, '차별'이 교훈(校訓)인가?
특히 지성의 전당으로 한국 사회의 미래 표준을 선도해야 할 국립대학이 아직도 학생선발과 채용시스템에 있어서 편견과 동종교배의 관행에 빠져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서울대는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장애인 채용에도 매우 인색하게 굴어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예 없는 것 아니냐는 핀잔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방대 출신엔 '좁은 문'
서울대는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하며 최근 대학원의 정원을 크게 늘렸지만 지방대학 출신에 대해서는 문호를 굳게 닫고 있다. 또 최근까지 박사과정 특차전형에서는 서울대 출신만을 선발, 비서울대 출신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서울대는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하며 최근 대학원의 정원을 크게 늘렸지만 지방대학 출신에 대해서는 문호를 굳게 닫고 있다. 또 최근까지 박사과정 특차전형에서는 서울대 출신만을 선발, 비서울대 출신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98년 이후 일반전형으로 선발한 서울대 대학원 석사과정 신입생의 경우 1만1726명 중 서울대 출신(6600여명)과 서울소재 대학출신(3300여명)은 전체의 85%에 달했다. 그러나 지방국립대 출신은 9.7%, 지방사립대 출신 3.1%에 그쳤다.
박사과정의 경우 같은 기간 일반전형으로 선발한 전체 신입생 중 본교출신은 83%, 서울소재 대학출신은 7.5%인데 반해 지방대 출신은 고작 6.1%에 불과해 더욱 심각한 편중현상을 보였다.
특히 특차전형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38명의 비서울대 출신을 뽑았을 뿐 작년까지 서울대 출신 이외의 신입생은 단 한 명도 뽑지 않아, 설사 본교 출신의 실력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핀잔이 빈번하다.
장애인 고용 3년간 전무
국감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3년간 교수, 교직원 신규채용시 장애인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지난 200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신규채용한 교수 125명 등 교직원과 조교 803명 중 장애인은 한 명도 없다. 이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상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신규직원 채용시 2% 이상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여성교수 비율 100명에 7명에 불과
서울대에는 현재 1774명의 교수가 재직중이다. 이 중 여성교수는 7.6%인 114명에 불과하다. 특히 법과대학, 경영대학, 수의과대학에는 여교수가 전무하며 257명, 101명의 교수가 있는 공과대학과 농업생명과학대의 경우에도 각각 한 명의 여교수만이 있을 뿐이다.
이는 다른 국공립대학에 비해 중간 정도의 수준이나 사립대학 여성교수 평균비율인 14.2%에도 한참 못 미친다. 또 2001년 4년제 대학의 여학생 비율이 36%에 달하는 것과 비교할 때, 상향조정을 위한 여성할당제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운찬 신임총장은 지난해 서울대 여교수회가 여성교수 채용할당제를 실시해 5년 내 여교수비율이 10%에 도달하도록 요구한 데 대해 "더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적이 있다.
정운찬 서울대 신임총장의 서울대 개혁의지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많음에도 아직은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서울대의 환골탈태가 내부의 개혁의지로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우선 서울대는 학내의 채용과 학생 선발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대학운영상에 차별적 관행과 관성이 없었는지 냉철하게 돌아보고, 있었다면 시정해야 한다.
경쟁력없는 국립대학에 혈세를 쏟아붓는 것을 국민들은 더 이상 납득하지 못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대학신문(www.unn.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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