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육은 초등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가장 값싸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10월15일 서울 옥수초등학교(http://www.oksu.es.kr)에서 통일교육 현장을 참관하면서 얻은 기자의 결론이다. 교육부의 보다 적극적 자세가 요망된다고 생각되었다.
기자는 10월7일 서울옥수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한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앙케트 조사를 하겠으니 만나자고 했다. 면담은 민족화합운동연합<민화련> 종로 5가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6학년3반 어린이 남녀 6명이 왔고 비디오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왔다. 수업의 일환이며 선생님의 지도로 앙케트 조사를 해야한다고 했다. 10월 15일에 학부모님들과 교육청 관계관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발표회를 하니 참관해달라고도 했다.
10월15일 서울 옥수초교에 가서보고 이것이야말로 산 통일교육의 살아있는 현장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작년 말에 서울시 교육청이 관내 여러 초등학교 중 희망하는 학교에게 통일교육 시범학교 계획서를 제출 받아 심사한 결과 경쟁을 물리치고 옥수초교가 2년간 통일교육 시범학교로 지정 받아 6백만원의 지원비를 받았다. 서울시내에 단 한 곳만이 지정되었는데 이번에 그 1차년도 중간평가를 하는 것이었다. 이 시범학교 지정 프로그램은 1996년부터 시작되었고, 그 간 서울안산, 경기송정, 경기하남, 인제원통, 서울신정 등 초등학교에서 시범 실시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옥수초등학교에는 통일자료관이 갖추어져 있었고, 복도와 교실에도 통일에 관련된 어린이들의 그림과 기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학교의 과거 1년간의 통일교육 중간보고서를 보면 통일에 관한 의식조사가 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몇 차례 실시되었다. 또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도 몇 차례 가졌다. 특히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가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에 그치지 않고 가정과 학교의 연결고리를 통해 교육효과가 가정에까지 파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동안 통일교육은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교육이 주를 이루어 왔다. 물론 이런 직접적인 방식도 효과가 컸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절대적 다수의 가정에 어린이들이 있고 학부형회를 통해 학교와 연결되어 있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은 직접 간접으로 가정에 전파된다. 다라서 어린이들에 대한 통일교육에 좀 더 힘을 기울이면 자연히 성인들에 대한 통일교육의 효과를 얻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6.15공동선언으로 가닥을 잡은 한반도의 평화를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확고하게 지켜내는 일이다. 남북의 통일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아직은 완전한 통일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6.15공동선언에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남북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국가연합의 합일점을 찾아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는 가운데 점차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이 우리의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장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에게 그런 의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고 그 것이 가정으로 전파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통일교육 시범학교제도를 통해 얻어진 경험이 1996년부터 6년간이나 축적되어왔음에도 지금까지 서울시 안에 시범학교가 1개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고식적인 교육행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가 없다. 교육부가 그 동안 통일교육에 너무 무성의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을 요하는 대목이다.
덧붙이는 글 | (주종환 기자는 동국대 명예교수, 민족화합운동연합 및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이사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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