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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 홈페이지
이회창 후보 홈페이지
이회창 후보 홈페이지(www.leehc.com)의 핵심 전략은 이 후보의 '알려지지 않은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최연희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은 "이 후보가 원래의 모습과는 달리 딱딱한 모습으로 알려져 젊은 층과 여성들에게 지지율이 낮다"며 "본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핵심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전령사가 바로 이회창 후보 홈페이지에 개설된 'e-회창 TV'다. 이 후보는 'e-회창 TV' 개국식에서 "우리 당은 정보화 지속사업에 스스로 앞장서서 뛸 것이며, 사이버 공간을 통해 당과 나의 생각을 직접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국식에서 이 후보는 당과 후보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들로부터 공모한 ID 'FriendLee'를 헌정받았다.

'e-회창 TV'는 네티즌들에게 △안녕하십니까, 이회창입니다 △이회창 뉴스 △시사 인터뷰 △이회창 VOD △이회창에게 바란다 등의 메뉴를 제공한다. 젊은 층 공략을 위한 플래시와 애니메이션 활용은 기본이다.

특히 이회창 후보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소회나 숨겨진 모습, 가정생활을 동영상으로 제작한 '안녕하십니까…' 코너를 주1회 단위로 제작해 후보의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불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서울 옥인동 자택에서 이 동영상을 녹화하면서 NG 때문에 무려 세 시간이 걸렸지만 좀체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후보 홈페이지에는 최근 확정한 '나라다운 나라 이회창과 함께 만들어요'라는 메인 슬로건이 걸려 있다. 주요 메뉴는 △이회창입니다 △이회창의 약속 △이회창 소식 △아내 한인옥 △네티즌 참여마당 등이다.

'이회창 소식'은 이 후보와 관련된 뉴스와 기사, 연설문 등이 소개되어 있다. 반면 왼쪽 편에 마련된 'Today Focus'에서는 주요 정치뉴스를 기존 언론의 시각이 아닌 이회창 후보측 시각으로 재구성·편집해서 실시간으로 올린다. 또 '네티즌 참여마당'에는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이회창 후보에게 우호적이거나 현 정권과 상대방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중심으로 선정해서 게재하고 있다.

'이회창의 약속'에는 이 후보의 국가경영 6대 과제와 함께 최근 벌여온 정책·민생투어를 소개하고 있다. '아내 한인옥'에서는 아들 병역면제 은폐의혹을 받고 있는 한인옥씨가 자녀들을 키우면서, 그리고 성장한 자녀를 품안에서 떠나보내며 갖게 된 소회를 수필처럼 올린 글이 눈에 띈다.

게시판 운영자는 선거법을 근거로 이 후보에 대한 비방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삭제조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봉순이언니'라는 ID의 한 네티즌은 "정작 (게시판에) 전라도 비방과 욕설이 난무해도 그대로 있다"며 항의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나라당 사이버위원회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해킹, 바이러스 유포, 스팸 메일 발송 등 홈페이지를 마비시키는 '사이버 테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당 홈페이지는 이미 기존의 윈도체제에서 해킹에 더 잘 견디는 리눅스 운영 시스템으로 전환했고, 후보 홈페이지 역시 방어벽을 구축해 혹시 있을지 모를 대선 막판의 돌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 최경준 기자 235jun@ohmynews.com


노무현 후보 : '온라인 정치'의 새장을 열다...노무현을 세 번 살린 인터넷

노무현 후보 홈페이지
노무현 후보 홈페이지
인터넷은 노무현 후보를 최소한 세 번 살렸다. 첫 번째는 4·13 총선 직후다. 당시 '정치적 사지(死地)'라는 부산에 승부수를 던졌다가 지역감정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배한 노 후보는 예전 같으면 정치생명이 그대로 끝나야 했다. 하지만 그의 홈페이지에 낙선을 안타까워하는 수많은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는 '바보 노무현'이라는 애칭으로 다시 살아나는 이변이 벌어졌다.

두 번째는 올해 초 국민경선이다. 노 후보는 이인제 의원이라는 강력한 상대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이 의원 뒤에는 동교동계를 비롯한 수많은 의원들이 포진해 음으로 양으로 밀고 있던 반면, 노 후보의 뒤에는 천정배 의원 한 명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던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 '노사모'가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오는 신선한 사건이 벌어졌다. 인터넷 마인드로 무장되어있는 이들은 빠르고 적극적이고 헌신적이었다. 결국 '노풍(盧風)'이 불었고 노무현은 이인제를 꺾었다.

세 번째는 바로 지금이다. 정신없이 벼랑으로 몰리던 노 후보에게 김민석 전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인터넷 후원금이 몰려들고 있다. 10월 말 현재 13억을 넘어선 개미군단의 후원금은 일찍이 한국정치가 경험하지 못한 '중대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노 후보는 벼랑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제2의 노풍을 모색하고 있다.

노 후보는 한국정치사에 처음으로 인터넷과 정치의 접목에 성공한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대통령 후보 노무현'을 있게 한 결정적인 힘은 바로 인터넷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①심정적 지지→②행동적 지지→③금전적 지지를 모두 끌어냈고, 그 과정은 채 3년이 걸리지 않았다.

현재 노 후보는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www.knowhow.or.kr)와 민주당 홈페이지(www.minjoo.or.kr), 그리고 지난 10월 22일 개국한 TVRoh.com(www.tvroh.com), 이렇게 세 개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9월 30일 선대위 출범식을 계기로 개인 홈페이지와 당 홈페이지가 합쳐졌기 때문에 내용적으로는 두 개인 셈이다. 하지만 노 후보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비공식적 홈페이지까지 따지자면 노사모 홈페이지(www.nosamo.org)를 비롯해 수십개에 이른다.

공식 홈페이지(당 홈페이지)와 TVRoh.com의 가장 큰 차이점은 '참여'와 '방송'이다. 공식 홈페이지는 주로 커뮤니티와 후원, 베스트뷰, 네티즌칼럼 등 네티즌의 참여를 유도하게끔 메뉴가 구성돼 있고, TVRoh.com은 말 그대로 노 후보와 관련된 인터넷 방송국이다.

노 후보가 인터넷에 쏟는 관심과 정성은 선대위에 독립적인 인터넷선거특별본부를 설치할 만큼 대단하다. 실무자도 기존 6∼7명에서 공식 발령만 25명으로 강화했다. 노 후보는 10월 24일 여의도의 한 호프집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터넷을 매개로 한 일련의 이변을 "유쾌한 정치반란"이라고 표현했다.

대선을 40여일 남겨둔 요즘, 정치권은 노 후보의 홈페이지에서 또 무슨 '반란'이 일어날지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다. / 이병한 기자 han@ohmynews.com


정몽준 후보 : 푸른색 주로 사용...'글로벌 리더' '젊은 지도자' 부각

정몽준 후보 홈페이지
정몽준 후보 홈페이지
국민통합, 초당정치, 21세기 대안. 정몽준 의원의 홈페이지(www.mjchung.com)에 결려 있는 슬로건들이다. 여기에 국제화된 지도자라는 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영 글로벌 리더'(Young Global Leader)라는 이미지 슬로건이 따라다닌다. 홈페이지 디자인 역시 '젊은 지도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푸른색 계통의 색을 많이 사용했다.

정 의원 쪽은 대선출마를 앞두고 홈페이지의 디자인과 컨텐츠 등을 두 차례 정도 수정했다. 수정하기 전 홈페이지는 고급스럽긴 했지만 네티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성이 아니었다. 그래서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디자인과 컨텐츠를 손질해 현재의 홈페이지가 탄생한 것이다.

새 홈페이지는 인터넷매체에 들어가 기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글로벌 리더'를 강조하는 대선후보라는 점을 감안해 영문으로 번역된 보도자료도 올려놓고 있다.

정 의원의 홈페이지는 크게 △후보 정몽준 △뉴스룸 △MJ미디어 △네티즌광장 등 네 가지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추가메뉴로 후원회와 이메일클럽, 자원봉사, 당원가입 등이 설정되어 있다.

'후보 정몽준'은 정 의원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곳으로 정 의원의 프로필과 주요일정, 에세이, 의정활동 등이 들어 있다. 여기에는 부인 김영명씨의 이야기도 코너의 하나로 마련되어 있다. 또한 '내가 본 MJ' 코너에는 탤런트 박상원씨, 연극인 손숙씨, 방송인 고영수·박경림씨, 축구선수 홍명보씨 등이 직접 쓴 글도 올라와 있다. 최근 이 코너에 참여한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 학생시절의 정 의원을 이렇게 평했다.

"그는 결코 재기발랄한 형은 아니었다. 능력이 있으면서도 어눌하고 털털하고 구수한 맛이 나고 믿음직스런 과묵형, 성실형이었다. 그리고 재벌의 아들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교수, 학생들이 느낄 수 없을 만큼 질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했다. 또 교수들에게는 예의바르고 공손한 행동을 했다."

'뉴스룸'은 MJ포커스, MJ뉴스, 보도자료, 여론조사, 연설문, 추천칼럼, 인터뷰 등의 컨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MJ포커스'는 정 의원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기사형식으로 올려놓은 곳이다. 신문으로 치자면 1면 머릿기사들이다. 하지만 정 의원 관련기사들을 찾으려면 오히려 공식 팬클럽 사이트인 '몽준러브'(www.mjlove.pe.kr)에 들어가는 게 좋다.

'MJ미디어'는 또한 옛날 학창시절부터 최근 대선후보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들까지 정리해놓고 있어 자료사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네티즌광장'은 정 의원의 지지자들과 일반 네티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여기에는 '시대공감'이란 코너가 있는데 일반사병으로 정 의원과 군복무를 함께 했던 송환기씨의 '병영일기'가 눈길을 끈다.

정 의원 쪽은 이미 신당의 당명과 로고 등을 인터넷을 통해 공모한 바 있다. 그리고 현재는 국민통합21(준) 조직책과 당원, 자원봉사자도 인터넷으로 모집하고 있다. 1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사이버팀은 '정몽준=젊은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구영식 기자 ysku@ohmynews.com


권영길 후보 : 채팅 등 다양한 모색...새 홈페이지 개봉박두

권영길 후보의 새롭게 바뀐 홈페이지
권영길 후보의 새롭게 바뀐 홈페이지
민주노동당은 12월 대선에서 인터넷을 중요한 선거운동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권영길 후보 홈페이지(www.ghil.net)는 선거운동을 위한 중요한 매개체다. 네티즌은 홈페이지를 열면 가장 먼저 '세상을 바꾸는 길, 권영길이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와 만나게 된다.

권영길 후보는 10월 4일 생중계한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끝내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이런 형식의 토론회는 저도 처음이라 좀 생소했지만 매우 새로운 형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인터넷 시대에 맞게 후보와 유권자가 인터넷을 통해 직접 만나는 방식의 후보 검증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후보인 제가 당원여러분 또는 유권자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10월 24일 네티즌과 권 후보는 처음으로 채팅을 시작했다.

권영길 후보 홈페이지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단조롭다. 새소식, 알림란, 권영길 따라잡기 등 몇 가지 메뉴가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정보량에서나 다양성 면에서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 업데이트도 늦어 후보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감지하기 힘들다. 생동감이 떨어지고 정체돼 있는 느낌도 든다. 동영상 서비스를 비롯해 제목만 있고 컨텐츠가 채워져 있지 않은 메뉴들도 상당수다. 그러다 보니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방문자 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후보 홈페이지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비서실에서 관리하던 홈페이지를 정보통신위원회가 전문적으로 맡아서 운영하게 됐다. 전담자를 두고 확실하게 관리하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새롭게 단장될 권영길 후보 홈페이지의 기본 컨셉은 '진보'. 권영길과 진보를 일치시키기 위해 홈페이지를 간단명료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쌍방향성과 멀티미디어 기능도 강화했다. 동영상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권영길 후보의 이미지를 좀 더 친근하게 만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다른 후보들의 홈페이지가 생동감이 떨어지고,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점에 착안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권영길 후보 홈페이지에는 선거 공간의 역동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메뉴를 개발중이다.

윤원석 민노당 중앙선대위 사이버팀장은 "새롭게 개편되는 홈페이지는 후보를 알리는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슈를 발굴해 내고 이를 전파시킬 수 있는 매체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꾸몄다"면서 "홈페이지가 '권영길 써포터즈'를 양산하는 생산공장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생겨나는 팬 사이트와 권영길 홈페이지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도 고민거리다. 민노당은 우선 당원들에 의해 운영되는 노동자 대통령 카페(www.youngroad.org) 등의 팬 사이트가 계속해서 확산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민노당의 인터넷선거운동은 10월 마지막 주에 새롭게 선보일 권영길 홈페이지를 기점으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박수원 기자won@ohmynews.com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오마이뉴스> 제 27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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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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