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1월 1일 MBC <미디어비평>과의 인터뷰에서 "신문은 특별히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는 만큼 공정거래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자전거 일보' '비데일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신문시장에 대해 "신문 값을 1년 모아도 자전거 한 대 값이 안되는데 (일부 거대 신문사가) 어떻게 수지를 맞추는지 궁금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노 후보는 '공정위가 지금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또한 노 후보는 "몇개의 거대 언론이 특정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원하고 줄서기를 하는게 아닌가 싶을 만큼 공정하지 못하다"며 일부 거대 신문을 비판했다.
노 후보는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불가 입장에 대해 "대통령이건 누구이건 부당한 구조와 협력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악의적이고 공정하지 않은 신문에 협력해서 상품성을 높여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부당한 구조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해 입장변화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노 후보는 "언론환경과 언론 자체가 변해야 한다"면서 "이제 인터넷 시대로 가고 있다,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 매체의 시대다, 인터넷 매체도 법적 근거를 마련해서 일반 공중매체와 같이 활발히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일부 언론이 개혁하지 않고 지금처럼 불공정하고 사유물로 횡포를 부리는 활동을 계속하면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개혁을 놓고 사회적으로 큰 싸움이 나지 않도록 언론 스스로 잘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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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현재 언론의 대선 보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 개의 거대 언론이 특정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원하고 줄서기를 하는게 아닌가 싶을 만큼 공정하지 못하다."
- 특정 신문에 대한 생각에는 변화가 없는가.
"그렇다. 나로서는 심각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 예를 들면 마치 '언론을 국유화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하고, 나를 반미주의자로 규정하고, 서울대 폐지를 주장한 것처럼 전체 문맥을 왜곡하고… 그래서 내가 대단히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됐다."
- 특정 신문과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는 것 변함이 없는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각을 세우고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을 마땅치 않게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신문이) 너무 악의적이고 공정하지 않다. 그런 신문에 협력해서 상품성을 높여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부당한 구조와 협력하는 것이다. 대통령이건 누구건 부당한 구조와 협력하지 않아야 한다."
- 앞으로 어떻게 하겠나.
"그 언론이 변해야 한다. 언론환경과 언론 자체가 변해야 한다."
- 선관위에서 미디어 선거를 하도록 법개정 의견을 내놓았는데 정착되지 않고 있다.
"TV토론이 아주 중요하다. 신문도 중요한 매체이지만 기사를 쓰는 사람에 의해 취사선택되고 왜곡 가공된 정보를 전달한다. 국민이 직접적으로 정보를 접하는 것은 TV토론이다. TV토론에 응하지 않고 회피하는 것은 검증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무총리는 검증하고 대통령후보는 검증 받지 않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 TV합동토론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TV토론은 상호 토론을 해야 한다. 상호간에 모든 것을 검증해야 한다. 개별토론에서도 검증이 가능하겠지만 요즘 개별토론에 대해서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질문이 공정하지 않고 철저한 검증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요즘 신문시장에 문제가 많다. 큰 신문들이 자전거, TV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자전거 일보' '비데일보'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참 신기한 것이 신문 값을 일년 모아도 자전거 한 대 값이 안되는데, 어떻게 수지를 맞추는지 궁금하다. 신문사도 기업인만큼 공정거래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신문은 특별히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는 만큼 공정거래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신문이 힘이 세니까 정부도 어떻게 하지 못하고 국회도 힘을 쓰지 못한다. 있는 법이라도 제대로 적용해야 한다. 공정거래법대로 적용해야 한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금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본다."
- 신문의 다양성 보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나라 신문시장의 독과점은 다 알다시피 심각하다. 게다가 이 신문들의 논조가 비슷하여 우리 사회 사고방식이 획일화될 뿐 아니라, 아주 위험한 것은 획일화된 논조가 기자가 아니라 사주에 의해서 나온다는 것이다. 사주의 통제가 더 심각한 문제이다. 유럽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규제하는 나라가 많다고 한다. 이의 해소를 위해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 개인이나 일가족이 방송과 신문의 소유를 가진 경우 있다.
"외국이나 선진국에서도 개인 소유 언론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심각하게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이유는 소유와 편집이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공공성을 중시하는 언론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을 뿐 아니라 소유와 편집권이 분리되지 않고 있다. 사주가 마음대로 간섭하는 체제가 문제이다. 편집권이 독립되도록 시정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기자들 스스로 독립하고 경영과 편집권을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 언론개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언론개혁은 언론 스스로 해야한다고 다른 대선 후보들이 얘기한다. 바람직한 것은 언론 스스로 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게 되지 않을 경우 외부적 규제의 목소리로 옮겨지기 마련이다.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외부적 목소리가 커지게 돼 있다."
- 정기간행물법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도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 소신을 가지고 해야 한다. 평소 신념과는 달리 언론문제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 편집권을 침해하는 세력이 어떤 세력이라고 보는가.
"옛날에는 권력이 제일 심각했다. 그러나 87년 6월 이후 한 언론사 편집국장이 '자본의 간섭과 지배로부터 독립'을 얘기하면서 사퇴했다. 광고주는 그 다음일 것이다. 광고주마다 생각과 이해가 달라 간섭을 해도 한 방향으로 획일적으로 될 수가 없다. 획일적이고 구체적인 부분에까지 사주의 간섭이 이뤄지고 있다."
- 대통령이 되면 언론사 세무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원칙대로 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엄청난 특혜이다.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거꾸로 말해서 의심이 있다고 해서 회피하면 결과가 어떻게 되겠는가. 행위가 적법하지만 동기의 순수성에 의심이 있다고 해서 하지 않으면, 언론사는 무슨 일을 해도 조사하지 않고,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 조사받지 않고… 그러는 것이야말로 특권이다. 특권과 치외법권은 안된다."
- 앞으로 언론환경을 어떻게 보는가.
"당분간 정치하는 사람이 일부 언론으로부터 탄압받는 시대가 계속될 것이다."
- KBS2나 MBC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은 민영화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성과 공정성이다. MBC나 KBS2가 공공성, 공정성이 떨어진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는다면 서두를 일이 아니다. 민영화보다 민영방송의 공공성을 위한 장치, 시민사회적 장치가 먼저 되고 나서 생각해야 한다."
- 정치권력과 언론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
"각기 정도로 가야 한다. 서로 덕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덕보려는 것은 부정한 것이다. 서로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권력과 언론이 스스로 할 일을 해야지 굴종해서는 안된다. 정치인도 불리한 기사가 두려워서 해야 할 일을 회피하고 언론사 세무조사가 잘못 됐다고 비판하거나 자율적이고 공정한 언론이 될 상황이 아님에도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눈치보기다. 눈치보기나 덕볼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 인터넷 매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도가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아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제 인터넷 시대로 가고 있다.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 매체의 시대이다. 인터넷 매체도 법적 근거를 마련해서 일반 공중매체와 같이 활발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언론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도로 가야 한다. 언론이 스스로 개혁해 주길 바란다. 일부 언론이 개혁하지 않고 지금처럼 불공정하고 사유물로 횡포를 부리는 활동을 계속하면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언론개혁을 놓고 사회적으로 큰 싸움이 나지 않도록 언론 스스로 잘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