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합치면 장땡이다. 민이 단합하여 그 권리를 실현하고자 할 때 지역, 계층 등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고 하나의 흐름으로 나아간다면 그 권리를 제약하는 요소나 세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합치면 장땡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나 합치면 장땡인가? 합쳐서 망한 사례를 들어보자. 우선 89년의 3당 합당이 있다. 88년 국회의원선거를 통해서 여소야대가 되자 이를 뒤집기 위해 민정당과 공화당, 통일민주당이 합당하여 민주자유당을 창당하였다. 그 결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 각종 개혁 조치들과 입법은 없었던 일로 되돌아가고 노태우 정권의 부정부패가 극에 달하게 되었으며 집권세력은 민의 권리 실현을 하려는 노력에 대하여 “공안정치”로 맞서며 민의 권리를 유린하였다.
더욱이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왔던 김영삼씨의 국민배신행위가 한국민에게 안겨준 참담함은 무슨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집권해서 벌인 각종 인권유린 행위들과 “개악”을 “배신정치”의 표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지난 97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 현 대통령은 김종필 총재와 권력분점을 근거로 후보 단일화 협상을 이루었다. 그리고 수평적 정권교체에 성공하였다.
여기까지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 뒤 과정은 오늘날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가 입만 열면 비판하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불안과 혼선을 안겨주었다. 과거 인권유린세력이 국회의원까지 해먹으며 활개치는 것도 방치하였고, 권력자들의 부패가 하도 심하다 보니 낡디 낡은 구 세력이 정권교체를 해서 부패청산을 하겠다는 희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성공적인 단일화라고 할지는 역사의 심판에 맡겨야 할까?
일부 사람들은 DJP 연대에 대하여 지극히 비판적인 입장을 개진하였다. 그 요지는 간단하였다. 시대의 흐름이 국민을 기만하고 등진 사람들을 심판하는 것인데 국민을 세 번씩이나 우롱한 사람과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겠는가라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국민들에게 과거의 국민 배신행위를 사죄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 결과는 JP뿐만 아니라 DJ까지 “국민배신”정치를 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오늘날 노-정 연대의 단일화 흐름에 대하여 딴지를 거는 것은 자칫 잔칫집에 초를 치거나 반창 연대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비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본 기자는 감수하면서도 상식과 양심이 유린 되는 일에 대해서는 발언하는 것이 마땅히 옳다고 여겨진다.
우선 본 기자는 노정연대의 유일한 내용이 되고 있는 반창 연대가 시대의 흐름에 전면적으로 부합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한나라당에 수구 세력이 많으며 대북 강경론자들이 있으며 과거 인권 유린 세력들과 부패 세력들이 있고 그리고 후보 자신이 그런 혐의와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며 따라서 민심의 비판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리고 한나라당이야 말로 3당 합당한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배신본당”이요 “부패본당” 아니겠는가?
하지만 노-정 연대는 무엇인가? 노-정 연대는 현 정권 아래에서 벌어진 국민의 권리 유린과 “국민배신”과 부패에 대하여 정면으로 심판하자는 것인가? 노-정 연대의 민주당과 통합21에는 그런 세력들이 우글우글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양지를 찾아 국민의 심판을 피해 날아다니는 철새들까지 망라되고 있다. 이미 우리 민은 그런 것을 가려보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담한 심판을 받았다. 그 심판이 노무현 현 후보에 대한 심판이라고 보는 민주당 정치인들은 국민을 거듭해서 우롱 기만하는 것이다.
그 심판이 현정권에 대한 심판임을 부정하고 그 잘못된 정치-세계화, 부패, 개혁실종-를 이어나가려는 세력은 이번 대통령 선거든 다음 국회의원 선거이든 국민의 심판을 피해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과의 신의를 지키겠다는 노무현 후보나 스스로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되어 있으면서 민족문제와 민생문제에 있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못한 정몽준 후보는 누가 여론조사에서 이기든 참다운 단일후보로는 될 수 없다는 것이 기자의 주장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국민들에게 지난 5년간의 정치에 대한 심판장으로 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여기에서 국민을 무시하고 선배정치인에 대한 신의론은 “배신정치” 심판을 원하는 민의를 등지는 것임은 분명하다고 여겨진다.
“원년의 배신정치”도 “지금의 배신정치”도 모두다 심판되어야 한다. 부패 청산에 그 무슨 시효가 있겠으며 인권유린세력을 심판하는데 별도의 기간이 필요치는 않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미 대선연대, 젊은이유권자운동본부 등 수많은 단체들을 결성하여 “배신정치”를 심판하는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떤 세력들을 심판하고 어떤 정치를 심판해야 겠다는 것을 분명한 흐름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낙선과 당선의 정치적 행동이 필수적으로 요청되어진다. 그 흐름을 만들고 참된 단일 후보를 세우기 위해 민주노동당, 사회당, 민주사회당, 개혁정당 을 비롯한 제 사회 시민 단체들은 “독자적”의 좁은 도량에서 벗어나 민의 참된 대의인 “상식과 양심세력의 참된 단일 후보”를 주도해 나감이 요청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또한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양심 세력들은 한나라당의 비판 표적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하는 노-정 반창 연대론을 이제라도 거두고 상식과 양심을 견지하는 세력이 크게 하나로 되어 지난날의 배신 정치를 심판하고 상식과 양심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게 되기를 다시 한번 요청한다. 그럴 때야만이 반창 연대를 내세웠던 참된 “평화통일개혁세력”이 집권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과거에 잘못했을 지라도 국민 앞에 겸허히 사죄하고 엎드린다면 국민들은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번 대통령 선거는 현 정권과 후보자들을 심판하는 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곧 국회의원 선거도 있다. 심판을 피해 날아다니는 이들의 몸짓이 가여워 보이는 것은 이미 국민들은 그들을 향해 심판의 정검을 빼 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일야당, 아니 집권야당의 울안에서 희희낙낙 하는 사람들은 국민들이 이미 빼든 정검을 겨누고 있슴을 뼈저리게 느낄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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