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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19일, 오늘은 통일민들레 전국순례 세 번째 화합의 날이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잘 보고 잘 쓰이겠습니다' 가 오늘의 명심문이다.
순례단은 불국사를 찾았다. 화합의 날과 잘 어울리는 순례지다. 삼국이 통일되어 나라가 안정되고 모든 문화가 골고루 발달하던 시기에 불국사가 만들어졌다. 다양함을 통해 조화로움을 이루어 놓은 불적지다. 다양한 꽃들이 모여 하나의 화단을 이루듯이...
사바세계를 지나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일주문을 넘는다. 천왕문에 자리하고 있는 사천왕에 인사를 하고, 자하문 앞 9품연못 자리에 모여 섰다. 자하문을 바라보며 왼쪽으로는 북과 종이 있는 범영루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운판과 목어가 있는 좌경루가 보인다. 청운, 백운교 계단을 올라서면 자하문이다. 자하문은 석가모니의 피안세계인 대웅전 영역으로 들어서는 관문이다. 자하문을 거쳐 법화경을 느낄 수 있는 대웅전이 위치하고, 그 뒤로 설법전이 있고 설법전 뒤로 화엄경을 나타내는 비로전이 있다. 대웅전 앞에는 석등과 석가탑, 다보탑이 있다.
불국사는 재가신자들이 지은 것이기에 법화와 화엄, 정토삼부경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건축물로 되었다. 하나만을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모두 어루러진 모습이 보기에 좋다. 건축물 모두가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돌의 모양도 다르고 석축높이, 화랑높이, 대웅전과 극락전의 높이 등 모든 것이 다르게 모여 조화의 극치를 이룬다. 모양은 모두 다른 돌이지만 한 면은 판판하여 층층이 쌓아 올릴 수 있게 쓰였다. 사람도 모두 다르지만 한가지 정도는 잘 쓰일 수 있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느껴진다. 다른 것이 모여 한 모양으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 모습이다. 통일된 세상이다.
2002년 11월 19일, 통일민들레 전국순례 3일째 캠페인 날이다.
마산 창동 불종거리에서 진행한다. 차가 다니지 않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마산시민들과 만난다. 서울과 부산, 마산에 있는 정토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3일째 캠페인을 시작한다.
'지금 이곳에서는 내 마음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통일민들레 마산지역 캠페인이 열리고 있습니다' 라는 사회자의 멘트로 캠페인의 문을 열었다. 주부로 구성된 선유풍물연구소 11명이 거리에 힘을 불어넣는다. 거리의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곳 마산에서는 9월 9일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통일을 염원하는 철야정진을 하고 있으며 지난 8월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 돕기 거리모금을 하였습니다. 거리모금을 통하여 북한어린이도 도왔지만, 나 자신도 많이 성숙하고 행복해졌습니다. 정토마산법당 유애경 총무님의 목멘 인사말은 듣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지역에 통일의식을 불어넣기 위해 많이 노력한 결과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마산거리행진은 일상생활 속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통일, 평화를 생각하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이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나누어지는 노란색 통일민들레 전단을 한 장씩 손에 들고 간다. 그리곤 읽어본다. 통일 민들레 홀씨 되어... 하나가 되는 것은 서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이해를 기초로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될 때 그것이 참 통일입니다. 어떻게 통일민들레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전단을 통하여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다. 서로에게.
30분 동안의 행진에 이어 진행된 거리평화명상은 마산시민들에게 색다른 그림으로 인상에 남는 듯하다. '내 마음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는 둘이 아닙니다.' 라는 진행자의 멘트도 처음 들어보는 것이고, 조용한 명상음악과 함께 노란 가사를 두른 모습으로 거리에 앉아 있는 한 무리의 수행자들을 마산시민들이 한번쯤 멈추고 선 채 바라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나의 통일과 사회의 통일이 다르지 않다고. 속으로 되뇌며 지나가는 듯하다.
정토회와 좋은 벗들은 통일민들레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통일민들레는 어려운 이들을 생각하며 적게 먹고 남기지 않습니다. 남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경쟁하지 않으며 더불어 살아갑니다.
모두 합창으로 마무리를 한다. 이렇게 매일 함께 하려합니다. 오늘과 다르지 않게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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