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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대전에서 첫 합동유세에 나선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명예선대위원장.
13일 오후 대전에서 첫 합동유세에 나선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명예선대위원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사 대체: 13일 저녁 7시>
서대전 사거리에서 노-정 공동유세 시작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명예선대위원장의 공동 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 후보와 정 위원장은 13일 오후 4시30분경 서대전 4거리에 위치한 서대전 시민공원에 모습을 나타냈다. 노 후보는 빨간 스카프를, 정 위원장은 노란 목도리를 둘러 눈길을 끌었다.

오후 4시 200여 명이었던 청중들은 차츰 늘어 4시20분께 1000여 명으로 늘었다. 청중들은 "노무현" "정몽준"을 연호하면서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노 후보와 정몽준 위원장이 연설할 때는 퇴근길 청중들이 가세해 3000명 가까이로 급격히 불어났다.

유세장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노란 풍선과 노란 목도리가 등장했고, 정몽준 위원장의 상징이었던 빨간 스카프를 맨 사람도 적지 않아 '노-정 공조' 분위기를 띄웠다.

대전에서 발화한 합동유세의 불길은 어디까지.. / 김정훈 기자


꺾이지 않는 행정수도 이전 의지 / 김정훈 기자


2000미터짜리 대형그림에 '화룔점정' 하듯 글씨를 써넣는 노 후보와 정 대표.
2000미터짜리 대형그림에 '화룔점정' 하듯 글씨를 써넣는 노 후보와 정 대표. ⓒ 오마이뉴스 권우성
연설을 마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위원장은, 지난 98년부터 IMF 국난극복과 2002 월드컵의 성공적 공동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시작한 2002미터짜리 대형그림 <우리>에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글씨를 써 넣으며 대미를 함께 장식했다.

이 대형그림은 대전 우송대 강사로 출강중인 조정용씨에 의해 시작돼 그동안 전국 각지를 돌며 4년 여 동안 작업한 것으로 이날 '화룔점정' 하듯 노 후보와 정 위원장이 마무리를 한 것.

청중들 가운데는 산타클로스나 피에로 복장을 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돼지 아빠' 명계남씨는 빨간 스카프를 매고 여느 유세 때처럼 청중들과 악수를 나누며 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차량에서는 <노란샤쓰 입은 사나이> <노란 손수건> <오, 필승 코리아> 등 선거용 로고송이 흘러나왔다.

오후 4시20분께 먼저 도착한 사진기자들이 무대 앞에 자리잡기 경쟁이 치열해졌고, 청중들과 노사모 회원들은 유세차량 앞에 모여 양쪽으로 나뉘어져서 중간에 통로를 만들었다. 그들은 손에 노란 풍선을 들고 노 후보와 정 위원장이 지나갈 길을 터놓았다.

오후 4시40분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가 함께 등장했다. 이들은 청중들이 만들어 놓은 터널을 통과해 무대 위에 섰다. 그리고는 함께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노 후보는 자신이 받은 꽃다발을 청중들을 향해 던졌고, 함성이 터졌다. 이어 정 위원장도 노 후보가 던진 곳을 피해 꽃다발을 던져 청중들의 박수와 함성을 받았다.

"나이 든 양반들도 노무현 지지가 늘고 있다"
[대전 민심] 본격적인 '노-정 공조'...줄어드는 부동층

ⓒ오마이뉴스 권우성


후보단일화의 두 주역,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의 공동 유세가 펼쳐진 대전 서대전 시민공원은 갑자기 잡힌 일정에도 불구하고 3000여명의 지지자와 청중이 운집해 파괴력을 실감하게 했다.

행사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만 해도 약 200명의 지지자만이 나와 정, 노 후보의 공동 유세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미지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청중들이 몰렸다. 이날 노-정 합동 유세장에는 50∼60대 이상의 청중들도 상당수 몰려 변화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특히 서대전 시민공원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참석이 많아 청중들의 자발적 참여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노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멀리 공주에서 왔다는 진인범(65·공주)씨는 "노 후보가 그 동
안 양심적으로 해 왔고, 고생도 많이 했다"며 "돈도 없는 사람이 여기까지 온 것이 행운 아니냐"며 노 후보의 지지를 이유를 밝혔다. 진씨는 또한 "정몽준 대표가 함께 하면 충남지역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변의 나이든 양반들도 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이 늘고 있다"고 노 후보의 변화된 위상을 전했다.

딸과 함께 서대전시민공원을 찾은 김정화(62·태평동)씨도 "예전에는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나이든 사람들도 노무현씨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반전은 대선 막바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충청권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5남매 모두 노무현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힌 공무원 출신인 이길원(72·유천동)씨는 "젊은 사람이 대통령 해야 되고 지금 나라가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아주 잘한 정책공약"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이어 "행정수도 이전은 현실성이 있는 정책이다"며 "지방도 좀 잘 살아야 하지 않냐"며 노 후보의 연설에 박수를 보냈다.

김길수(73·유천동)씨도 "지방도 잘사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서울도 쾌적하게 살려면 행정수도 이전은 아주 좋은 발상이다. 꼭 이전해야 한다"며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노-정 선거공조'에 따른 공동 유세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군무원으로 근무중인 신형종(35·관저동)씨는 "후보단일화 직후에 정몽준 대표가 진작에 공동 유세에 나섰어야 했다"며 "일주일 전만 해도 효과가 있겠지만 지금은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노-정 공동유세가 본격화되면서 민주당 대전시 선거관계자들은 충청권에서 높은 지지를 받아 왔던 정 대표의 지원 사격에 고무된 표정이었다.

정현태 민주당 대전시 선대위 대변인은 "후보 단일화의 한 축인 정몽준 대표가 직접 공동 선거운동에 나서게돼 앞으로 상당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후보 단일화 합의 이후 정 대표를 지지하던 지지자들이 노 후보와 이 후보로 양분되고 일부는 부동층으로 남아 있었으나 부동층 흡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창수 대전 선대본부장 역시 "후보단일화 이후 정몽준 대표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중립적인 입장을 보여 왔으나 중립적 입장을 보여온 정몽준 대표의 지지자들이 실질적인 노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며 "여론 조사결과 허수가 많았지만 이제는 허수가 아닌 실질적인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이기동 윤형관 기자


오후 4시50분께 노무현 후보의 연설에 앞서 정몽준 명예선대위원장이 연설을 먼저 시작했다.

"대전 충남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많이 성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를 성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나를 성원해 준 것보다 두 배 세 배 앞으로 노 후보를 도와달라고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국민들이 보기에 정치인들은 비슷비슷했습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모두가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낡은 정치 틀을 깨려 나와 노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이뤘습니다. 낡은 정치의 틀을 낡은 정치인들은 절대 깨지 못합니다.

노 후보는 낡은 틀을 깰 유일한 후보입니다. 그동안 정치는 너무 너무 시시껄렁하고 재미없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정치가 옛날보다 더 재미있지 않습니까. 정치가 잘 되면 우리나라가 잘 된다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이제 노 후보는 12월 19일 당선돼서 대전 충남 유권자들에 의한, 위한 정치를 시작할 것입니다.

12월 19일 승리가 노 후보 개인의 승리는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승리가 되도록 다함께 참여해 노력합시다.

여러분들 아시다시피 충청도의 '충(忠)'자는 가운데(中)와 마음(心)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이것은 충청도가 우리나라의 중심을 잡는 지역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중심을 잡아 낡은 정치를 깨뜨리도록 중심을 잡아 주십시오. 다시 한번 저보다 두 배 세 배의 성원을 노 후보에게 부탁드립니다."


13일 오후 합동유세를 위해 대전을 방문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시민들의 환영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13일 오후 합동유세를 위해 대전을 방문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시민들의 환영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노-정 공조' 이후 대전에서 첫 합동유세를 한 노 후보와 정 위원장의 유세장에는 3000여 명의 청중들이 참석했다.
'노-정 공조' 이후 대전에서 첫 합동유세를 한 노 후보와 정 위원장의 유세장에는 3000여 명의 청중들이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나라, `권력나눠먹기' 맹공

한나라당은 13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가 공조에 합의, 공동유세에 본격 나서기로 하자 단일화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노.정 공조를 `권력나눠먹기'라고 비판하고 나선데 이어 오후부터 공동유세가 본격화되자 `X-파일' 공개와 `권력 나눠먹기' 위헌 의혹제기 등을 통해 `단풍(單風)' 을 차단하는데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서청원 대표는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 노.정 두 사람의 선거공조에 대해 "몸통은 `민주당과 노무현'이나 머리는 `통합 21과 정몽준'이라는 희한한 괴물이 탄생한 것"이라며 "5년전 `DJP 야합'과 너무나 똑같다"고 비난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노.정 회동전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의 강모 국장이 노 후보와 정몽준 대표간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를 담당했던 R&R의 본부장 출신"이라며 "강씨가 단일화 여론조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청와대는 밝히라"며 노.정 공조에 대한 `틈새벌리기'를 시도했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노.정 단일화 야합은 97년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한 DJP 야합과 마찬가지로, 2004년 개헌약속은 DJP 야합처럼 나눠먹기 야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노 후보가 당선되면 특사자격으로 정 대표가 미국, 중국, 북한을 방문키로 했다고 한다"면서 "대통령이 외교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은 우스운 일로, 노 후보는 외교무능력자임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정몽준 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노무현 후보의 유세가 이어졌다. 노 후보는 '노-정 공조' 이후 첫 합동유세라는 점 때문인지 상기된 표정이었고 연설 말미에는 "내가 오늘 너무 감격해서 자꾸 말하고 싶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정몽준 대표"라며 정 위원장을 추켜세웠다.

"존경하는 대전 시민 여러분. 대단히 반갑고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추운 날씨에도 함께 해 주시고 아주 뜨거운 마음으로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방금 마이크의 높이를 낮추다가 잘못하면 큰 일 날 뻔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키 순서로 대통령을 뽑았다면 영락없이 떨어질 수 있겠다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회창 후보보다는 내가 조금 큽니다. 이제 키 큰 정몽준 대표와 함께 손을 잡았으니 내가 작아도 우리는 키 큰 팀입니다. 여러분은 여기에 왜 오셨습니까. 한국 정치를 한 번 바꾸자고 온 것 아닙니까. 여러분 지금 달라지고 있습니까? (이에 청중들은 "예"라고 대답.)

옛날에는 계보나 돈이 없으면 대선 후보가 못됐습니다. 옛날에는 대선 후보를 정치하는 사람들끼리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돈과 계보가 없는 사람을 국민들이 후보로 만들었습니다. 또 옛날에는 후보단일화가 없었습니다. 우리 선배들이 못해냈습니다. 그런데 정몽준 대표의 결단을 제가 받아서 후보단일화를 이뤄냈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정치가 맞습니까? (사람들이 "예"라고 대답.) 약속을 하고도 옛날에는 승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몽준 대표는 승복을 했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정치입니다.

(농담투로) 그런데 승복했으면 그만이지 왜 또 도와주시냐? 이것은 좀더 잘 해 보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그 날 러브샷으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민이 우리에게 준 의무는 앞으로도 협력하라는 것입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혼자만의 정권이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과 나를 단일후보로 만들어준 정몽준과 함께 하는 정권입니다.

오늘 낮에 우리는 만났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모든 것을 하려하지 말고 국민들과 함께 힘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 그야말로 국민 통합정권을 만들자고 약속했습니다. 우리들은 앞으로 자주 만나서 국정을 논의하고 협의할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자리를 나누지 않고 밀약을 하지 않기로 국민과 약속했습니다. 자리를 나누는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들을 적극적으로 함께 할 것입니다. 그러면 정치가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정치가 달라지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한국정치사상 국민들이 돈 1만원, 2만원, 3만원을 모아 후보에게 50억원을 만들어준 일이 있습니까.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정치혁명을 이뤄냈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12월 19일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그 승리는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통합21의 승리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오늘 개혁국민정당도 후원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 개혁국민정당도 우리와 함께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돼지 저금통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 정치변혁을 원하는 국민여러분의 승리가 되도록 꼭 약속드리겠습니다.

내가 오늘 너무 감격해서 자꾸 말하고 싶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정몽준 대표입니다. 짧게 해야 하는데 결례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행정수도를 충청권에 반드시 건설하겠습니다. 아주 신속하게 사업에 착수하겠습니다. 다만 약간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자꾸 훼방놓고 반대한다면 조금 늦어질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설득해 주십시오. 한나라당에 도와 달라고 해 주십시오. 충청권뿐 아니라 너무 집중이 돼 그야말로 폭발할지 모르는 수도권 주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에 도와달라고 얘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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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단독 회동 결과를 발표한 뒤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1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단독 회동 결과를 발표한 뒤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3일 오전 11시>
노-정 '선거공조' 4개항 합의...주말 '동시' 영남권 공략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는 13일 오전 9시, 50분간 단독회동을 갖고 "노 후보의 당선시 두 사람은 5년간 국정의 동반자로서 끝까지 손잡고 나가면서 국정 전반에 공동 책임을 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후보와 정 대표는 단독 회동 후 발표한 합의문을 통해 "단일화 정신을 재확인하고 이번 선거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정 대표는 13일 오후 4시30분 대전유세에서 노 후보와 공동유세에 나서는 등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노-정 공조가 본 궤도에 오르게 돼 6일을 남겨놓은 대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 대표는 대전에서 노 후보와 공동 유세를 한 후 대구(1박) -> 부산 -> 울산 등 영남권을 돌면서 1박2일간 노 후보 지지유세를 펼 계획이다. 노 후보도, 양자 TV토론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14일 마산 -> 창원 -> 부산 등을 공략할 예정이어서 주말 노-정 두사람의 '영남권 동시 공략'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 후보와 정 대표는 합의문에서 "노 후보의 당선 시 두 사람은 초당파적 국정 운영을 통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정책공조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양당과 정부가 함께 하는 정례 당정협의회를 개최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노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선거 직후 정몽준 대표가 대통령 당선자 특사 자격으로 미국·중국·북한 등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양당의 대변인은 밝혔다.

명예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민주당사에 도착한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 정대철 선대위원장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명예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민주당사에 도착한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 정대철 선대위원장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노 당선되면 정몽준, "당선자 특사 자격으로 미-북-중 방문"

회동 직후 정몽준 대표는 "노무현 후보의 승리는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하고 생각하고 또 국민통합21의 승리하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유세기간 중에, 또 선거 후에 노 후보를 자주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서 인간적인 이해의 폭을 더 많이 넓힐 것"이라며 "노 후보가 앞으로 국정운영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미력하나마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오늘 이야기는 참 잘됐다"면서 "오늘 우리 이야기를 과거 정치협력 방식과 다른 새로운 협력 방식으로 '뉴딜(new deal)'로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옛날의 무슨 자리 나누고 밀약하던 것을 낡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와 같은 이해관계의 거래 없이 국민들에 대한 새로운 정치를 실천해보자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해 "미국에서 오랜 세월 유학했었고 세계에 안 가본 나라가 별로 없지만 행정수도 건설로 기존의 도시가 손해를 봤다거나 집값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그런 선전은 악의적인 선전일 뿐이고 무지의 소치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이낙연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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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이 말한 '뉴 딜(new deal)'은 무엇인가

양당-정부 정례 당정협의회 개최
노무현-정몽준 13일 합의문 전문

다음은 노-정 회동 직후 양당의 이낙연·김행 대변인이 발표한 합의문 전문이다.

합의문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는 13일 오늘 오전 회담을 갖고 후보단일화 정신에 따른 선거공조, 정책공조, 국정운영공조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1. 정몽준 대표와 노무현 후보는 낡은 정치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한 단일화 정신을 재확인하고 이번 선거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2. 노무현 후보의 당선 시 두 사람은 5년간 국정의 동반자로서 끝까지 손잡고 나가면서 국정 전반에 공동 책임을 지기로 했다.

3. 노무현 후보 당선 시 두 사람은 초당파적 국정 운영을 통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4. 국정운영 전반에 관한 논의를 위해 노 후보와 정 대표는 정례적인 대화를 통해 긴밀하게 대처해 나간다. 또 정책공조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양 당과 정부가 함께하는 정례 당정협의회를 개최키로 했다.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가 13일 합의한 합의문은 모두 4개항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핵심은 5항이다.

두 사람은 5항에서 (1) 국정운영 전반에 관한 논의를 위한 노-정 정례 대화 (2) 정책공조의 효율성을 위해 민주당과 국민통합21, 정부가 참여하는 정례 당정협의회를 명시했다.

두 사람은 합의문에 '5년간 국정의 동반자' '국정 전반에 공동 책임' '초당파적 국정 운영' 등을 용어를 사용했다. 양당은 전날(12일) 2주간의 진통 끝에 정책 합의문에 서명한 바 있다.

두 후보가 말한 새로운 정치협력 방식 '뉴 딜(new deal)'이란 DJP 연대와 같이 대통령과 총리, 장관직 등의 '자기 몫'을 미리 정해놓는 형식이 아닌, 노-정 대화와 정례 당정협의회를 통해 양당간에 합의한 정책을 실현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와 양당은 일체의 이면합의나 자리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 정부조직이나 자리에 관한 논의는 일체 없었다"고 말했고, 김행 국민통합21 대변인은 "정몽준 대표도 공동책임이라고 말했지 공동정부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당이 이같은 정치협력을 모색하는 이유는 '자리 나눠먹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차단 '새로운 정치 실험'이라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겉으로만 정치개혁, 속으로는 밀실야합"

한나라당은 대선 막판에 우려하던 노-정 본격공조가 현실화되자 즉각 "밀실야합"이라며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11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양자간의 정책합의는 두 사람의 공약을 누더기 꿰매듯이 얽어매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서 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합의는 권력 나눠먹기,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는 한반도 안보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것이다. 교육부 폐지 역시 국가공교육을 말살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정 대표가 후보단일화 토론에서는 노 후보의 공약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언급을 회피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서 대표는 "정치개혁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면서 속으로는 밀실야합을 자행하고 나선 두 사람의 행태를 국민들이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노-정 공조 합의는 부패권력과 특혜재벌의 5년 연장에 다름 아니다. 일부에서는 노 후보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현 정부의 실정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국민들이 '단일화 쇼'에 잠시 현혹됐지만,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도울 것"
18일만에 이루어진 노-정 회동 현장

ⓒ오마이뉴스 권우성


13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먼저 국회 본관에 도착해 현관에 나온 신계륜 민주당 후보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도착하자 두 사람은 양당 관계자 100여명의 박수 속에서 서로 덕담을 나누며 국회로 들어섰다. 지난 11월 26일 새벽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이후 18일만에 만남이었다.

노 후보가 앞서고 정 대표가 뒤서서 회담장소인 2층 귀빈식당에 들어섰다. 두 사람이 포즈를 취하자 연신 카메라 후레쉬가 터졌다. 이미경 민주당 대변인이 "보기 좋습니다"라고 말하자 노 후보는 "실속도 있을 거예요"라고 답했다.

이어 노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통합21로 간 신낙균 전 의원에게 "신 의원님 오늘 옷 색깔이 아주 좋습니다"라며 덕담을 던졌고, 신 전 의원은 웃으며 "예, 좋은 날인 것 같습니다"고 답했다.

"실속도 있을 겁니다"

작은 원탁 회담 테이블에는 두 사람만 앉았다.

노무현 "그동안에 유세하고 바뻐서 연락도 자주 못드리고."
정몽준 "별말씀을. 전화 주셨는데, 저는 만나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연락을 안드렸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저희 집에 오셨다는데 제가 큰 실례를 한 것 같아요."
노무현 "저보다 우리 아내가 정 대표님 인상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몽준 "하하."


이어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약 50분 후 회담장의 문이 열렸다. 회담장 안에는 노-정 후 사람과 회담 말미에 호출을 받고 들어간 이낙연·김행 대변인과 신계륜 후보비서실장 등이 있었다.

정몽준 "노무현 후보님의 승리는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또 우리 국민통합21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제가 노무현 후보님을 자주 못 뵈었는데, 앞으로 시간이 나는 데로 유세기간 중에, 또 선거 후에 자주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서 인간적인 이해의 폭을 더 많이 넓히겠습니다. 노 후보가 앞으로 국정운영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미력하나마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노무현 "정몽준 대표는 이번 선거에 공조할 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제가 모자라는 많은 부분에 대해서 계속 협력해서 도와주시기로 약속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국정 전반에 관해서 정례적인 대화를 통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국정에 대해서 함께 책임져 나가는 자세로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참 잘됐습니다.

오늘 우리 이야기를, 옛날의 무슨 자리 나누고 밀약하던 것을 낡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와 같은 이해관계의 거래 없이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를 실천해보자고 해서, '뉴딜(new deal)'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과거 정치 협력 방식과 다른 새로운 협력 방식을 창조해 나간다, 그래서 '뉴딜'로 이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정몽준 첫 공동선대위 회의 주재...민주당사 8층 정몽준 집무실 마련

노 후보와 회동을 마친 정 대표는 곧바로 통합21측 인사 20여명과 함께 민주당사를 찾았다. 1층 로비까지 나온 정대철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의 마중을 받으며 4층 대회의실로 올라간 정 대표는 명예선대위원장으로서 처음으로 공동선대위회의를 주재했다. 지금까지 회의를 주재했던 정대철 공동선대위원장은 정 대표 왼쪽에 나란히 앉았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큰집으로 이사를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땅! 땅! 땅!

정 대표를 중심으로 왼쪽 자리에는 민주당 관계자들이, 오른쪽 자리에는 국민통합21 관계자들이 앉았다. 정 대표는 "거룩한 사명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며칠 남지 않았지만 멋있는 선거운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힘찬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회의가 끝난 후 정 대표는 정대철 위원장과 손을 잡고 8층 명예선대위원장실로 올라갔다. 민주당에서 마련한 정 대표의 방에는 책상 위에 미리 준비된 장미 꽃다발이 놓여있었고, 의자 뒤에는 '꿈은 이루어진다'고 씌여진 붉은 스카프가 묶여있었다. 이 방은 원래 부산에서 거의 상주하고 있는 신기남 정개추위 본부장의 방이었다.

김원기 민주당 고문은 "의원들이 정 대표를 서로 수행하겠다고 해서 고민이다"고 덕담했고, 이미경 대변인은 "전에 내가 (정 대표에게) 불편한 논평을 냈더라도 잘 봐달라"며 웃었다.

국민통합21 전성철 정책위원장과 김행 대변인은 2층 기자실로 내려와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며 악수했다.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대선을 6일 남겨놓고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순간이었다. / 이병한 박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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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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