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을 찾는 사람들의 모임인 '남침땅굴을 찾는 사람들'은 14일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육군 모사단 공병대대 앞 야산에서 북한 땅굴로 보이는 남침 땅굴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굴을 공개했다.
그러나 국방부측은 현재 이지겨의 현장 합동조사를 마쳤으며,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땅굴민원을 분석한 결과 땅굴징후와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어 서로 상이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남침땅굴을 찾는 사람들측에 따르면 원평리 주민들이 땅굴파는 소리와 주변 흙의 침하 등의 제보를 바탕으로 지난 7월15일부터 10월14일까지 3차례에 걸쳐 시추작업과 절개작업 등 본격적인 탐사를 벌여 지하 18m 지점에서 높이 2m,폭 2m 규모의 땅굴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1년 8월에 이어 이와같이 최근에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일대 지하 35m지점에서 기계소리와 장기간 공기 흡수현상을 보이는 등 땅굴징후가 발견됐는데도 민간 탐사자들은 군당국이 땅굴 발굴을 위한 절개작업을 벌이고 있지 않아 사건의 은폐를 하는게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그 결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성직자와 군사평론가, 지질전문가, 정보기관 출신 등 50여명의 민간인이 결성한 '남침용 땅굴을 찾는 사람들'(이하 남굴사)에 따르면 지난 2001년 8월 송산면 지화리에서 땅굴 징후가 발견된것을 시발로 비봉면 양노리에서 땅굴징후를 포착, 집밑에서 2달동안 작업소리가 난후 인근땅이 함몰됐다는 것이다. 이후 1년여동안 다우징 탐사를 해 온 결과 불과 10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군부대 입구 지하 20m지점에서 땅굴로 확증할 만한 징후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남굴사는 이곳 땅속에서 소리가 났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25개공의 시추를 통해 이 지역의 지층이 사암층으로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지하 17.5m에서 20m지점까지 2.5m의 지점에서 사암이 아닌 화강암 덩어리가 올라왔고 같은 지점에서 공기가 장기간 흡수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남굴사는 또 시추공을 통한 녹음 결과 지하에서 자동 굴착기와 망치소리 등 작업소음이 녹음됐다며 땅굴은 이미 인근 군부대까지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남굴사는 자비를 들여 지난 7일부터 땅굴지점에 대형 굴착기 등을 동원,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5천여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며 향후 국민모금운동을 통해서라도 절개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군부대입장에 맞서고 있다.
지난 7월 처음으로 시추작업을 벌인 D엔지니어링 장모씨는 “작업을 시작하기 직전 발주자로부터 '북한 땅굴을 찾는 시추작업이므로 지하 18m에서부터 21m지점을 유심히 살펴달라는 주문을 받고 황당했다”며 “그러나 3개공 모두 이 지점에서 공기 흡수현상이 나타나고 지층과 관계없는 화강암이 올라오는등 이상현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8m의 표토층을 걷어내고 땅속에 관을 박는 방법으로 땅굴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남침땅굴의 증거로 지하에서 녹음한 작업소리와 북한군의 육성, 지하 18m부근에 시추공이 내려가자 북한군이 땅굴을 없애려는 의도로 '역대책작업'소음과 국내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와이어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또 남침 땅굴과 연결된 지름 1m, 깊이 10m 규모의 수직 구멍을 공개했다.
남굴사 전재혁씨(민주시민연합의장)는 "시기적으로 대선과 맞물려 있어 이와같은 공개를 망설였으나 땅굴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며 "그러나 남침땅굴은 현재 북한측의 역대책으로 막혀져 있으며 민간인으로서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남침 땅굴에 대해 청음을 실시한 결과 관계기관에 신고했으나 2시간동안 현장만 둘러보고 땅굴이 아닌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국정원장과 육군관계자들을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움직임을 표명, 국방부의 즉각적이고도 적극적인 조사와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화성지역의 경우 지난 2000년 9월, 민원을 접수받아 2주 후인 10월17일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 지화리에 민원인 입회하 민간 전문기관과 군 전문가 등 10명이 현장 합동조사를 실시, 현장조사 결과 이지역은 북으로부터 63km이격된 장거리로서 서해안 해저를 통과해야 되므로 기술적, 지질학적 측면 고려시 땅굴굴설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땅굴민원은 종합분석 결과 북한이 굴설한 땅굴징후와는 무관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기술력이나 지리적 측면에서 볼 때 수십 ㎞이상의 땅굴을 굴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땅굴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