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로라 슐레진저 박사는, 뉴욕근교인 롱아일랜드 스토니브룩에서 학부(Under)를 마치고 컬럼비아(Columbia University,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대학교에서 생리학박사를 취득한 후에 캘리포니아로 가서 거기서 가정문제 상담을 주로 하다가 라디오에 눈을 돌렸고, 그만 미국 제일의 인생 상담자로 자리를 굳힌 지금은 나이 든 신데렐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이 일년에 7-8천만불이지, 어마어마한 소득이지요.
그러나 어쨌든 로라 박사(원래는 슐레진저박사라고 불러야 옳지만 - 슐레진저가 Last name이니까 - 그러나 미국에서는 모두 Dr. Laura라고 부르지 Dr. Schlessinger라고는 잘 안 부릅니다. 로라가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렇겠지만) - 하여튼 그는 인생문제가 벽에 부닥친 사람들한테,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그런 때는 딱 끊어버려라, 이런 식 코치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고 동성연애 반대자로도 유명합니다.
그런 로라 박사가 이번 주 금요일 날, 자기가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말미에, 청취자여러분께 드려야할 말씀이 있다면서 충격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중에 이미 들어서 아시는 분들이 계시겠습니다마는, 저희 어머니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이런 얘기를 한 겁니다.
로라 박사의 일흔일곱살 된 어머니, 욜랜더 슐레진저(Yolanda Schlessinger)는 주초에 LA 부촌인 비버리힐즈 칸더미니엄에서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그것도 죽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상태로.
시체는 부패될 대로 부패된 상태라 신원확인이 불가능한 정도지만, 신분증이나 정황증거로 봐서, 로라 박사의 어머니인 것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고 합니다.
문제는 로라 박사가 인생상담을 하는 공인이라는 데 있는데요 - 남한테는 감놔라 팥놔라 하는 사람이 정작 자기 어머니는 변을 당한 지가 그렇게 오래 됐는데도 모르고 지냈냐? 이런 얘기가 나오게 돼 있다는 겁니다.
박사는 어머니 살해소식을 전하면서, 어머니와는 오랫동안 서로 연락이 끊긴 채 남남처럼 살아왔다는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로라 박사는 "어머니는 지금은 작고한 아버님과 이혼한 이후, 가족들과는 절연하고 살아왔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꾸준히 그리고 줄기차게 어머니와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시도했고 연락이라도 하고 살고싶었지만 끝내 거절당했던 자신의 아픈 마음도 털어놨습니다.
박사는 "제가 항상 그렇게 했으면 하고 소망했듯이 가족들을 가깝게 두고 서로 어루만지고 살아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자분한 것에 마음을 두지 마세요. 누구한테나 속상한 때는 있는 법이니까요" 이러고 방송을 끝냈습니다.
현재 로라 박사는, 금요일 이후 방송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침묵으로 들어가 있는 상탭니다.
중 제머리 못깎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떠올리는 사태지만, 아무도 로라 박사의 불행에 딴지 거는 사람이 없는 것이 그나마 성숙한 'Audienceship'을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