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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지역개발이나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면 무리수를 아끼지 않던 지역신문들이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거나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특히 지방지 3사중 대전매일이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많은 보도를 했지만 은근히 실현 불가능한 쪽으로 몰아갔다.
반면 한나라당의 안면도 개발 공약에 대해서는 그 동안 환경파괴 등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각 언론들이 미사여구를 동원해 환영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보도는 그 동안 개발위주의 보도, 각종 기관 유치경쟁을 선도해온 지역언론들의 이중성과 편파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의 선거공약에 대해서는 비록 그 동안의 논조에 맞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반대입장을 취하고, 지지하는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기존의 보도태도와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도일보 11월 27일 1면 머릿기사 '일단 표부터 얻고 보자'는 각 후보들의 공약을 소개하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수치도 밝히지 않은 채 "조세 부담률이 늘 것" 혹은 "공약에 논리적 모순이 커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그 동안 당진항 분리지정에 대해 전력을 추구하던 대전매일은 25일자 3면 '도 공무원들 반신반의'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수도권 반발 등 반대급부 때문에 행정수도 이전 실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했다.
반면 27일에는 4면 '행정수도 대전이 최적지'라는 보도를 통해 한 시민단체의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을 충실하게 받아 크게 보도했다. 결국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이 반신반의한다고 보도해 놓고 특정 시민단체의 주장은 크게 보도하는 태도가 이율배반적이었다.
대전일보 21일자 6면 이재현 논설고문이 쓴 '따져봐야 할 대선공약'이라는 제목의 世論에서는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일부 부처의 지방 이전, 민간기업의 지방이전, 서울 소재 국립대의 지방 이전 등은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단정을 짓고 있고 그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고 호통을 치고 있다. 그래서 공약이 가능한 것인지를 잘 따져보고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노골적으로 특정후보를 찍지 말 것을 강요하는 칼럼이며 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반대하고 空約남발이라고 단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보도태도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행정수도 이전 캠페인이라도 언론이 벌였을 텐데 말이다.
특히 지방지 중 대전매일은 12월 2일자 1면 머릿기사에 이어 4면을 통해 '한나라 땅값만 9조 절대 불가능, 민주 구상완료…반드시 실현'이라는 제목으로 양측의 주장을 보도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 기사는 실천 가능성 논란에 초점을 맞추면서 국민적 합의가 없음, 시간적 촉박성, 재원대책, 충청권 겨냥한 대선용 공약이라고 전제를 깔고 있다.
아울러 한나라당의 주장은 충실하게 반영하면서 민주당의 주장은 수도권 표심을 의식, 당초 신행정수도 이전에서 행정수도와 경제수도로 개념을 분리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딴지를 걸고 있다.
게다가 전문가 입장에서는 충남대에서 열린 과학수도 및 행정수도 방안 심포지엄 당시 도시정책포럼 관계자, 이강철 대전사랑 본부장, 충남대 신희권 교수의 주장을 열거했는데, 모두 부정적인 내용으로 채웠다. 당일 심포지엄에서 대부분은 행정수도 대전이전이 마땅하다고 주장했음에도 주요한 내용이 아니었던 "행정수도 이전은 선거 등을 의식한 포괄적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등의 발언만을 뽑아 기사화 한 것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대전매일이 반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행정수도 이전의 실현성에 대해 언론이 이를 검증하고 싶다면 자세한 취재와 분석을 바탕으로 의견을 내야 타당하다. 별다른 취재와 분석 없이 양당의 입장과 전문가의 입장을 듣는 것으로 객관을 가장해 편향적이 보도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반면 대전일보와 중도일보는 12월 4일 4면과 3면을 통해 '수도 충청이전 10년내 완료' '수도 충청이전 굳히기 돌입' 기사를 통해 민주당의 공약설명 내용을 별다른 논평없이 보도했고 충청매일은 11월 28일자 1면 '행정수도 이전 약속 지킬것'이라는 노무현 후보의 공약만 1면에 써 노무현 후보를 부각하기 위한 보도로 판단된다.
반면 한나라당의 안면도 공약에는 미사여구를 남발하며 찬송가를 불러댔다.
한나라당은 지난 12월 5일 안면읍 승언·중장리 일대와 꽃지 해수욕장 일대 320만평에 마리나센터, 54홀 골프장, 디즈니랜드, 유희시설과 호텔, 콘도, 해양수족관 등을 국고와 민자 2조 7천6백억여원을 들여 개발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개발계획은 충청남도가 15년간 추진해온 안면도 개발계획과 사뭇 비슷하며 현재 도민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 충청남도의 사업계획과 중복된다. 특히 재원 마련과 관련해 7600억원은 국고에서 지원하고 10억달러는 외자를 유치한다고 하는데, 현재 충청남도와 협상중인 아르난 카쇼기와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대대적인 환영을 표시하며 온갖 좋은 말로 공약을 널리 전파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중도일보는 12월 6일자 1면 '이후보 안면도 디즈니랜드 조성', 3면 '충남 발전의 획기적 전기'를 통해 소식을 전하면서 "충남 경제 전반에 엄청난 기대효과" "지역 경제계에 일대 변혁" "성공 가능선 큰 것"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 "크게 공헌할 것으로 기대"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 등의 찬사를 보내고 있다. 1면 바로 옆에 시민단체의 반발 기사를 실은 것은 적절했지만 시민단체들이 왜 반대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
반면 민주당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12월 9일자 4단만화 뜸부기를 통해 여전히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편파성을 보였다.
대전매일은 12월 6일자 1면 '안면도에 디즈니랜드 건설' 5면 '충청 백년 발전 새 전기 주목'등으로 보도하면서 한나라당의 안면도 개발 프로젝트 의미와 계획을 소개했다. 특히 5면의 톱박스 보도는 "충청이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을 것"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평가" "청사진 마련" "서해안 시대의 개막" 등으로 보도하고 충남도가 환영을 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이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딴지를 걸었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보도태도이다.
대전일보는 12월 6일자 1면 '안면도에 대규모 휴양단지' 3면 '대선 지름길 충청민심 잡기 경주'를 통해 보도했다. 특별한 의미나 구체적인 계획서를 담은 보도는 없었다. 대신 12월 7일자 6면 '현장에서'를 통해 한나라당의 안면도 개발이 충남도와의 사전교감에서 이뤄졌다는 해석을 싣고 충남도와의 면밀한 검토작업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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