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다시 한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하루하루지만 세밑으로 접어들수록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과거의 반성을 올해도 반복하는게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온나라 사람들이 새 대통령을 뽑았던 지난 12월 19일 밤. 저는 당선자를 확인하고 지리산으로 떠났습니다. 차가운 겨울 지리산에 올라 우리들의 삶을 돌아봤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 지켜야 할 것까지 버리고 살아왔습니다. 옳고 그름을 고민하고 당당한 길을 걸어가면 바보 취급했습니다. 오직 출세를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런 우리를 지리산은 무언으로 꾸짖고 있습니다. 지켜야 할 것, 마땅히 지켜져야 할 것까지 버렸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겨울산엔 모든 생명이 멈춘 듯 합니다. 생명이 충만한 푸르름은 간데없고, 황갈색으로 얼어있습니다. 그러나, 지리산은 죽은 것이 아닙니다. 거센 추위에 냇물은 얼고, 나뭇가지마다 차가운 성에가 가득해도 결코 죽은 것이 아닙니다.
때가 되면 차가운 성에 속에 웅크리고 있던 나뭇가지마다 푸르른 생명이 충만할 것입니다. 지리산의 나무들은 차가운 겨울 속에서 더욱 강인한 생명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지리산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힘겨운 추위 속에서도 변함없는 그 자리에서 다시 생명을 키워내는 지리산. 나의 삶도, 당신의 삶도 그러하길 바랍니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꿋꿋하게 살아온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합니다.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도 지리산처럼 변함없는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줄 것이 별로 없습니다. 당신에게 겨울 지리산 모습을 소중하게 드립니다.
새해가 오고 있습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