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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순간 뉴욕에서 개표실황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한 동포는 "미국을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뉴욕한인회 회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노 후보가 미국을 비롯해 해외방문 경험이 부족해 해외동포정책에서 김영삼 시대나 김대중 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0년대부터 양적으로 크게 늘어난 재미한인사회에서는 본국 정부에게 두 가지 정책을 요구했다. 교민청신설과 이중국적 인정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야당지도자였던 김대중과 김영삼은 미주동포들에게 자신들이 집권하면 반드시 이중국적을 인정해주고 해외동포문제를 총괄하는 정부부서로 교민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양 김은 대통령 당선 후 해외동포사회에 약속한 교민청 신설과 이중국적인정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야당 지도자시각에서 볼 때와 집권 후 시각이 바뀐 셈이다.

김대중 대통령보다 먼저 집권에 성공한 김영삼 대통령은 그 후 미국에서 동포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교민청 신설과 이중국적 인정 문제를 실천하기 위해 관련부처에 지지를 했는데 소관부처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해왔다고 밝히고 교민청 대신 "재외동포재단"을 신설하겠다고 말하고 그 후 재외동포재단을 신설했다. 교민청이 동포재단으로 축소되었지만 약속을 지킨 셈이다. 재외동포 재단은 지금도 외교통상부 외곽조직으로 존재하고 있다.

김대중은 대통령 당선 후에 "재외동포특별법"을 제정했다. 이것은 이중국적을 인정해주겠다는 약속이 변형된 것이다. 미국시민권을 가진 재미동포들도 한국에서 내국민과 비슷한 법적 지위를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보험, 부동산취득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졌다.

미국시민권을 갖고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졌고 미국의 영주권과 비슷한 거소증이라는 제도도 만들어 졌다. 재외동포특별법은 이중국적을 인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중국적 필요성이 대두된 현실적인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기여한 셈이다.

물론 미국영주권자가 한국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에는 차이가 있다. 이것은 국적이 다른 것에서 출발한다. 똑같은 재미한인 이지만 시민권을 가진 한인과 영주권을 가진 한인이 구별된다.

해외거주 한인들 중에는 국적법과 관련해 3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한국국적을 그대로 유지한 해외거주 한국국민이고, 두번째는 한국국적이 아닌 거주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계 거주국 시민이고, 세번째는 한국국적을 가지고 거주국 영주권을 소지한 한국국민이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국민은 흔히 재외국민이라 하고 그 기준은 한국여권을 소지자를 의미한다.

재외 한인들의 이중국적 인정문제가 순조롭지 못하자 이중국적 약속을 지키는 방안 중의 하나로 등장한 것이 재외동포특별법인 것이다. (이 법의 출발점은 1945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대한민국 여권을 소지하고 해외에 나간 한인을 1차 대상으로 규정했다. 국적법에 근거한 셈이다)

재미한인사회가 중심이 돼서 지난 20여년 전부터 본국정부에 제기해온 교민총 신설과 이중국적문제는 김영삼 대통령의 "재외동포재단 신설"과 김대중 대통령의 "재외동포특별법제정"으로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이뤄진 것이다. 때문에 김영삼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은 해외동포정책과 관련 중요한 현안을 하나씩 해결한 셈이다. 야당 시절의 주장보다는 규모가 축소됐지만 교민청 신설이나 이중국적 문제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외교통상부나 법무부 등 관련부처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해외동포정책면에서 커다란 진전을 보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양 김 대통령시대의 이같은 해외동포정책 연장선에서 노무현시대 해외동포정책은 무엇이 될 것인가? 이것은 바로 해외부재자투표 부활이다. 즉 재외국민 참정권부활이다. 이것은 선거일에 해외에 체류중인 대한민국 여권소지자, 즉 한국국민들에게도 투표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한국국적 소지자에세 투표권을 부여하자는 것은 유학생, 해외근무자들이 1차로 포함되지만 넓게는 미국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영주권자도 해당된다.

물론 재외국민 참정권 부활 역시 재외동포특별법과 마찬가지로 국적법에 기초한다. 미국시민권을 가진 한인들에게는 투표권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 역시 혈통주의가 아닌 국적주의가 근거가 된다.

노무현시대에 재외동포정책과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가 현재 사실상 위헌판결을 받아 놓고 있는 재외동포특별법 개정문제다. 당초 "혈통주의"가 아닌 "국적주의"에 근거한 재외동포특별법이 헌재에서 합헌불일치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법으로 정한 기간내에 이를 개정하지 못하면 이 법은 백지화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이 법에 대한 보완작업이 절실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시대의 재외동포정책이 체계적으로 제시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재외동포특별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위헌판결을 내린 것은 잘못된 판결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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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봄에 미국에 이민, 뉴욕 한인타운 한 복판에서 부인과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고 있는 뉴욕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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