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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한겨레신문사를 방문해 최학래 사장, 정연주 논설주간 등 간부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한겨레신문사를 방문해 최학래 사장, 정연주 논설주간 등 간부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한겨레
환담 자리에는 최 사장과 정 논설주간을 비롯해 조영호 전무, 조상기 편집국장, 이상현 부국장, 김종구 정치부장, 정영무 <한겨레21> 부장, 김선주 논설위원 등 한겨레 측 8명과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이 함께 했다.

7층 편집국에서 노 당선자는 사무실 전체를 돌면서 부장급 언론인을 중심으로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고, 조판팀 관계자들과도 반갑게 악수했다.

이번 방문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공식 일정에도 없었다. 이낙연 대변인은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도 가기 전까지 몰랐다"면서 "서울국제포럼 초청 간담회가 끝나고 차를 타고 가는데 동선이 이상해서 물어보니 한겨레로 가는 길이었다"고 전했다.

노 당선자 방문 당시 편집국에 있었던 한겨레 기자는 "근처 취재처에 있는데 오후에 갑자기 회사로부터 당선자 방문이 있으니 들어오라는 통보를 받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방문 직후 공식 브리핑에서 "신문사를 방문했다기보다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두 번이나 만난 원로 언론인과 미국 워싱턴에서 아주 오랫동안 있었던 중견 언론인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로부터 대북 및 한미관계에 대한 유익한 말씀을 듣기 위해서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변인의 설명에 등장하는 언론인은 최학래 사장과 정연주 논설주간이다.

정 논설주간은 "많은 사람들이 같이 환담을 나누는 자리였기 때문에 그렇게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면서 "그래도 현안이 현안인 만큼 북핵 및 한미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사 편집국 내부를 둘러보며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노무현 당선자.
한겨레신문사 편집국 내부를 둘러보며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노무현 당선자. ⓒ 한겨레
노 당선자의 '파격적인' 한겨레 방문을 두고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 청취의 일환'이라는 시각에서부터 '언론개혁 의지의 확고한 표현'이라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방문 시점이 <조선일보>의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 특종 하루 뒤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사모 등 노 당선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상당한 대립각을 세워온 <조선일보>가 8일 특종을 하므로서 "벌써부터 뒷거래를 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조선일보>의 특종에 충격을 받은 것은 노 당선자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겨레>의 전격 방문은 자신의 뜻을 '몸'으로 해명하고, 기밀 누설자와 <조선일보> 측에 '무언의 엄중 경고'를 준 것이라는 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노 당선자는 한겨레 방문에 앞서 낮 12시부터 약 두 시간 동안 중도보수 성향의 중진 학계그룹인 서울국제포럼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는 김경원 회장(사회과학원 원장), 김기환 골드만삭스 국제고문, 김달중 교수(연대 정외과), 김병국 교수(고대 정외과), 양수길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홍석현 중앙일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노 당선자는 인사말에서 "평소에 저에 대해 걱정스런 선입견이 많다는 것을 안다"며 "오늘 저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제대로 보고, 모자란 것은 꼬집어 말하고, 조언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원 회장은 "노 당선자는 말은 'NO'이지만 내용은 'YES'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형식상으로는 포럼측에서 초청한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노 당선자의 요청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는 9일 하루동안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에 대해 평화포럼부터 한겨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을 청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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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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