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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무인 판매소가 있는 우리동네는 집이 반이고 간혹 공장이나 창고가 있으며 동네의 반쯤은 밭이다. 아직 밭에는 뛰엄뛰엄 파나 양배추들이 눈에 뛴다. 어찌 되었건 주소가 동경인데도 이쪽 저쪽에서 농사를 지으며 한편으론 자영업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도시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 일 것 같다.
이 무인 판매소는 우리동네 주택가에 있는데 제법 집도 좋고 정원도 널찍하다. 가끔은 동네 사람이 아닌 듯한 사람들이 승용차를 가지고 와서 이것저것 물건을 차에 실어 가는 모습도 보인다.
물건 가격은 동네 점포의 절반 가격보다 싸게 파는데 아마도 직접 재배한 것을 파는 듯하다. 여러 가지 채소들을 내어놓고 팔고 있는데 다들 정직하게 물건값을 계산하여 돈 통에 잘 넣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이 무인 야채 판매소가 내가 이 동네로 이사한 이래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면 좀도둑이나 사람들이 무리하게 적게 계산하여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무인판매소와 경비인이 지키고 있는 대형 판매소와는 걸어서 10분 거리다. 한 거리에서 두개의 판매 형태를 가진 가게가 존재하는 것은 논리나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이 세상살이의 재미인가 보다. 요지경 같은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