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보다 만화를 생활화하고 좋아하는 나라가 있을까? 전차안 독서로 유명한 일본인의 대부분이 만화책을 읽고있다는 사실을 아는 한국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의 만화문화가 다른 점은 많이 있다. 일본 사람은 만화를 사서보고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만화방 같은 곳을 이용해 빌려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최근 몇 년에 일본에서도 한국과 같은 만화방이 성황을 이루고있다. 만화방은 주로 한 시간당 얼마 하는 식으로 요금을 받으며 안에서 라면이나 커피 등 주전부리할 것을 같이 팔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사용과 만화방이 결합된 형태의 만화방이 성황을 이루는 것같다. 이용료는 한 시간에 400엔하는 곳에서 600엔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그래도 일본의대부분의 사람들은 만화를 사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편의점에 가면 잡지와 함께 만화코너가 선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다. 일본 최고의 서점 체인인 '기노쿠니야'는 6년전쯤 신주쿠의 일급상업지에 만화전문 판매점을 만들기도 할 정도로 만화는 서점이나 편의점에서 많이 팔리는 상품이다. 가격은 300-600엔 정도로 한번보고 버릴 만화인데 약간은 비싸단 생각이 들 정도의 가격이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화는 단연 사이토 다카오(67)씨의 <고르고13>이다. <고르고13>은 1969년 첫판을 찍어내 오해로 30년을 넘은 장수 저격수 만화이다. 2000년11월1일까지 판매 부수가 1억5천만부를 팔았다고 한다.
일본의 만화 인구의 층은 두터워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여러 매니아를 노린 전문만화도 많이 있다. 그 하나가 한국에선 금지되어있는 마작 만화이다. 내용은 주로 마작의 명인 등이 관련된 내기 마작과 야쿠쟈 조직 등과 관련된 야쿠자 만화와 마작만화를 동시에 그려 내고 있다. 도박과 관련된 또 하나는 빠찡코 만화이다.
이 내용은 도박이라기보다 차라리 빠찡코 기계의 특성을 연구하거나 파찡코의 흐름을 파악해 몇 개의 구슬로 대박이 터지는가 하는 내기와 대박을 몇번이나 연속 더 터트리는가를 경쟁하는 내용이 일반적이다.
만화의 필자들이 빠찡코나 마작의 프로들이라 마작이나 빠찡코를 아는 사람들만이 깊은 만화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같다.
사실 일본의 만화가 한국만화와 확실히 다른 점은 성인만화부분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여러 규제에 의해 만들기도 또 판매하기도 힘들지만 일본에서는 성인만화가 어디에서나 눈에 띈다. 편의점에는 반듯이 몇몇 종류의 성인만화가 선반에 당당하게 전시돼 있다. 한국에 비하면 한마디로 성인만화 천국이다.
성인만화 옆에는 물론 어린이용 소년점프같은 것도 같이 놓여있다. 어지간한 한국사람들이라면 아이들에게 보이기 민망한 노골적인 성인만화를 옆에 여자가 서있는데도 들춰보기는 힘들 것이다.
그런데도 일찍부터 여러 성인잡지를 접하는 일본의 어린이들이라도 성적으로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일찍부터 TV 등에서 성적 피노출의 훈련을 받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만화의 과다한 성노출이나 잔인한 그림 등은 일본 만화의 부정적인 면으로 일본에서도 많은 지적을 받는다. 그래도 일본인은 시간과 공간만 있으면 남의 눈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즐긴다. 만화로 즐거운 일본인들에게는 만화의 부정적인 면은 별로 안중에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