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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보복은 없어야 되지만 정당한 처벌은 반드시 있어야 나라가 제대로 선다.
우리나라 근대 정치사에 정치 보복은 아무래도 이승만의 조봉암 사형이 그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이전에도 유사한 사건들이 많이 있었겠지만 조봉암 사건을 먼저 드는 이유는 이승만이 대통령이 된 이후 즉 우리나라가 반쪽짜리 국가로 대통령이라는 제도를 도입한 이래 제왕적 대통령이 누릴 수 있는 무한한 권력의 힘으로 무고한 생명을 나에게 위협이 된다라는 이유만으로 죽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박정희의 김대중과 김대중 추종자들에 대한 탄압은 그들의 행위에 대한 정당한 처벌이라기보다는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죄라는 괘씸죄에 걸린 정치 보복이었다. 이러한 정치 보복은 결코 이 나라가 잘되어지는 상생(相生)의 정치가 아니라 공멸의 길로 가는 첩경이다.
그러나 상생(相生)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지론을 가진 입장에서 부언 설명을 하자면 세상은 어느정도 상생과 상극(相剋)이 서로 견제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성장하고 융성해진다라고 보는 것이다. 요즈음에 사람들이 상생의 정치를 말하는 이유는 그동안 너무나 상극에만 - 좀 더 지나치면 보복성 상극에만 - 치우쳤기 때문에 상생을 하여 중화시키자는 뜻의 다름 아니다.
좀더 간단하게 판단을 하자면 적정한 댓가를 주는데 그것이 받는 사람에게 호의적이고 기분 좋은 것이면 보상이고 플러스이며, 받는 사람에게 불이익이면 처벌이다.
여기서 상생이 지난 과거를 용서하고 서로 포용해주는 것이라면 상극으로 대치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정당한 처벌이다. 이번 살생부 파동에서 보인 박상천 류의 억지 논리 - 선거에 기여했느냐 보다 누구에게 충성했느냐가 기준이다 - 는 결코 맞지 않는다. 경선에서 패한 자가 살생부에서 곤욕을 치르는게 아니라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서 그런 불명예를 떠안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해줘야 하는 것이 바로 정당한 처벌이다.
경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곤욕을 치를 것이면 정동영은 박상천보다 더 큰 역적 중에 대역적이 되어야 맞지만 경선에서 패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를 위해 전국을 뛰어다니며 선거 지원 유세를 해준 정동영을 우리 민초들이 어떻게 평하는가. 정동영은 보상을 받아야 하고 박상천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처벌은 필요하다. 그것이 어떠한 색깔의 옷을 입었던 그것은 캔버스에 물감을 쳐바를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다만 그것이 우리가 제일 경계해야 될 '괘씸죄' 항목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고 이번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또는 소극적이거나 엉거주춤하게 딴지를 걸고 방해를 했던 사람들은 나름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일반 사람들이 바라보는 살생부가 주는 의미이다.
더 간단하게 말해서, 거기에서 '피투성이'님도 스스로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누군가는 1등공신이어야 하는데 3등 공신으로 잘못 평가되었다고 그랬는데 그런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국민들 대다수가 같이 공감하는 것들이다. 이말은 이에 따라 그렇게 처벌을 하면 국민들은 그것이 곧 민심이고 천심임을 지켜본다라는 말이다.
더구나 국회의원이란 일개 개인의 자격만이 아니다. 한 지역구를 대표해서 뽑힌 사람으로써 지역구민들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그들의 뜻과 다르게 행동한다면 더이상 대표(representative)가 될 자격이 없다. 그것이 바로 처벌이다. 노무현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국민경선에서 '당당하게'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음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래서 뛰쳐 나가거나 후단협으로 한 목소리를 낸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의 칼라를 끝까지 보여라. 그 칼라를 제대로 보이게 해주는 것이 바로 처벌이다. 처벌이나 용서와 화합과 포용이 크게 다른게 아니다.
정치인들의 말의 성찬으로 과거는 다 잊고 화합과 화해의 길로 상생의 정치를 한다 어쩐다 하는 것은 과거 김대중이나 그 이전 전두환 노태우도 써먹던 말로서 그 누구에게도 씨알머리도 안먹히는 말장난이 될 뿐 정작 여기에는 살떨리는 '정치 보복'이 숨어 있을 수도 있음을 우리 국민들은 과거 역사를 통해 알고 있는 것이다.
처벌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들의 과거 행적에 따른 정당한 처벌을 하여 그들은 그들대로 뭉쳐 또 다른 길을 가도록 해줘야 노무현의 노무현 색깔의 참신하고 결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이 생길 수 있고 그런 노무현 정부가 향후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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