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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용철

전세계 100개국에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국제반전의 날'이 진행된 것에 발맞추어 국내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라크 전쟁 반대와 한국군의 이라크 전쟁 파병을 반대하는 반전운동이 전개되었다.

평화실현 공동행동·여중생 범국민대책위가 2월 15일 오후 3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최한 2·15 국제 공동 반전평화 대행진(이하 반전평화 대행진)에는 국내인 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캐나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참여했으며, 동성애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도 함께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미국의 이라크 공격 반대,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반대, 한반도위기를 조장하는 미국의 대북적대(압살)정책과 한반도 전쟁 위협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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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6개 도시에서도 동시 개최된 반전평화 대행진은 미국의 베트남전쟁 반대시위 이후 세계 최대의 반전운동으로 미국의 군사적 패권주의에 맞서는 세계 시민사회의 연대를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이날 반전평화 대행진에는 지난 2월 7일 전쟁을 온몸으로 막기 위해 이라크로 떠난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한상진(38. 남), 남효주(17.여), 이영화(43.여)씨에 이어 2월 16일 2차로 출국하는 한국 반전평화팀 허혜경(28.여)씨 등 4명의 평화운동가가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미국의 對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선전전, 서명운동, 반전 페이스 페이팅 등 다채로운 반전행사가 펼쳐졌고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이주노동자들과 무슬림들이 'NO WAR'가 적힌 보랏빛 풍선을 흔들며 반전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과 하나가 되었다.

지체 장애인들, "정신나간 부시 부셔버려!"

다양한 현수막과 볼거리가 존재한 반전평화 대행진에 단체 현수막이나 피켓은 없었지만 의미있는 참석자들이 눈에 띄었다.

인천장애인이동권연대 회원인 지체1급장애인 이진훔씨
인천장애인이동권연대 회원인 지체1급장애인 이진훔씨 ⓒ 박신용철
반전평화 대행진에 참석하기 위해 부천에서 휠체어에 몸을 싣고 두시간 이상을 지하철을 타고 온 인천이동권연대 회원들.

이진훔(지체1급 장애인. 42)씨 등 3명의 지체장애인들은 오후 2시 부천역에서 출발해 대학로에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야 반전평화 대행진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들과 함께 온 인천장애인이동권연대 이대우(비장애인. 사회진보연대 집행위원)씨는 "부천에서 대학로를 오려면 서울역에서 갈아타는데, 1호선에서 4호선을 갈아 타야한다"며 "일반 사람들은 서울역에서 환승하기 위해 그냥 통로로 지나가면 되지만 장애인들은 지하철역 밖에 나가서 빙 돈후에 한참만에 리프트를 타고 와야 한다"고 장애인이동권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대우씨는 "오늘도 리프트가 고장나서 고생했다"며 "제발 지하철역에 있는 리트프를 계속 사용하기 보다 승강기 설치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들 지체장애인들이 반전평화 대행진에 참여한 것은 "전쟁반대나 평화문제나 누구나 해야 하는 문제"라는 판단하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씨는 "장애인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장애인들도 평화운동에 같이 해야 한다"면서 "전쟁반대 평화문제는 보편적으로 전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자신만의 패권을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정신나간 부시가 전쟁위기를 초래하고 한반도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반전평화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누구나 열심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체장애인들은 국제공동반전평화 대행진 참석후 광화문 촛불시위에도 참여해 올바른 한미관계 정립을 요구했다.
지체장애인들은 국제공동반전평화 대행진 참석후 광화문 촛불시위에도 참여해 올바른 한미관계 정립을 요구했다. ⓒ 박신용철
인천장애인이동권연대 회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진훔씨는 "힘으로 약자를 깔아뭉개려는 부시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미국이 남아 있는 옛날 폭탄을 이라크에 쏟아 부으려고 하니까 나쁘다"고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했다.

이씨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후에도 계속해서 반전평화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대학로에서 종묘공원까지 평화행진을 하는 동안 이들 지체장애인들은 'NO WAR,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따라하며 연신 즐거워 했다.

이들을 지켜본 시민들은 "야, 장애인도 하네" , "아이구 이쁘네", "비장애인인 자신이 오히려 부끄럽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오후 6시경 종묘공원에서 반전평화 대행진을 끝마치고 광화문 촛불시위에도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 촛불시위는 경찰들이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평화집회를 보장하겠다던 약속을 깨고 촛불시위를 강압적으로 봉쇄하려 했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이진훔씨 등 시민들은 갑작스런 경찰들의 강압적 봉쇄에 맞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 경찰들은 지체장애인이 있다는 시민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강경저지로 일관하다가 시민들의 반발로 전경들이 휠체어를 들어 촛불시위대 밖으로 끌어냈다.

이들 지체장애인들은 인천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또다시 2시간 30분이 넘는 가시밭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촛불시위가 끝나기 전에 지하철역으로 향하면서 '반전평화에 모든 사람이 함께 해야 한다'는 평화메세지를 남겼다.

광화문 촛불시위에서 경찰들은 지체장애인이 있다는 시민들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제진압을 시도했다.
광화문 촛불시위에서 경찰들은 지체장애인이 있다는 시민들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제진압을 시도했다. ⓒ 박신용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에서도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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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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