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비정규직 근로자 집단 해고는 김장환 사장이 "지나치게 인원(비정규직 근무자)이 많다"고 지적한 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극동방송은 김장환 사장이 지난달 대전과 창원지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다'고 지적한 이후인 지난 3월 12일 총무국장 명의로 임시직 상근 근무자 정리 방침을 각 지방사에 시달했다.
창원과 대전 극동방송은 본사의 지침에 따라 각각 7명과 6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구두로 해고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전체 정리 대상 인원은 14명 안팎으로 방송 근무 직원을 포함 창원지사가 7명으로 가장 많고, 대전이 6명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14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한 극동방송은 올 초 선발한 11명의 정규직 사원을 곧 각 지방사에 현장 배치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극동방송의 인사 담당자는 "비정규직 근무자로 인해 발생하는 월 부담비용이 1500여만원이나 되는데다 신규 정규직 채용으로 담당 업무가 중복돼 회사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인력 편제를 단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담당자는 또 "이들 인력들은 지방사가 중앙사의 별도 통보 없이 자체적으로 선발한 비정규직으로서, 인력 정비 차원에서 시행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극동방송은 현재 무급 자원봉사제도를 통해 필요한 업무량을 소화할 인력을 구해왔으나, 방송 등 책임성과 연속성을 담보로 한 업무직에 있어서는 유급 상근 파트타임 직원을 지방사에서 자체 선발해왔고, 이들이 이번에 정리 대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에 대한 불평 처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교방송을 표방하는 극동방송이 사측의 논리만을 강변해 집단 정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극동방송의 또다른 관계자는 "그들에게 신앙인으로서 희생과 헌신을 전제로 일을 맡겼고, 처우와 거취 문제는 전적으로 회사에 일임한 상태"라며 이들의 정리가 도의적으로나 법적으로 하자가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고용계약서 등을 체결하지 않고, 월 50만원 안팎의 교통비 명목의 급여를 받으며 그간 상근했고, 정규직과 동일하게 근태 관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에 정리 대상에 오른 A씨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한 입으로는 신앙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한 편에서는 비신앙적인 행태를 보이는 곳이 극동방송"이라며 개탄했고, B씨는 "극동방송에서 일했던 시간들을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라고 하는 등 극도의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극동방송 관계자는 "비정규 근무자들은 정규직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대감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회사는 모든 이들에게 공개채용에 응하게 했고 불행히도 필기에서 전부 낙방했다. 그런 이들을 끝까지 품어야 할 의무가 회사에 있는지 의문이다. 이것을 문제삼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극동방송 자체 내규나 조직 구성을 명목으로 많게는 2년 가까이 상근한 비정규 직원을 일거에 정리하는 것은 명분상으로도 부적절 하다는 평이다.
극동방송의 한 직원은 "노무현 대통령 정부가 노동자 친화적 정부라는 점을 김 목사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편법이 아닌 불법적인 비정규직 인력 남용 시비를 사전에 근절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원은 또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새 사람이 들어왔으니 너는 필요없다, 나가라'라며 내쫓는 것은 실질적 의미의 부당 해고일 뿐만 아니라, 평소 직원들에게 '노동자가 아닌 선교사'라고 강조해온 김 목사의 신앙논리와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현행 노동법에서는 연단위로 고용 계약을 갱신한 비정규직 직원과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1개월 이전에 계약 해지 통보를 하고, 퇴직금조로 2개월분 이상의 급여를 제공함으로써 고용관계를 정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 근속 기간이 1년 이상이라 할지라도 별도의 계약을 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