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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미 대통령은 18일에 있은 최후통첩을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요구했다고 전한다. 사담 후세인과 그의 아들들에게 48시간내에 이라크에서 떠날 것과 원유를 파괴하지 말 것과 이라크내의 외국인에게 이라크에서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전한다. 이제 중동엔 또다시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10월 미의회는 "이라크에 의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안보를 방어해야 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에게 전쟁 권한을 승인했다. 그러나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지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이라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려는 미국의 행위는 근대 역사상 전례가 없는 불행한 일임에 분명하다.

전쟁을 전제로한 미국내 언론과는 달리 미국내에도 반전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7일 <뉴욕타임지>에 실린 전 그리스 주재 미국대사관의 정치자문이었던 존 브래디 키슬링은 사직서를 통해 "미국에 대한 나의 신념과 가치는 내가 외교활동을 하는데 최고의 무기였지만 최근 미국의 정책은 미국의 가치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모순되는 것이다"라고 부시의 일방적인 외교를 비판했다.

키슬링은 "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을 수 없다"고 밝히며 미국의 정통성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부시의 강렬한 추구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슬링은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방법이 엄청난 군사력뿐인가?"를 묻고 "지난 2년간 미국은 전 세계 우방들에게 고귀한 가치 대신 편협하고 돈을 쫓는 미국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12일 커먼드림스 뉴스를 통해 "부시대통령의 이라크 전쟁계획에 양심상 동조할 수 없어 사직한다"고 밝힌 전 외교관 존 H 브라운은 "전 세계를 통해 미국은 적법하지 않는 무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부시가 다른 국가를 경시해 보는 것은 그가 민간외교를 무시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곧 반미주의의 세기를 낳게 될 것이다"라며 부시의 전쟁계획을 경고했다.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세계적 석학 노암 촘스키교수는 <제국과의 대결(Confronting the Empire)>이란 제하의 강연을 통해 이번 전쟁은 폭력으로 전 세계를 지배하려는 미 제국의 계획이 본격화된 것이며 이에 대한 전 세계 민중들의 저항도 이미 거세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촘스키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사회적 프로그램을 축소하기 위해 나라를 적자상태로 내몰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여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자신들의 명령에 복종토록 하기 위한 온갖 악마들을 불러들이고 있다"며 레이건 시대의 인물과 전략의 재판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촘스키 교수는 강연을 통해 반전의 국제사회의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1이 국제사회의 최대의 위협으로 이라크나 북한이 아닌 미국을 꼽았으며 또한 시사주간지 타임의 여론조사에서도 80% 이상의 유럽인 또한 국제사회의 최대의 위협으로 이라크나 북한이 아닌 미국을 꼽았다고 전했다.

촘스키 교수는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전쟁을 반대하고 있으며 이번 전쟁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새유럽(New Europe)에서도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촘스키 교수는 최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탈리아(80%),스페인(75%), 폴란드(70%), 체코(65%)의 국민들이 이번 전쟁을 반대하고 있으며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덴마크, 포르투칼, 헝가리에서도 많은 국민이 이번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번 전쟁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영국에서도 40%의 국민은 무조건 반대, 90%의 국민은 미국의 일방적 공격을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촘스키 교수는 지난 해 10월 이라크와 알 카에다류의 테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이라크를 공격함으로써 서구에 대한 테러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CIA의 미 의회 보고를 소개했다.

UN과 국제사회를 포함한 국제여론은 분명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전쟁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만이 아니 부시 행정부만이 전쟁이 최선의 정책인 것처럼 전 세계를 전쟁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세계패권을 노린 미국의 오만함이 드러난 것으로 전 세계인의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걸프전 이후 미국은 UN사찰단을 통해 이라크내에서 무기사찰과 감시를 계속해 왔고 지난 10년간의 경제제재를 통해 반 아사상태에 놓인 이라크를 봉쇄해 왔다. 무엇이 더 필요한지 묻고 싶다. 이라크 주변국들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이라크는 이미 이 지역에서 약한 나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전쟁을 위한 최후통첩에 앞서 "미국에 대한 나의 신념과 가치는 내가 외교활동을 하는데 최고의 무기였지만 최근 미국의 정책은 미국의 가치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과도 모순되는 것이다"며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인 외교정책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던진 한 외교관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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