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정부는 시. 도, 군단위 등지에서 야생동물의 밀렵. 밀거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밀렵단속반편성 운영과 민간단체의 밀렵감시단이 운영되고 있으나 고질적인 밀렵. 밀거래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세계자원보고연구소의 2000∼2001년 ‘세계자원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토 1평방킬로미터 당 야생동물의 수가 95종이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조사대상 155개국 가운데 131위로 야생동물의 최빈국인 셈이다.
학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만8천29종의 야생동물이 존재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으나 야생동물의 최빈국으로 전락한 원인은 무분별한 산림훼손의 영향도 배제하지 못하겠지만 환경부는 이 같은 원인을 밀렵으로 보고 있다.
보신 문화 맹신풍조, 사람들의 입 속으로 사라지는 희귀 동물
우리나라 야생동물 밀거래 시장규모는 연간 3천억원, 사정이 이쯤 이르자 밀렵꾼들은 건강(정력제), 장수의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야생동물 보신애호가의 수효를 맞추기 위해 비무장지대까지 침입하여 사향노루도 밀렵의 대상으로 삼고 심지어 암컷 물개에 돼지 생식기를 달아 수컷으로 둔갑시키는가 하면 까마귀, 오소리, 구렁이 등 정력에 좋다고 소문난 동물들을 상품화하고 있다.
또 보신탕, 용봉탕, 생사탕, 토룡탕 등 사람들의 보신 행각이 두드러지면서 탕의 종류도 다양해져 전국에 산재해 있는 대부분 건강관련 업소를 찾아 정력강장제로 불리고 있는 뱀탕, 개구리탕, 오소리, 고라니, 산양, 수달과 같은 희귀 동물도 선금을 주고 주문하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11월, 이처럼 야생동물이 몸보신 효과에 탁월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겨냥한 야생동물 밀수입 업자가 중국산 뱀을 국내산으로 속여 유통시키려다 세관에 적발되기도 했으나 이렇게 몰래 유통된 뱀은 지방업자 손을 거쳐 건강원으로 넘겨져 죽어 가는 사람도 살리는 먹구렁이라며 300∼400백만원까지 받기도 한다.
더구나 현재는 강력한 야생동물 밀매 단속이 벌어지자 보신족들은 방콕까지 원정을 간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태국 뱀집들은 한국의 보신족을 대상으로 한글 간판까지 내건 상태이고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것은 정력제 중 최고라는 코브라. 살아있는 뱀의 눈알이나 쓸개를 술에 담아 내 놓으면 금방이라도 정력가가 될 듯 단숨에 술잔을 비운다는 것이다.
간 전문의인 고려대 의대 이창홍 교수는“ 간장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에 가끔 희귀한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감염된 사람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각종 동물을 생식하기 때문으로 나타난 증세이고 이 같은 희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치료에 애를 먹게 된다 ”고 말했다.
또 이교수는 “ 지난 1988년 실제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는 뇌 속에 거대한 기생충과 많은 알이 기생하고 있는 환자가 발견된 적이 있는데 이 환자는 4개월 동안 심한 두통과 언어장애를 겪다 병원을 찾았다는데 이 30대 남자는 평소 뱀을 보혈강장제로 즐겨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이순형 교수는 “뱀이나 개구리에는 스파르가눔이나 피브리콜라 등의 기생충이 있으며 그 위해가 장기적으로 나타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보신 문화는 단지 사치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보약으로 알려진 희귀 동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질병은 자칫 자신을 불행으로 몰아넣기도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밀렵꾼들의 야생동물 포획 방법
밀렵이 성행하는 겨울철이 되면 전국의 산에는 밀렵꾼들이 덫, 그물, 올무 등 밀렵 도구들이 무수히 설치하고 야생동물들을 노리고 있다. 경남경찰청에 다르면 지난 겨울 구속된 경남의 한 밀렵꾼은 3천여 개가 넘는 올무를 직접 만들어 팔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밀렵꾼들의 밀렵은 방식도 다양해져 자동차 전조등을 비춰서 잡는 ‘차치기’, 미끼를 건드리면 바위가 떨어지는 ‘벼락치기’, 동굴의 굴을 파는 ‘굴파기’굴속에 연기를 피워 넣는 ‘연기 피우기’등 각종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밀렵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공기총을 불법 개조한 고성능 총기와 불법 수입 총기사용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 밀렵은 조직화되어 차량으로 이동하며 사냥을 하는 사람들은 소규모 조직으로 움직이고 이들에게 총기를 제공하는 불법 총기상들도 은밀한 조직으로 이루어져 적발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밀렵꾼들에 의해 다리가 부러지고 살이 찢기고 온몸이 뒤틀린 채 처참하게 죽어가는 야생동물들은 인간의‘보신’을 위해 거래가 되고 그 규모는 연간 3천억원대로 추정하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희귀 동물의 경우는 부르는 게 값이고 보통 살아있는 사향노루가 5백만 원에서 3천만원 이상, 산양이 3백만원 이상, 노루, 오소리, 독수리는 1백만원 이상이다.
또 반달가슴곰은 1억원∼ 3억원, 저어새는 1천만원 이상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전문 밀렵꾼들은 보신 선호족들의 수효를 충당하기 위함은 물론, 거액을 노리고 밀렵행위를 한다는 추정이다.
경남경찰청·낙동강유역환경관리청 밀렵. 밀거래에 관한 방안
현재 경남지역 밀렵은 지리산 일대가 중심이 되고 있으나 고성, 남해, 의령, 창녕, 합천군 등 그 범위가 날로 광범위하게 증폭됨에 따라 경찰청과 환경청은 경남 전지역을 밀렵 단속지역으로 정해 놓고 밀렵, 가공, 판매, 밀거래 행위와 야생동물을 사먹는 행위 등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을 벌인다.
단속에서 적발되는 상습 밀렵사범은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법정 최고형을 벌금을 물게 되고 일반 야생동물을 밀렵했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7년부터 멸종위기 야생동물 37종, 보호야생동물 99종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밀렵과 거래는 나날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의 밀렵적발 건수는 1997년 192건, 98년 194건, 99년 407건 그리고 지난해는 766건으로 해마다 거의 4배 이상씩 증가 추세이고 경남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27일부터 지난달까지 야생동물 밀렵. 밀거래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모두 129명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이 기간에 모두 97건의 밀렵. 밀거래사건을 적발해 관련자 129명 가운데 1명을 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12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거된 밀렵. 밀거래사범은 총기사고 등 총기관련사범이 60명으로 가장 많고 동물 포획 21명, 엽구 및 독극물 설치 등 9명(구속 1명 포함), 총기 휴대상태 배회 15명, 밀거래 5명, 포획물 미신고 2명 등이었다.
또 이들이 포획하거나 밀거래한 야생동물은 꿩이 27마리로 가장 많았고 오리류 22마리, 고라니 14마리, 오소리 6마리, 멧돼지 5마리, 노루와 토끼 각 2마리, 비둘기 등 기타동물 54마리 등 총 134마리였고 단속기간에 올무 59개, 덫 3개, 뱀그물 2개 등 64개의 불법엽구를 수거했다.
대한밀렵감시단 경남, 울산 본부장 김평경씨는“ 대부분의 밀렵은 야생동물 서식지 부근의 주민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들은 밀렵에 대한 죄책감이나 환경에 대한 개념은 염두에 없고 오로지 심심찮게 들어오는 돈 재미에 야생동물의 씨를 말리고 야생동물을 하나의 상품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김 본부장은 “더구나 지난 2월6일 밀렵감시단 거창지역에서는 거창지대장 모씨가 밀렵 행위를 자행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 ”고 개탄했다.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청장 손희만)은 지난 2월말 겨울철 야생동물밀렵특별단속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밀렵·밀거래 행위가 다시 성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경남경찰청, 밀렵감시단과 합동으로 오는 4월말까지 특별단속반을 편성 단속활동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 기간동안 민간환경단체, 군,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여 올무, 창애 등 불법엽구를 집중 수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