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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연대의 '파병반대 청와대 1인시위' 5일째 시위자로 참여한 가수 신해철씨. 신씨는 이날 '상복'의 의미로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맨 채 검은 신발을 신고 시위를 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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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김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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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침공에 대한 파병 반대에 연예인들도 뜻을 보탰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참여연대의 '파병반대 청와대 앞 1인 시위'의 5일째 참여자로 영화배우 방은진씨와 가수 신해철씨가 나선 것. 두 사람 모두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로부터 1인 시위 제안을 받고 흔쾌히 응했다는 후문이다.
방씨는 이날 오전 11시 '주자'로 나섰고, 이어 정오부터 신씨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번 1인시위는 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2시까지 하루 4명의 시위자가 릴레이 형식으로 벌이고 있다.
방은진씨 "침략전쟁 참전이 '한-미 동맹' 정신인가"
오전11시 '이라크 국민의 희생으로 얻는 한반도 평화는 원하지 않는다'는 피켓을 들고 영화배우 방은진씨가 1인 시위에 들어갔다.
방씨는 1인 시위 참여 이유에 대해 "이라크 침공 및 파병반대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방씨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 박순성 교수)로부터 시위제안을 받은 것은 지난주. 방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참여연대 간사에게서 1인 시위 계획에 대한 얘기를 듣고 흔쾌히 참여의사를 밝혔다.
방씨는 "개전 소식을 듣고 그 어느 때보다 비통했다"며 "이 전쟁에 우리 정부가 정말 지지선언을 하겠느냐 싶었는데 (노 대통령이 지지선언을 해서) 너무 안타깝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파병이유에 대해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취지에서라고 설명했는데, 침략전쟁에 참전해야 한다는 것이 동맹정신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조차 거치지 않고 단행한 침공에 우리나라가 참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씨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파병결정 철회'를 부탁하는 메시지도 밝혔다. 방씨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지금까지 행보를 보며 과거 통치권력의 모습이 아니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이번 지지표명을 보고서 실망했다"며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겠지만 이제라도 파병 및 지지표명을 거두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해철씨, "석유광에 기독교 우파 앞잡이인 부시가 바로 악의 축"
이어 낮 12시 10분께 가수이자 현재 심야 라디오 음악방송 진행을 맡고 있는 신해철씨가 뒤늦게 등장했다.
그는 10분 '지각'한 이유에 대해 "우리같은 사람에게 이 시간은 일반인의 새벽 3시쯤에 해당하는 시간"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이렇게 시위에 나오게 된 이유는 부도덕한 전쟁에 우리의 청년들을 보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신씨는 "이번 참전 이유로 '국익'을 내세우는데 이는 더 큰 국익을 보지 못한 좁은 생각"이라며 "파병한다면 향후 우리 후손에게 도덕적 부담감만 물려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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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신해철씨가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려다 그를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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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김지은 |
입담이 좋기로 유명한 그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석유광에 기독교 우파 앞잡이인 부시가 바로 악의 축이며 미국이 깡패국가"라며 "뿐만 아니라 대량살상 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미국이 오히려 온갖 살상 무기들을 실험하는 등 이번 침공은 온통 모순 투성이 전쟁"이라고 일축했다. 또 그는 "이번 전쟁으로 미국과 미국민은 도덕적 3류 국가로 전락했다고 본다"고 못박았다.
검은색 스니커즈, 검정 양복에 검정 넥타이를 매고 시위에 참여한 것이 눈에 띄었다. 신씨는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생명들을 위한) 상복의 의미로 이렇게 입고 왔다"며 "개전 소식을 듣고 비참하고 침통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앞으로도 자신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 어디든 합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어 현재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을 통해서도 청취자들과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도 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는 현재 몇몇 대중 음악인들 사이에 반전 및 파병반대를 위한 연대의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도 귀띔했다. 신씨는 "이번 이라크 침공과 관련해 많은 사람(대중 음악인)이 반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조만간 여러 사람이 모여 연대 계획 및 의견을 밝히는 자리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참여연대의 1인 시위는 애초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150여m 떨어진 경복궁 돌담길 아래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1인 시위에는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현재 참여연대는 홈페이지(peoplepower21.org)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으며 오는 27일 까지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박순성(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 교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가수 정태춘씨 등 16명이 이번 시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