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돌산 무술목에는 대미산(해발 359m)이 있습니다. 대미산 정상에는 산성과 봉수대가 있을 뿐만 아니라 노루귀가 자생하고 있어 지난 주말 활짝 핀 노루귀를 기대하면서 대미산을 올랐습니다.
아직 철이 일러 들꽃을 별로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오르기 시작하자마자 제비꽃, 광대나물, 냉이가 보입니다. 조금 오르니 양지바른 곳에 양지꽃이 드문드문 있습니다. 가파른 언덕길을 계속 오르는데 춘란의 꽃이 보입니다. 조금 더 가니 솜나물과 생강나무 꽃이 있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남산제비꽃이 곳곳에 보입니다.
정상 바로 아래 노루귀가 숲속의 공주처럼 아름답게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꽃이 먼저 피는 노루귀는 잎의 모양이 노루의 귀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노루귀라고 합니다. 정신 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먼저 올랐던 등산객들이 내려오면서 자기들이 올라갈 때는 이 아름다운 꽃을 왜 보지 못했을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나도 3년 전만 해도 그랬는데….
산성에 올라 다도해 절경을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에 혹시나 해서 다시 살펴보니 빗살현호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활짝 핀 노루귀만 봐도 원이 없었는데 이렇게 많은 들꽃을 만났으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4계절이 뚜렷해 들꽃이 많은 우리나라는 진정 복 받은 땅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