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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를 주제로 한 <나팔꽃 콘서트>는  11일 오후6시 30분 부터 3시간 넘게 제천시민회관 지하 소강당에서 2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차별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를 주제로 한 <나팔꽃 콘서트>는 11일 오후6시 30분 부터 3시간 넘게 제천시민회관 지하 소강당에서 2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 정홍철
제천시장 장애인 차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의 주관으로 열린 <나팔꽃 콘서트>는 당초 오후 6시 30분 제천시민회관 광장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새벽부터 내린 비로 인하여 시민회관 지하 소강당에서 열렸다.

콘서트의 첫 무대는 새하의집 ‘HOT’의 신나는 힙합댄스로 막을 올렸으며 이어 제천시종합사회복지관 수화동아리 ‘하자’의 수화공연으로 ‘마법의 성’과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2곡이 수화와 함께 공연됐다.

수화공연 제천시종합사회복지관 수화동아리 '하자'는 수화공연으로 '마법의성','얼굴찌푸리지 말아요' 두곡을 공연했다.
수화공연 제천시종합사회복지관 수화동아리 '하자'는 수화공연으로 '마법의성','얼굴찌푸리지 말아요' 두곡을 공연했다. ⓒ 정홍철
‘하자’의 수화공연으로 1부 공연은 마치고 잠시 후 2부 공연으로 <나팔꽃>의 공연이 시작됐다.

공연에 앞서 (사) 장애우권익문제 연구소 김정열 소장은 “<나팔꽃>의 모토인 ‘작게, 낮게, 느리게...’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회속에서 차별 받는 그룹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며 “비록 큰 무대는 아니지만 이러한 마음이 홀씨가 되어 조금씩 곳곳에서 피어나게 된다면 들꽃처럼 우리의 이야기들이 들풀처럼 전해지게 된다”고 콘서트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무대 뒤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지신 분들, 이 문제를 냉정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여타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한 분들이 이러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그러한 분들의 마음이 모두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소박한 바램을 내 비쳤다.

'나팔꽃의 나팔수' 홍순관은 CBS <기쁜소식 좋은 세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100여회에 걸친 정신대 할머니 돕기 순회콘서트 <대지의 눈물>은 미국, 일본, 한국사회에서 큰 반응을 얻을 만큼 그의 활동에 전환점이 되었다.
'나팔꽃의 나팔수' 홍순관은 CBS <기쁜소식 좋은 세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100여회에 걸친 정신대 할머니 돕기 순회콘서트 <대지의 눈물>은 미국, 일본, 한국사회에서 큰 반응을 얻을 만큼 그의 활동에 전환점이 되었다. ⓒ 정홍철
2부의 첫 번째 무대는 100여회에 걸친 정신대 할머니 돕기 순회콘서트로 잘 알려진 홍순관의 <늘 푸른 세상에 살고 싶어라>로 콘서트의 막을 올렸다.

홍순관은 노래에 앞서 “불평등한 세상에게는 숲을 보여주고 싶다”며 “어떻게 나무와 꽃들이 숲을 이루어 가는가를 불평등한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 제천시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와 윤도현이 부른 <가을 우체국 앞에서>의 작곡가인 김현성은 “장애우 문제를 다시 되새기는 오늘 이곳 제천에 축하의 비가 내렸다”며 “비가 안 왔으면 광장에서 콘서트가 열렸을 것인데...”라며 아쉬움을 피력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의 박수가 울려 퍼졌다.

세번째 가수로 무대에 오른 이지상은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은 꼬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며 <무지개>를 첫 곡으로 불렀다. 노래의 내용은 ‘그대 처음 만난 날 개인 오후였지. 활짝 개인 하늘 무지개가 그대 눈동자에 비쳤어/세상외롭다면 늘 어지럽게 기지개를 그녀의 닫힌 한숨을 위로 하고 싶었다“이다.

'우리의 세상은 차별없는 세상' 어린이들이 콘서트에 함께하고 있다.
'우리의 세상은 차별없는 세상' 어린이들이 콘서트에 함께하고 있다. ⓒ 정홍철
네 번째 가수로 무대에 오른 백창우는 “세상에는 누구나 비슷하지만 다른 사람이 살아간다. 기타를 들고 나왔지만 맨손으로 나왔다”며 “예상대로 굴러가는 세상은 재미 없어”라고 말했다.

이어진 곡은 <다정한 연인들>이 불러졌다. 백창우는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로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이다. 계속해서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가 이어졌다.

안성연 변호사(공대위 변호사)는 “이 콘서트를 통해 제천시민을 만나고 싶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우차별을 인정했는데 제천시는 인정하고 있지 않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였다.

안 변호사는 “제천시민 여러분이 제 얘기를 듣고 장애우 차별이 맞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제천시민이 제 목소리를 내어 줄 것을 호소했다.

'관객속으로 간 새내기 변호사' 안성연 변호사는 관객속으로 들어가 콘서트를 함께하고 있다.(우측 맨위)
'관객속으로 간 새내기 변호사' 안성연 변호사는 관객속으로 들어가 콘서트를 함께하고 있다.(우측 맨위) ⓒ 정홍철
이어 안 변호사는 “연민의 정을 갖고 제천시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1년전의 일이 있을 때 훌륭히 싸워 주신 분들이 많았다. 그 분들이 힘을 보태서 제천시민들이 만들어 가야 한다. 다른곳의 일이 아닌 바로 제천시 여기의 일이다”며 제천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을 호소했다. 이 말에 객석에서는 “맞습니다”라고 공감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 안 변호사는 “사실은 이 콘서트를 위해 어제 밤에 이 자리에 나오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으며, 콘서트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각의 차이가 있는지 답답하다”며 “제천시민의 힘을 얻어 싸우고 싶다. 여러분들과 함께 싸우고 싶다. 인터넷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많은 도움을 주기 바란다. 만약 누구라도 내가 차별을 받았다면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고 제천시민이 동참해 줄 것을 강조했다.

안 변호사의 울먹이며 제천시민에게 호소하는 말이 끝나고 단편 영화 <모두 뛰어 넘었다(1999년, 일본)>상영이 이어졌다.

단편 영화의 내용은 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재구성한 것으로 중학교 운동회에 20m 단체줄넘기에 참가하기 위해 와베나가 열심히 연습을 했지만 매번 줄에 걸렸다. 연습과정에서 와베나는 ‘만약 뛰고 싶지 않았다면 뛰지 않았을 것이다. 울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과 선생님의 얼굴이 이상했다’고 일기에 남겼다.

화창한 날씨에 열린 운동회에서 와베나는 처음부터 열심히 뛰었고 72번을 뛰었다. 그날 밤 그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오늘은 내게 최고의 날이다. 나는 자신감을 얻었다. 뛰는 것은 즐거웠다’와베나를 걱정한 다른 학생들의 일기에서는 ‘다들 뛰면서 울고 있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잔잔한 피아노 반주가 배경으로 깔리는 가운데 영화가 끝나자 객석은 잠시 숙연한 분위기로 돌입했다.

이어서 김현성의 하모니커 전주가 관객의 마음을 끌어들이며 ‘나란히 언제까지나 떠나가리 그대와 함께’가 소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공연 내내 관객들은 어깨를 흔들고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추고 함께 호흡하고 시종일관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지상은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상처를 안고 산다”며 “새살이 돋아나야 상처가 아문다. (우리는 지금까지) 상처를 덮어두기에 급급했다. 아픈 상처를 바깥으로 도출해야 한다. 내어 놓은 상처는 언젠가는 아문다”라고 말했다.

다음 마이크를 잡은 백창우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라’는 내용의 <겨울오리>를 불렀다.

얼음 어는 강물이 춥지도 않니 동동동 떠 다니는 물오리 들아
얼음장 위에서도 맨발로 노는 아장아장 물오리 귀여운 새야
나도 이젠 찬바람 무섭지 않다
오리들아 이 강에서 같이 살자


3시간 넘게 공연된 <나팔꽃 콘서트>는 시민들의 가슴에 ‘차별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라는 대명제와 잔잔한 감동을 시민들의 가슴에 남기며 김현성의 노래로 아쉬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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