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민주당 개혁 소장파 원내외위원장은 30일 "무리한 법적용이며 또다른 의미의 여론수사"라고 정면 비판했다.
임종석 의원과 이인영, 우상호 지구당 위원장은 30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위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개인의 인권과 정치적 명예가 여론과 법에 의해 역차별을 받아야 한다면 이는 오히려 검찰 중립의 또다른 훼손일 수 있음을 우선 지적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검찰이 처음에는 뇌물을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하다가 안희정씨가 받은 2억 원이 생수회사 투자자금으로 쓰였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번에는 검찰이 정치자금법을 적용해 구속수사를 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우리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애초 구속됐을 때와 기소될 때를 보면 다른 사안으로 재판된 경우도 있었다"면서 "2억원을 안희정씨 개인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경영연구원으로 사용됐는데 영장 청구는 다소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정치자금법은 현역 정치를 옥죄는 장치가 되고 있고 김근태 의원이 양심선언을 했음에도 이후 바뀌지 않고 있다"며 검찰이 수사진행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이들 원내외 위원장들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우리의 주장
1. 오늘 우리는 민주당 국가전력연구소 부소장 안희정씨의 나라조금 관련 2억 수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간과하기 어려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소위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개인의 인권과 정치적 명예가 여론과 법에 의해 역차별을 받아야 한다면 이는 오히려 검찰 중립의 또다른 훼손일 수 있음을 우선 지적하고자 한다.
2. 검찰 스스로가 인정한 대로 안희정 씨에게 전달된 2억원은 생수회사에 대한 투자자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3년 후에 정치자금으로 사용되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과 수사방식은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또다른 여론수사이며 정치수사이다. 우리는 안희정씨의 구속수사가 몰고 올 또다른 불공정성을 예의주시하며 검찰이 수사진행의 전과정에 걸쳐 더욱 신중을 기해줄 것을 새삼 당부한다.
3. 법원은 영장실질 심사의 과정에서부터 정치적 판단과 여론의 부담에서 스스로 벗어나 오직 사실과 법에 의거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결로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
4. 끝으로 우리는 이번 사건의 진상이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말끔히 규명되기를 기대하며, 아울러 더욱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염원하는 국민 모두의 요구에 맞게 정치자금법을 비롯한 정치권 전반이 개혁돼야 한다는 점을 역설코자 한다.
5. 우리는 솔선수범하여 새로운 정치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2003년 4월 30일
이종걸, 임종석, 오영식, 김영술, 박공우, 송인배, 신동근, 우상호, 유용화, 윤호중, 이인영, 정성호, 정윤재, 최인호, 허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