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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이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아내가 슬며시 수화기를 귓전에 내밉니다.
".... 우러러 볼~ 수록 ...."
더듬더듬하는 노랫 소리가 들립니다.
아내의 제자 의한이는 정신지체 2급장애아입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 지네."
쑥스러워서 여기까지만 부른 것인지 '높아만 지네'까지 밖에 몰라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의한이는 열손가락 이상의 셈은 하지 못하는 학생입니다.
지금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의한이와 아내가 처음 만난 것은 5년 전의 일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특수학급 담임선생님인 아내를 만난 것입니다. 학년이 바뀌어 의한이가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큰 비로 인해 홍수가 났다거나, 전국을 떠들석하게 하는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면 어김없이 전화벨이 울립니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뉴스를 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쳤다고 하던데요."
아내는 참 행복할 겁니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기특한 제자를 두었으니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수많은 '의한'이가 있습니다. 우리들(비장애인들)의 눈에는 생김새가 이상하게 생겨 다가서기 힘든 아이들입니다. 침을 질질 흘리기도 하고, 노오란 콧물을 훌쩍대는 아이들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쉼 없이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아이들입니다. 버스에 오를 때 어눌한 걸음걸이로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의한이와 같은 맑은 영혼과 순수함을 품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어제 아내와 시장에 나갔다가 스승의 날 잔치를 준비하려는 듯한 학생들(비장애학생들)이 고깔모자나 꽃바구니 등을 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의한'이는 그런 것들을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선생님에게 눈물을 핑 돌게 만드는 감동을 주는 '흔치않은' 제자랍니다.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비장애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장애학생들에게 물리기도 하고, 꼬집히기도 하고, 학생들이 남긴 손톱자국을 슬며시 감추기도 하며, 보람과 회한을 품고 장애학생들을 교육시키는 특수교사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덧붙여 어버이날에 그 흔한 카네이션 한송이 받지 못하셨을지도 모를 장애학생 어머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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