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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승원
소설가 한승원 ⓒ 김성철
소설가 한승원(64)은 소설 <초의>에서 조선 후기, 초의(법명 장의순 1786∼1866년)의 삶과 수행, 사상 행적 등에 관한 일대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한 작가는 장흥 '해산토굴'에서 3년 동안 정진하며, '초의'의 실체를 잡기 위해 나주 삼향, 해남 대둔사 일지암과 강진의 다산초당을 수없이 다녀왔다고 한다.

그는 책 서문에서 "지난 몇 해 동안 내내 나는 초의 스님과 함께 살아온 셈이고 그윽하고 향기로운 선풍을 쐰 듯싶다. 자연 초의 스님이 사귄 여러 선비들과 힘께 어울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초의 스님 속으로 들어가고 초의 스님이 내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 결과가 이 소설이다. 초의 스님의 행적을 쓰면서 느낀 즐거움과 기쁨은, 그동안 깜깜한 곳에 묻혀 있거나 축소되었던 부분을 찾아내고 복원한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서재에 보관하고 있는 '초의선집'
서재에 보관하고 있는 '초의선집' ⓒ 김성철
나는 소설 <초의>를 읽기 이전에 <초의선집>(1977년 문성당 간)을 헌책방에서 사서 읽었던 적이 있다. 15년 전, 책장을 넘겨보고 한시(漢詩)인 줄 알고 구입했다가, 집에 와서 대충 훓어 본 책이 <초의선집>이다. 이 책의 역자는 '초의'에 대해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이조말엽에 이르러서, 우리나라 국학사상의 괄목할 만한 세 인걸이 있다. 다산 정약용, 완당 김정희, 초의는 각자 이질적이면서도 매우 우정어린 협력적인 관계를 맺었었다. 다산은 실학과 역학의 태수이면서 천주교 신자이고, 김정희는 금석학 서지학에 바탕을 둔 청조문화를 들여온 선구자로 유교적 가풍을 이어 받은 권문세가의 후예였으며, 초의는 선승으로서 경서를 통달하였고, 다도와 시문에 능했다."

소설 <초의>는 이 세 사람이 같은 시대에 만나게 된 인과관계 및 돈독한 교우관계를 잘 그렸다. 또한 초의가 집필한 '동다송', '다신전'을 통해 우리나라 차(茶)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다선일미(茶禪一味)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소설 '초의'
소설 '초의' ⓒ 김성철
"차의 차다운 맛과 향기를 위하여 나는 다신전을 기술한다. 찻잎을 따는 데 있어서는 그 시기를 귀히 여겨야 한다. 너무 이르면 향기가 찻잎에 온전히 배지 않고, 너무 늦으면 찻잎에서 신비한 향이 사라지는 것이다. 곡우를 기준으로 그 전 5일에 따는 것이 품질이 제일 좋고, 그 뒤 5일 안에 따는 것은 그에 버금간다. 다시 그 다음 5일 안에 딴 것은 세 번째로 친다."

'초의'는 시와 글씨와 그림의 달인삼절(達人三絶)로서 '호남칠고붕'의 대선승이다. 그런데도 그 많은 업적들이 가려지거나 폄하되어 왔다.

작가는 후기에 "초의 스님을 한 편의 소설로 쓰고도 다시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사실과 허구사이의 간극을 조율하자는 것이고, 그리고 초의 스님을 폄하하려 하는 시각들을 교정해 주고자 함이다." 라고 밝혔다.



초의

한승원 지음, 김영사(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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