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 강동지역과 강릉, 원주, 충주제천 지역의 한살림공동체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은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공근분교에서 단오행사를 함께 치렀다. 단오절 행사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어울려 도농간의 유대를 확인하고 땅과 생명을 살리는 일에 더욱 애쓰자는 취지로 해마다 성대하게 치르고 있다.
아침일찍부터 속속들이 도착한 각지의 한살림 소비자들과 생산자들은 올해부터 오리농법을 이용해 100%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쌀농사를 짓고 있는 공근면 마을 일대를 원주지역의 광대패인 모두골 풍물패를 앞세운 길놀이로 행사로 시작하였다.
길놀이 행렬에는 만장들이 펄럭이고 이를 따르는 500여명의 참가자들은 논에서 떼지어 다니는 오리 새끼들의 힘찬 자맥질에 탄성을 자아내었다. 특히 소비자들은 땅과 생명을 살리는 일에 마을 전체가 하나되어 일하는 공근면 주민들의 노고에 감사했다.
오리농법으로 쌀농사를 짓고 있는 이 마을 주민 유정환씨는 길놀이를 하는 중에 자신의 논앞에 서서 "이전에는 농약을 치고 화학비료를 써야만이 농사가 제대로 되는 줄 알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약도 치며 농사를 짓다가 농약중독에 걸려 많은 고생을 했는데 이제는 오리농법으로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다면서 유기농법만이 모든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공근분교에 돌아온 길놀이행렬은 곧바로 둥구나무아래서 단오제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국태민안을 빌었다. 행사를 준비한 공근면 주민들은 WTO수입개방등 정부의 반농업적인 농정을 비난하는 고사문을 올리며 국가의 근간인 농업을 제대로 살려 농민들이 아무 걱정없이 농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빌기도 했다.
단오제행사는 행사를 주최한 한살림과 마을 주민들의 헌신적인 준비와 진행으로 다채롭게 열렸는데 특히 풍성한 음식준비로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여흥을 마음껏 즐겼다.
가족단위로 참여한 한살림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데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민속놀이는 그네뛰기, 널뛰기, 제기차기, 새기꼬기, 굴렁쇠놀이등이 준비되었으며 부대행사로는 도예체험, 떡메치기, 경운기타기등 도심에서는 하기 힘든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리고 오뉴월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준비한 흰옷을 황토물에 천연염색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오후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깍은 장승과 솟대를 마을 어귀에 세우기 위해서 장승과 솟대를 함께 둘러메고 길게 늘어선 행렬은 마치 동해바다를 지키는 용이 갑자기 나타나 공근면 마을을 휘감아 선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환경농업을 살려 우리 농업을 지켜내자고 호령을 하는 듯한 장승을 뒤로하고 참여자들은 운동장에 다시 모여 길쌈놀이, 강강술레 등 대동놀이를 함께 즐기며 여흥을 즐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