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7일 오전 일본 영빈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노무현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7일 오전 일본 영빈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노무현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노무현 대통령이 방일 기간 중 유사법제 등을 통과시킨 일본 정부와 정치권측에 강한 메시지를 던지지 못한 자세를 놓고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는 네티즌들의 찬반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노 대통령의 방일외교를 두고 '환영'과 '굴욕외교'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등 방미외교 당시와 유사한 분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노 대통령의 방일 첫날인 지난 6일부터 방일외교의 시점, 일왕에 대한 호칭, 일왕에 대한 과거사 언급 자제 등이 논란의 핵심으로 대두되면서 거센 찬반토론이 진행됐다. 하지만 올라온 글의 대다수는 노 대통령에 대한 비난 일성이었다.

'전국표'라는 ID의 한 네티즌은 "아침에 방송에서 대통령님의 모습을 보며 아쉬운 점은 할 말씀을 제대로 못하셨다는 점"이라며 "세계의 지도자로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때에 따라서 극한도의 결정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방일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것 △ 고이즈미에게 할 말씀을 하시는 것 △ 일제시대 때 우리가 입었던 피해에 대한 고이즈미총리와 일본 우익의 성의있는 사과와 보상의 태도요구 등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ID '이철호'라는 네티즌은 '노통의 일본방문 타당한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방문이 일본인들의 과거는 물론 현재의 과오까지도 사면해 주는 빌미를 주는 것이 아닌가 적잖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충일에 일왕을 만나다니 매끄럽지 못했다. 오래전에 약속되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변명은 하지 말라"면서 "주체성을 갖자. 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하자. 후손에게 떳떳한 조상들의 모습을 남겨 주자"고 덧붙였다.

@ADTOP@
'이대로'라는 ID를 사용한 네티즌은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정말 이러다간 노무현을 탄핵소추해서 쫓아내자는 말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와 증조부 모두 일제시대에 옥사했다는 '반일만이 살길'이라는 ID의 한 네티즌은 "대통령님의 논리라면 북한 핵도 인정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들의 안보와 방위를 위해 선택한 것인데 북핵은 안되고 일본의 침략전쟁 준비는 인정이 된다는 겁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은 네티즌간의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외교 논란으로 뜨겁다.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은 네티즌간의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외교 논란으로 뜨겁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노 대통령 하야 시켜야 한다' 등의 극단적인 표현을 담은 글도 상당수 등록됐다. '타도'라는 ID의 네티즌은 "올 여름 장마가 끝날무렵부터 NO정권 타도 전국 조직을 결성하고 대대적 투쟁에 나섭시다"고 선동했고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 한 석도 주지말자"(ID 도에)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시민'이라는 ID의 네티즌은 "일본 방문한다고 조기 게양할 수 없다고 한 말이 사실이라면 현 정권은 더더욱 존재 가치조차 없다"는 극언도 내뱉었으며 ID가 '최민'인 네티즌은 "노무현을 하야시키자!"고 흥분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ID '장산', "과거사 해명 요구는 자기비하적 생각"

반면, 노 대통령의 방일외교 성과를 높이 평가한 견해도 있었다. '믿음'이라는 ID의 한 네티즌은 "지금은 우리가 일본이나 미국에게 자존심을 짓밟히고 있지만 하지만 이번만 넘기고 다시 한번 우리 민족의 힘이 하나가 될 땐 그땐 우리가 세상을 향해 포효할 수 있는 그런날이 될 것입니다. 믿읍시다. 노무현 대통령님"이라고 말했다.

'20세기형 사고방식과 21세기형 사고방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장산'이라는 ID의 네티즌은 "이번 방일을 계기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가 정립되는 듯해서 뿌듯하다"며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해명이 없다고들 난리인데, 그 것은 힘없는 한민족일 때나 생각할 수 있는 자기비하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노 대통령의 비판하는 네티즌을 역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잇단 망언이 터져나오는 것은 그들의 '불안증'이 도진 것일 뿐"이라고 해석하며 "우리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아직도 식민지 근성이 남아 있기 때문임에 다름 아니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노 대통령의 방일외교를 두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7일 논평을 통해 방일 외교의 성과를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같은 당 소속으로 '민족정기 의원모임'을 이끌고 있는 김희선 의원은 "나의 입장에서는 과거사 문제 등을 얘기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날짜도 현충일로 했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도 있고, 그렇지만 노 대통령의 문제제기는 또다른 문제일 수도 있고,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굴욕외교'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상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듭되는 굴욕외교로 나라의 체통은 구겨질대로 구겨지고 국민의 자존심은 상할대로 상해버렸다"면서 "도대체 나라를 지키다 산화하신 영령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에 일본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을 알기나 했으며 알았다면 사전에 어떠한 항의와 요구라도 했다는 말인가"라고 분노를 토해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