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위대한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 유네스코에서 정한 인류문화유산에도 여럿 들어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전통문화도 알려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직접 감상하도록 하는 방법이 물론 가장 확실한 것이겠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그런 방법을 요구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동영상과 정사진이다. 이중 동영상은 생생한 자료를 보여줄 수 있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매번 동영상을 보여줄 수는 없다. 동영상을 보는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르게 마련인 것이다. 따라서 간단하게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정사진은 그런 점에서 상당한 값어치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한 장의 정사진이 보여주는 감각은 어떤 땐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받기도 한다.
여기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정사진을 찍는데 정열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름은 “한국전통문화사진연구회”이다. 그들은 지난 2001년 6월 23일 창립한다. 처음엔 5명의 소수정예로 시작했지만 이젠 식구가 12명으로 불었다. 그리고 이제 처음 그들의 혼을 드러내는 작품전을 지난 6월 16일(월요일)부터 6월 21일(토요일)까지 서울 충무로의 후지포토살롱(02-2273-5480)에서 열고 있다.
전시회를 시작행사를 하는 16일 저녁 6시에 찾아간다. 축하하러 온 많은 사람들로 바늘 하나 세울 여지가 없을 정도로 비좁아진 전시장에서 김창주 회장을 만나 잠깐의 인터뷰를 해본다.
-어떻게 모임을 결성하게 되었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잠실 놀이마당에서 20여년동안 탈춤 사진을 찍어 왔습니다. 그러다가 혼자만 찍을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 한국의 아름다움을 조직적으로 알려낼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여럿이 힘을 합치기로 한 것입니다."
-전통사진은 어떤 계기로 찍게 되었나요?
"저는 30여년전 민속학자 심우성 선생님에게서 민속학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탕이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때 사진도 틈틈이 공부하게 되었구요. 이후 그냥 평범한 사진만을 찍어오다가 문득 뭔가 뜻있고, 보람있는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어 전통문화 시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전통문화 사진을 찍는데 어려운 점과 보람을 든다면?
"우선 전통문화 관계자들이 사진의 중요성을 잘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무대에서 공연을 할 때 거의가 사진을 못 찍게 합니다. 사진이 공연을,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큰 몫이라는 생각은 못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동생과 아는 인도 사람에게 전통문화 사진을 보여줄 계기가 있었는데 그들이 그 사진을 보고 무척이나 감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때 저는 전통문화 사진 한 장이 외교의 한 면을 담당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으며, 이런 사진으로 우리의 훌륭한 전통문화를 더욱 외국에 알리도록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 사진전을 여시면서 다른 하실 말씀이 또 있을까요?
" 사진은 단순히 카메라라는 기계가 찍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작가의 혼이 살아있어야 정말 훌륭한 사진이 나오는 것입니다. 문화부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이 걸 알리는 일도 할 것입니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아는 것은 소중한 일입니다. 예전엔 총을 들고 싸워야만 애국이었을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 훌륭함을 인식하는 일 만으로도 애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전시회를 좀더 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이 보고,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우리가 하는 전통문화는 저희들의 몫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문화 사진의 중요성을 깨닫고, 많이 동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의 또 다른 전통문화 사진을 찍는 모임이 또 생겼으면 합니다."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김창주 회장은 손님들을 맞고 배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전통문화 얘기를 할 때는 확신에 찬 어조와 눈빛으로 강조하는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들은 이제 첫발을 내디뎠지만 벌써 큰 몫을 그들은 해내고 있는 듯 했다. 그의 뜻대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려내는데 동참해주기를 기자도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