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 "특검 수사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사위원들로부터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호되게 매맞았다. 지난 6월 11일 대정부 질문에 이어 두번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특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고 또한 이를 부추긴 것 아니냐"고 의혹을 시선을 보내며 강 장관의 발언 배경을 집중 추궁했다.
김용균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특검 수사에 대해 영향을 줄 목적으로 정부관계자와 여권 일부에서 방해하려는 작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장관의 특검 반대 발언이 이를 부추긴 것 아닌지, 그 발언한 경위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강 장관이 지난 3월 15일 특검법 공포 당시 고건 총리와 함께 부서한 사실을 거듭 각인시키며 "특검 수사가 대북관계를 훼손할지 모른다고 했는데, 박지원 전 장관이 뇌물수수한 것도 남북관계를 훼손하느냐"고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최연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지난 6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특검을 받아들이지 말았아야 했다고 발언한 것을 매우 부적절했다"고 강 장관을 비판했다.
조순형 민주당 의원도 이를 거들며 "당초 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은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고 국회의 판단을 맡긴다고 해서 그렇다는 점을 벌써 잊어버렸느냐"고 호통을 치며 "그 당시 검찰이 수사를 하겠다고 했으면 특검법이 제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검찰이 언제 국회를 국민의 대표기관이라고 존중한 적이 있느냐, 법무장관이 지금와서 특검이 수사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병주고 약주는 것이 아니냐"며 강 장관을 호되게 몰아붙이기도 했다.
반면, 천정배 의원은 "특검의 수사범위 중 자금조성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고 범죄로 인정되면 처벌해야 하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송금경로나 성질에 대해서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 장관을 거들었다.
천 의원은 이어 "당초 특검법 공포 때도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와서 특검에게 수사기간을 70일간이나 부여하며 연장해 끌고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특검연장 반대론을 거듭 주장했다.
특히 천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시점에 가면 정상회담의 성과도 훼손되고 남북관계 발전에도 치명적 장애를 가져오므로 수사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대한 강 장관의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해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특검 수사를 하지 않았어야 했다'는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당시 발언을 하게된 취지는 국무회의 당시 생각의 연장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과 관련 "특검이 수사를 안 하게 되면 검찰이 해야만 하는 상황인 점, 그리고 보통 수사기간 연장 신청을 할 때 검찰의 수사 업무에 연장이유를 기재하므로 그 점을 지켜봐야 한다는 개인적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문제에 대해서는 "특검이 법조계에서 판단력과 수사능력 부분에서 존경받는 분들이다, 특검 수사를 신뢰할 필요가 있다는 개인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특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