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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회는 '밟아도 뿌리를 뻗고 일어서는 끈질긴 생명력과 재활 의지의 상징인 '잔디'에서 생겨난 이름으로, 진행성 '근디스트로피(Progressive Muscular Dystrophy)'라는 희귀병으로 인해 신체적, 심리적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의 사회적 권익과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물고기가 물 속에서 헤엄을 치고, 새가 하늘을 나르는 것과 같이 장애인들에게 있어 이동권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도 기본적인 권리에 속하지만, 근육병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일반인들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나서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잔디회 레저버디 행사는 이처럼 근디스트로피 장애인들의 바깥 외출을 돕고 집안에서만 지낼 수밖에 없어 평소에 만남과 교류가 힘든 환우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외출을 통한 기분전환을 통해 심리적인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다.
레저버디는 주로, 평소에 가보고 싶어도 신체적인 장애로 인해 갈 수 없었던 곳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차량을 통해 이동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잔디회 레저버디 행사는 초기에 자체적으로 결성된 자원봉사자 모임(http://zandi.co.kr)의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자원봉사자나 장애인 할 것 없이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소중한 만남의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목이 빠지도록 긴 기다림의 시간을 기다려왔던 환우들의 얼굴 속에서 출발을 앞두고 밝고 건강한 미소를 감지할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의 대부분 직장생활로 눈코 뜰 세 없이 바쁜 몸임에도 불구하고 금쪽같은 주말 휴일을 기꺼이 장애인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것은 집에서만 지내느라 답답하고 무료한 이들에게 있어 레저버디 만큼 더없이 뜻깊고 소중한 일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레저버디 행사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조현승 회원(근디스트로피 장애인)은 "보통 집안에서만 하루종일 그것도 아침에서 저녁까지 한 자세로 앉아 컴퓨터에 매달려 하루를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씩이라도 레저버디 행사를 통해 바깥 나들이 기회를 가질 수도 있어 언제부터인가 손꼽아 기다려지는 행사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외출의 기회는 그만큼 흔치 않다. 특히 근육병 장애인의 경우 모처럼 밖에 나서려면 그것도 큰 맘 먹고 준비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정도다. 근육병 장애인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이어서 몇몇 근육병 장애아동들의 경우에는 집에서 컴퓨터에 너무 집중하다보면 등이 휘거나, 다리가 굳어 휠체어를 타기조차 힘든 경우도 있다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레저버디 행사가 이들의 손과 다리 역할이 되어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조현승 회원은 "저의 경우에는 평소에 휠체어를 통해 근육을 부단히 단련했던 까닭에 그래도 아직 근력에 스스로 휠체어바퀴를 굴릴 정도의 근력이 남아있지만, 물 컵조차 들기 힘들 정도로 근력이 무기력해져있는 경우가 일반 환우들의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레저버디 행사에는 근육병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그룹 홈으로도 잘 알려진 잔디네집의 막내 귀염둥이 근엽이를 비롯해 별명이 호빵맨인 채환이와 프로게이머가 꿈인 진국이를 포함해 잔디네집의 맏형 정학이도 함께 나섰다. 비록 12~18살 미만의 어린 나이지만, 근육병 장애인끼리 함께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서인지 성격도 매우 밝고 예의가 바른 것이 참 귀여운 아이들이다.
잔디네집 식구들은 평소에 함께 생활하는 동안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자주 외출도 하고 문화생활도 누리는 편이지만, 잔디네집 식구들처럼 모여 살지 않고 따로 떨어져 생활하는 환우들은 바깥 외출의 기회가 그만큼 흔치 않다.
그래서 먼 곳에 있는 회원들의 경우에는 자원봉사자들끼리 차량 편성을 한 후 환우들과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다.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장애인들이 모이는 집결지는 용인 에버랜드다.
이날 레저버디 행사에서는 인천에서 원식이, 명식이 두 형제(근육병 장애인)를 데리러 아침 일찍 선발대가 출발했고,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지역별로 나누어 뿔뿔이 흩어져 있는 환우들을 데리러 모두 서둘러 출발했다. 인천에 사는 두 형제의 발이 되어준 자원봉사자 김영남씨는 "벌써 이 일만 20년째로 이제는 환우들의 전용 기사가 돼버렸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씨는 "장애인과 끈끈한 인연을 맺을 수 있게 된 것도 잔디네 집을 통해서였다"며, "실제로 이 곳에는 자원봉사자 모임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해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을 한 후에도 한 아기의 엄마나 혹은 아빠가 되어서까지도 봉사활동을 하는 베테랑 자원봉사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레저버디 행사는 오전부터 비가 내려 진행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환우들에게는 더욱 소중한 바깥 나들이를 비속을 뚫고서라도 강행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다. 뿐만 아니라, 몸이 불편해 이제는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친구, 형, 누나, 동생의 얼굴이지만, 그저 눈앞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보람 있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 모두가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소중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비속 강행군은 더욱 빛을 바랬다.
야생 호랑이와 곰, 사자 등을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볼 수 있는 사파리 월드를 경험할 때에는 야생동물의 신비함에 저절로 경탄이 쏟아져 나왔다. 그밖에도 앵무새 오랑우탄 공연, 물개 쇼 등 바깥 외출치고는 너무도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을 하기도 했지만, 이들에게 더욱 소중한 경험은 단순히 동물 구경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전날 비가 내릴 것이라는 즐겁지 않은 뉴스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마지막 팀까지 합류했었고, 비속에서도 모든 일정들을 계획대로 치러낼 수 있었던 까닭에 나름대로 자신감도 생겼을 것이다.
여기에 얼마 전 건강이 악화된 후 병원에서 지내다가 퇴원한지 얼마 되지 않은 조현승 회원은 '몸이 힘들어도 함께 움직여야 힘이 된다'는 다른 회원의 말에 힘입어 레저버디에 나설 수 있어 다른 회원들에게는 또 다른 용기다 되어주었다.
행사를 통해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존재임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뜻 깊은 행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모든 잔디인들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고마운 이들의 얼굴들이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다.
| | 행사 이모저모 | | | 살아간다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소중한 행사 | | | |
| | | ▲ 우리은행 김영관 부부장 | | 행사를 후원해주신 우리은행의 김영관 부부장님은 "좋은일은 남모르게 하는것이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을 시작으로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들을 꺼냈다.
야외에서 레저버디 행사를 추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면?
잔디회 문화체험 봉사로 이번이 세 번 째입니다. 극장관람이나 뮤지컬 관람 같은 것은 별로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야외 체험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에버랜드 관람에서는 날씨가 좋지 않아서 계획을 취소할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근디스트로피 환우들의 기대가 너무 커서 그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더군요. 비가오면 우산을 쓰고라도 강행하겠다는 생각을 하고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 졌습니다. 다행히 큰 비는 오지 않았지만 오락가락하는 통에 생각보다 힘든 하루였습니다.
잔디회 레저버디 행사를 후원해주시게 된 배경이 있다면?
우리은행에서는 금년부터 1부점 1자원봉사의 해로 정하고 각각의 부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우리팀과 몇 개 팀의 자원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잔디회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것입니다.
끝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느낀 소감은?
환우들이 매우 좋아하고 생전에 가보기 힘든 코스여서 우리 자원봉사자들은 힘든줄 모르고 열심히 함께 움직였습니다. 물론, 다녀와서 종아리에 근육통이 생겨 2-3일은 더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남을 돕는다는 것은 나에게 인생의 삶이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살아간다는 의미를 알게 하는 것이지요. 시간과 물질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우리은행의 자원봉사자들과 더욱 힘을 합쳐 잔디회 환우들을 즐겁게 해주리라 다짐해 봅니다. / 조창선 | | | | |
| | 근디스트로피(P.M.D.)이란 무엇인가? | | | | 근디스트로피란 일반적으로 통증 없이 근육에 영양공급이 되지 않으며, 수의근의 약화와 진행성 퇴보로 특징지어진 만성적인 유전성 질환군의 총체적인 명칭으로, 유전성이고 유전자 결함에 의한 진행성 질환입니다.
또한 걷는 모양을 보면, 발목의 인대가 굳어져 짧아짐으로써 발가락 끝으로 걷게되어 궁둥이를 흔들고 배를 내밀며 걷게 됩니다.
또한 근육에 힘이 점차적으로 없어져 자주 넘어지고, 걷기도 힘들어 지고 또 나아가서는 훨체어 신세를 지고, 더 나아가서는 자리에 누어 손끝 하나 까딱하기 힘들어지게 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안면근과 목주위 근육도 약해져 머리를 가누기 힘들게 되므로, 조기에 관리를 소홀히 하면 심장 근육까지 침범하여 호흡 곤란으로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심각한 상태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
▶ 치료는 가능한가요?
근디스트로피는 현재로서는 완전히 나을 수 있는 치료법을 연구중이며 다만 지속적인 재활의학적 치료를 통하여 나머지 근육의 활용과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예방하고 남은 근육의 힘을 기르는 운동요법과 함께 관절의 구축을 방지하고 또한 근육의 소모를 막아주는 노력이 계속 요구되며 현재 미국에서는 체세포이식법을 임상중이며 새로운 치료약을 연구 개발하고 있는 중입니다
▶ 발병은 어떻게 하나요?
이병은 나쁜 균에 의한 것도 아니며 전염되는 것도 아닙니다. 가계별로 많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으며 남녀 누구나 다 연령제한 없이 발병할 수 있으며 외국에도 디스트로피협회가 있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 나타나는 증상은?
태어나서 몇 해는 건강하고 다른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대개 5 6세부터 자주 넘어지고 계단을 올라가기도 힘들며 근육의 약화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 20대에 발병하는 수도 있습니다. 더욱 이들은 의식이 명료하여 누구보다도 자신의 처지를 잘 알게 되어 이에 따른 심리적인 갈등을 겪게 됩니다..
▶ 이들의 생활은?
점차 근육이 약해져서 스스로 행동할 수 없게되면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을 받아야만 합니다. 결과적으로 힘이 약해지는 것은 먹고, 입고, 씻는 모든 행동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런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특수재활의료시설과 특수교육이 필요합니다.
▶ 도와줄 방법은?
혼자 걸을 수 없을 때는 보조기나 목발 또는 의자차를 타야하고, 심한 경우에는 혼자서 올라탈 수 없으며 문도 열 수 없고, 의자차를 밀어서 앞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생각대로 행동을 대신해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후원자 및 자원 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
잔디회에서는 근육병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할 자원 봉사자를 모집합니다. 자원 봉사자의 활동은 일정기간의 교육을 받은 후 근육병 가정방문 교육 (과외 및 취미 부업지도) 노력 (목욕 세탁 청소 등) 업무 지원 (행사 및 활동보조 등) 봉사 활동을 하게 됩니다. 여러 분야에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로 하는 근육병이므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분들에게 많은 관심이 있길 바랍니다. 자원 봉사에 참여하시길 원하시는 분은 잔디회(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 전화 : 02-337-1808)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www.zandi.co.kr에서 발췌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