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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하면 사람들은 바다와 유채꽃을 상상한다. 그러나 지금 제주는 신록이 무르익어 초록의 끝에 와 있다.

제주공항에서 5.16도로를 따라 교래리에 접어들면 초록으로 물든 숲을 만난다. 차에서 내려 삼림욕을 즐기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그 길을 지나면 국내 최초의 미니어처 테마파크가 있다.

▲ 소인국 미니월드 입구
ⓒ 김강임
동화작가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상상하며 찾아간 그곳은 세계 곳곳의 명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구촌 미니어처 '소인국 미니월드'.

미니월드 입구에 들어서니 학창시절 들었던 팝송과 클래식의 감미로운 음악이 오는 이를 반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미니어처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정교하게 축소제작한 에펠탑.

▲ 높이가 6m인 에펠탑 미니어처
ⓒ 김강임
잠시 발걸음 멈춘다. 에펠탑은 실제 탑의 높이가 무려 317m라 한다. 실제로 탑의 정상에서 바라보면 매우 아름다운 파리의 정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미니월드에서 볼 수 있는 에펠탑은 비록 6m로 축소시키긴 했지만, 그래도 그 앞에 서니 파리에 온 기분이다. 서툰 솜씨로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아 본다.

누구나 '소인국 미니월드'에 들어오면 잰걸음으로 달려온 발길을 바꾸어 느릿느릿 걸을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면 팔짱을 낄 수 있어서 좋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면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담소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또한 세계여행을 꿈꾸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쉽게 떠나지 못했던 사람들은 여행의 기쁨을 담아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68개의 세계 명소를 둘러보기 위해서 '문화의 나라'에 도착하니, 괜히 갈 길이 바빠진다. '버킹검 궁'을 지나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과 무명용사들이 안치되어 있다는 '개선문'을 방문하고 이스라엘로 떠나본다.

'바위의 돔'이 주는 의미는 그저 종교의 신성함이었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바위의 돔'은 이슬람교인들에게는 마호메트가 하늘로 승천한 곳이라 믿는 곳이며, 유태교인들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신께 바치려 했다는 곳이기 때문이다.

다시 발길을 옮겨 찾아간 곳은 이탈리아의 '피사의 탑'과 프랑스 리용의 대성당 '리용 수도원'이었다. 그리고 몇 발자국을 옮기니 단숨에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백색의 낡은 탑 '워터타워' 앞에 선다. 이렇게 단숨에 국경을 가로질러 마음대로 세계를 드나들 수 있는 매력이 소인국 미니월드의 특혜다. 평소 세계 여행에 대한 거창한 계획만 세워놓고, 떠나는 일을 미루며 살아왔던 나에게 이만큼의 세계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을...
ⓒ 김강임
'트레비분수'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걸어 온 길을 다시 뒤돌아와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고, 동전 3개를 준비해야만 했다.

나도 트레비분수에서 오드리 헵번이 되어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트레비분수'에 오면 누구든지 자신의 운명을 실험한다. 누가 말했던가? '트레비 분수'에 갈 때는 동전 3개를 꼭 준비해 가라고.

첫번째 동전을 던지면 로마에 다시 돌아올 수 있고, 두번째 동전을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세번째 동전을 던지면 그 사랑 이루어진다(아니 헤어진다?)는‥.

더위에 녹아 떨어지는 아이스크림을 입으로 핥으며 나는 <로마의 휴일>을 생각했다. 그리고 오드리 헵번처럼 운명을 실험하기 위해 동전을 던졌다. 그러나 내가 던진 동전은 두 개 뿐이었다.

▲ 자유의 여신상 뒤에서
ⓒ 김강임
오른손에는 자유의 횃불을, 왼손엔 독립선언서를 들고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매스컴을 통해서 볼 때와는 달리 왠지 평온함을 준다.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삼았다는 조각가의 사려 깊은 마음 때문일까?

▲ 아름다운 다리 금문교
ⓒ 김강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알려진 '금문교' 뒷편에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흐른다. 폭포의 물보라와 굉음이 천지를 진동한다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니 시원함을 느낀다.

어찌 실제 물보라만큼 웅장하겠냐마는 그래도 이쯤해서 시원스런 물보라를 바라볼 수 있으니, 낙차 5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서 있는 기분이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다다른 곳은 '오페라 하우스'와 '볼쇼이극장'. 눈에 익숙한 '불국사'와 '경복궁', '남대문', '서울역'도 '소인국 미니월드'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확인시키는 시간이다.

▲ 너무 아름다워 두 눈을 파냈다는 '성 바실리아 사원'
ⓒ 김강임
▲ 테마미니어처1
ⓒ 김강임
68개의 미니어처 중에서 가장 화려한 곳은 '성바실리아 사원' 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움도 죄가 되는가, 라는 의문을 던졌다. 사원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다시는 아름다운 건물을 짓지 않도록 건물을 설계한 '포스토닉'과 '바르마'의 두 눈을 뽑아 버렸다는 이야기를 믿어야 할지.

▲ 테마미니어처2
ⓒ 김강임
더구나 '소인국 미니월드'에서 가장 테마가 되는 주제는 디즈니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이야기를 표현한 '동화의 나라'다. 또 쥬라기공원과 공룡화석 찾기를 할 수 있는 '환상의 나라'에서도 잠시 아름다운 꿈과 모험의 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순간이다.

그리고 '꽃밭요정'을 거닐면 숲속에서 꽃의 요정들이 들려주는 얘기 소리가 소곤소곤 흘러 나온다. 6월의 녹음을 마음껏 가슴에 담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테마미니어처3
ⓒ 김강임
특히 역사의 빛이 되었던 세종대왕과 에디슨 등 세계 위인들의 두상을 보며, 비록 미니여행이지만 떠나보는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 테마미니어처4
ⓒ 김강임
미니월드는 북제주군 교래리에 있으며 전 세계의 역사와 숨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미니어처다. 주변에 산굼부리와 절물휴양림, 일출랜드, 비자림 등의 관광지가 있다.

찾아가는 길은 제주공항- 5.16도로- 교래리 방향- 1112번 도로를 타고 가며 50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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