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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길사
"어느 편은 절대선이고 그 반대편은 절대악이란 사고방식에 나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밝은 햇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이 세상에 완전한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독교계의 원로라는 간단한 수식어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강원용 목사가 자서전을 냈다. 1917년 태어나 올해로 86세가 된 강 목사의 삶은 질곡의 한국현대사와 많은 부분 맞닿아 있다.

<역사의 언덕에서>(전5권·한길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강원용 목사 자서전은 생의 황혼기를 맞은 한 사람이 어떻게 역사의 굴곡을 넘어왔으며, 그에게 역사란 무엇이었던가를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1권 '엑소더스'에서는 평안도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기독교와 만나는 과정을, 2권 '전쟁의 땅 혁명의 땅'에서는 한국전쟁부터 5.16 쿠데타까지의 삶의 궤적을, 3권과 4권에서는 박정희 정권 당시 행적에 대한 솔직한 증언과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피로 물든 한국 현대사와 만날 수 있다. 마지막 5권 '비스가 봉우리에서'는 원로 평화운동가의 비판의식을 가감 없이 드러난다.


황당한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
-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 <밤의 거미원숭이>


ⓒ 문학사상사
한 유명작가에게 출판사에서 보낸 연말선물이 배달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연말선물은 채 스무 살이 안된 여자아이. 술김에 "젊은 여자를 선물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를 어쩌나? 유명작가는 섹스도, 노래부르기도 거부당한 이 가여운 선물(?)이 '크로켓을 만들어주겠다'고 제의하자, '그렇게 하라'고 말한다. 왜냐, 작가는 무엇보다 크로켓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근작 단편선 <밤의 거미원숭이>(문학사상사)에는 위의 이야기처럼 다소 황당하고,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어려운 작품들이 다수 수록돼있다. 하지만,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하루키의 소설을 머리로 이해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이번 책에 수록된 원고지 10매 내외의 초단편들도 그렇다. 그저 오감을 열어놓고 즐기면 된다.

저자인 하루키 역시 서문을 통해 '나 역시 이번 작품들의 의미를 잘 모른다'고 고백하며, 작가 자신이 신나게 술술 써 내려간 것처럼 독자들 역시 그래주기를 부탁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들대로 즐기고, 들쥐는 들쥐 나름대로 재미있게 살면 된다"라는 말을 덧붙이며.


대체의학은 일상 속에 있다
- 최경송의 <사람을 살리는 대체의학>


ⓒ 열매출판사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법'을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는 현대의학의 치료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대체의학도 큰 관심거리. 동신대 한의과 겸임교수인 최경송의 <사람을 살리는 대체의학>(열매출판사)은 바로 이런 세간의 관심과 의문에 답하는 책이다.

"현대는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 시대고, 건강과 오염물질에 관한 문제는 이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인 문제'라고 말하는 최 교수는 이번 책을 통해 대체의학을 정의하고, 대체의학의 목표와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정에서 좀 방지제로 사용하는 나프탈렌 속에 함유된 벤조파이렌이 발암물질이고, 어린아이들의 장난감에 첨가된 가소제(可塑劑)가 건강은 물론 성격발달에 장애를 준다는 등의 생활상식이 유익하게 읽힌다. 저자는 1979년 도미, 한의학과 대체의학을 공부했고 <암 낫고 말고>를 번역·출간하기도 했다.


"가장 아름다운 건 평범한 사람들의 삶"
- 권은정의 <그 사람이 아름답다>


ⓒ 나무와숲
주간지 <한겨레 21>에 연재된 '권은정의 휴먼포엠'으로 낙양의 지가를 올린 바 있는 자타공인 '인터뷰 전문가' 권은정이 만난 사람들의 눈물과 웃음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이름하여 <그 사람이 아름답다>(나무와숲).

"사람은 그 시대의 결정체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사상이나 이론으로 시대를 설명하는 것보다 그때를 사는 사람을 만나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진실한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는 말로 인터뷰 대상자, 아니 인간 보편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는 권은정.

권씨는 이번 책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에서부터 고등학생 시민운동가, 만성백혈병 환자에서 특공무술 도장 사범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그 사람이 아름답다>는 독자들의 귀에 속삭인다. '세상에 가치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라는 자명한 진리를.

책의 속삭임은 "너무 먼 데 있어 따라잡기 불가능해 보이는 사람보다 조금만 노력하면 근처에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좋다"는 권은정의 평소 생각에 다름아닌 듯하다.


지역발전은 국가경쟁력 강화의 선결요건
- 전영옥 외 공저 <지역경제 새싹이 돋는다>


ⓒ 삼성경제연구소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과 '진정한 지방분권의 실현'은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핵심 키워드다. 이것들의 실현을 위해서 경쟁력 있는 산업과 지역의 발굴·육성은 기본. 삼성경제연구소 전영옥, 강신겸 연구원 등이 공저한 <지역경제 새싹이 돋는다>(삼성경제연구소)는 지방자치제 이후 지역에서 일어난 변화의 움직임과 성공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경제정책의 현실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업도시에서 국제영화제를 주최하는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경기도 부천과 향토음식 '간고등어'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경상북도 안동 등은 발상전환을 통해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낸 곳으로 저자들이 주목한 도시(지역). 이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방자치 정착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선결요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돼있다. 총론격인 1장에서는 바람직한 지역 발전방향이 제시되고, 각 장마다 지역산업의 성공사례가 소개된다. 마지막 8장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국제화와 국제교류를 통한 지역활성화까지가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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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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