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인연합(www.scieng.net 이하 과기인연합)이 회원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5%가 실험 작업 환경에서 부상·사망 등 인명의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해 현장의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초에 실시해 7월 3일 발표된 이 설문조사에는 과기인연합 회원 321명이 참여했으며, 응답자의 83.8%가 대원생이나 평 연구원 등 실험근무자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31.8%가 실험실과 사무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 사고 발생시 심각한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답했으며, 실험실과 사무실이 분리된 곳도 단순한 칸막이에 불과, 방호 수단이 없거나 부족한 곳 등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인 스스로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처방안을 숙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43%에 그쳤으며, 응답자의 76.9%가 보호 장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착용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을 위한 연구책임자의 노력이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8.1%에 불과했으며, 안전교육과 진단을 연 1회 이상 실시하는 곳도 34%에 불과했다. 안전대책이 미비한 이유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실험 관계자 및 책임자, 기관 등의 무관심을 지적했으며, 27.7%가 예산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 전체 응답자의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안전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응답, 과학기술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음이 밝혀졌다. 사고 원인으로 응답자들은 실험자 부주의,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 근본적 대책 부족 등을 지적했다.
과기인연합은 설문 결과 발표와 함께 안전한 연구개발 환경을 위해 실험실 상해 보험의 가입 의무화, 관련 예산 증액, 적절한 안전 장비 마련, 체계적인 안전 교육 시스템 확보 등을 제안했다.
과기인연합 심준완 운영위원은 "홀대가 낳은 이공계 기피현상 속에서 잦은 인명사고를 목격하며 현장 과학기술인들은 '목숨까지 걸어가며 이 일을 해야 하나'하는 자조 섞인 한탄을 하고 있다"며 "과기인들을 성장의 도구나 희생양으로 여긴다면 과학기술경쟁력 제고와 국민소득 2만불 달성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