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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한 새 특검법이 결국 추미애 의원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했다.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새 특검법 상정을 앞두고 추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다. 반대 토론자로 나선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송영길, 정범구, 배기선, 문석호, 함승희 의원에 이어 6번째였다.
추 의원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의사진행 발언 원고를 앉은 자리에서 써 내려갔다.
그런데 박관용 의장은 이주영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이제 표결에 붙이도록 하겠다"며 추 의원의 발언을 막아섰다. 결국 한나라당의 단독 표결로 새 특검법은 통과됐고, 추 의원은 민주당 의원총회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처리를 위해 본회의가 속개되자 그는 다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다. 이미 새특검법은 통과된 뒤였다. 3명의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찬반토론이 끝난 뒤 단상에 오른 그는 "오늘 참 가슴이 아픈 날"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추 의원은 "특검법의 발의 이유에서 한나라당은 98년 4월, 4월이면 김대중 정부가 한나라당으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아 한나라당이 책임이 큰 IMF 경제 위기를 수습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하던 때"라며 "그런 논리라면 김대중 정부의 돈이 들어간 것이 아니고 김영삼 정부, 한나라당이 집권했던 그 정부가 북을 지원한 돈이 북의 고폭 실험에 쓰여졌다는게 맞는 거 아니냐"고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따져 물었다.
그는 새특검법 찬성발언을 했던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런 논리라면 김영삼 정부의 대북지원이 제대로 쓰여졌는지 조사하자고 해야 논리가 맞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추 의원은 또 "햇볕정책으로 우리가 긴장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은 시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위기로부터 벗어난 것 아닌가"라면서 "평화정착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성과를 왜 인정하지 않는가"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성을 촉구했다.
이어 추 의원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누구보다 바로 경제가 안정이 돼야만 없는 서민들이 허리를 펼 수 있다고 본다, 분단 고착 이후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대통령이 이분법적인…"이라고 말한 뒤 더 이상 잇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닦아낸 추 의원은 "노 대통령에게 말씀드린다"면서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반드시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뒤 단상에서 내려왔다.
추 의원은 발언이 끝나자마자 민주당 의원들은 "잘했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일부 의원은 "역시 대통령감이야"라는 감탄을 쏟아내기도 했다.
추미애 의사진행 발언 일부.
"오늘 참 가슴이 아픈 날이다. 많은 인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앞서는 날이다. 바로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의 책임있는 제1당이 오늘 다시 단독 강행 처리한 특검법 때문이다.
이 특검법의 발의 이유에서 한나라당은 98년 4월, 4월이면 김대중 정부가 한나라당으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아 한나라당이 책임이 큰 IMF 경제 위기를 수습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하던 때이다.
4월에 미국으로부터 김대중 정부가 북의 핵개발 실험을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핵개발 비용으로 북에 현금 등 자금을 제공할 경우 그 자금이 핵개발 비용을 사용될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명목으로 현금을 제공했다는 극단적 논리를 펴고 있다.
98년 4월 경제위기 와중에서 우리 모두가 허리띠 졸라매던 때 아닌가. 그런 논리라면 김대중 정부의 돈이 들어간 것이 아니고 김영삼 정부, 한나라당이 집권했던 그 정부가 북에 지원한 돈이 북의 고폭 실험에 쓰여졌다는게 맞는 것 아닌가. 그런 논리라면 김영삼 정부의 대북지원이 제대로 쓰여졌는지 조사하자고 해야 논리가 맞는 것 아닌가.
이주영 의원님. 지금의 핵 위기도 김영삼 정부 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것 아닌가. 그러면 그 전반을 다 조사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
설령 98년 4월부터 김대중 정부에 통보했다고 해도 바로 새 대통령께서는 남북간의 그런 긴장에서 벗어나고 부단히 노력했다. 햇볕정책은 여러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했다. 북한 정권의 특수성상 가장 비밀스러운 정권이고 민족끼리 동의하는 바가 있어 최초의 문을 개방시켰다는 것은 어느 정도 양해되는 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긴장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은 시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위기로부터 벗어난 것 아닌가.
IMF 혜택을 누가 누렸나. 많이 가진 사람이 누렸나. 기득권을 더 가진 여러분이 누렸나. 평화정착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성과를 왜 인정하지 않는가.
누구보다 바로 경제가 안정이 돼야만 없는 서민들이 허리를 펼 수 있다고 본다. 더 이상 국정혼란을 이런 일로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분단 고착 이후 정권교체를 이뤄낸 대통령이 이분법적인….
노 대통령에게 말씀드린다.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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