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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거배
이날 공덕비 제막행사에는 전태홍 목포시장을 비롯해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과 최영철 전 국회부의장 등 생전에 임씨와 알고 지내던 정치계와 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공덕비 추진 사업은 임씨가 전에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경력을 감안, 목포상의가 실무적인 일을 맡아 출향인들과 지역유지들이 성금을 출연했다. 그러나 문제는 공덕비를 세운 부지는 사유지가 아닌 목포시 소유 땅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유지에 개인 공덕비

일각에서는 생전에 주인공이 지역기업인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원칙과 기준도 없이 개인 땅도 아닌 시내 중심부 공유지에 공덕비를 세운 것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부지에는 목포출신 예술인과 목포시장을 역임한 몇몇 인사의 공덕비가 있으나 기업인의 공덕비가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지역유지들이 세상을 뜨면 시 소유지에 아무런 절차도 거치지 않고 비석을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공덕비가 주민여론보다는 관 주도로 세워졌다며 “지역을 위해 공헌한 인사에 대해 추모사업을 추진할 경우 주민대다수 여론도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임씨에 대한 공덕비를 지역차원이 아닌 몇몇 지역유지들과 지인들이 모여 개인적인 차원에서 공덕비 건립사업을 추진해 시 땅에 세운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의 한 인사는 “주인공이 생전에 전남도청 이전과 시군통합 등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뛴 것은 부인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지역민 의견 수렴했어야

하지만 그는 “기업인으로서 공과에 대한 평가도 있기 전에 몇몇 유지들이 개인관계를 내세워 공덕비를 그것도 시민들의 재산인 공유지에 세운 것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목포상공회의소 윤모 국장은 “그 분의 업적에 대해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해 지역원로들이 자발적으로 공덕비 건립사업을 추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국장은 특히 “그 분이 지역을 위해 공헌 한 것을 사실이지 않느냐”며 공덕비가 시 땅에 세워진 것을 둘러싸고 지역일각에서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한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 될 경우 “고인에게 누가 된다”고 강조하고 출향인과 국회의원 등 117명이 공덕비 건립사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시 땅에 공덕비가 세워진 것에 대해 목포시 당국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목포시 건축허가 담당부서 관계자는 “소규모 비석의 경우 관련규정에 허가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목포시 고위 간부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목포시, 답변 회피

공덕비 건립을 둘러싼 논란과정에서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은 공덕비의 주인공도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고, 건립을 주도한 추진위원장도 현 목포상의회장 그리고 현재 목포시장도 목포상의 직전 회장을 지냈다는 사실뿐이다.

공덕비 논란에 대해 목포시의회 김대중 의장은 “과거의 공덕비 건립이 지역유지나 관 주도로 해왔기 때문이지만 앞으로 관련조례 제정 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어디나 공덕비가 세워져 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후세에 귀감을 될 수 있는 인물에 대한 공덕을 기리는 사업은 지방분권차원에서 나름대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김 의장은 덧붙였다.

김 의장의 주장은 이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단체별로 운용 중인 시민의 상 심사위원회와 같이 앞으로 조례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조례제정 등 제도화 바람직

한편 공덕비 건립 논란에 대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목포지역 사회단체 관계자나 주요인사들 대부분은 이름을 밝히거나 입장표명을 회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역일각에서는 그가 이끌어 온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운영해 온 기업이 결혼한 여직원에 대한 차별 등 전근대적인 노사문화가 몇 년전까지도 있어온 점을 들 수 있다. 또 몇몇 지역현안에 대해 주민여론과 동떨어진 자세를 취한 경우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그동안 지역정서를 십분 활용해 기업을 운영해 왔음에도 직원들을 동원해 지역 식당과 술집 등에 부착된 경쟁사의 광고포스터를 수거하는 사례 등 과거 이 기업의 영업방식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그러나 50년 넘게 기업을 운영해 왔고 목포를 대표하는 유지인사였다는 이유로 지역에서는 그에 대한 냉정하고 올바른 평가는 아직 성역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덕비 논란은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다고 봐야 정확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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