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건물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건물 ⓒ 정거배
전남 목포시는 중앙동 2가 1번지 구 동척건물(부지 438평. 건물 180평)이 근대건축양식이며 일제하 조선수탈의 상징으로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보수정비작업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올 2월부터 건물 내부와 외장을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는 공사를 본격 추진했으나, 지붕이 허물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지난 7월부터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목포시 관계자는 “지은 지 80년 이상 된 건물을 복원하려다 보니 지붕의 경우 붕괴위험이 높아 공사를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따라서 설계변경 작업을 거쳐 공사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유일 목포에 남아 있어

목포시는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복원해 기념관과 전시실 등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국비 등 14억원을 투입, 내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복원사업의 첫 단계인 건물내부 보수공사가 지붕붕괴 위험으로 중단됨에 따라 복원 시기는 1년 뒤인 오는 2005년으로 늦춰지게 됐다고 목포시 관계자는 밝혔다.

일제하 조선수탈의 상징이었던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08년 국책회사 형태로 출발했다. 동척은 주로 토지매입에 나서 설립 6년만인 1913년까지 4만 7148정보의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14년에는 농공은행에서 거액을 융자받아 전라도와 황해도의 엄청난 농토를 강제로 사들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와 함께 동척 소유 토지에 대해서는 소작형태로 활용하면서 거둬들인 곡물은 일본으로 반출됐다. 농민들의 원성의 대상이 된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25년 나석주 의사가 본사 건물에 폭탄을 던지기도 했다.

이처럼 일제하 한반도 수탈의 상징이던 동척 목포지점 건물은 지난 1923년 건립됐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다.

시민단체가 보존운동 나서

해방 후 국방부가 소유가 되면서 지난 1989년까지 해군헌병대 건물로 사용해 왔다. 그 후 지난 99년 국방부는 건물이 붕괴위험이 있다며 철거 방침을 세우게 된다.

철거소식이 알려지자 목포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없애는 것보다는 역사적 교육관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국방부에 건의서를 보내는 등 보존운동을 폈다.

이에 따라 당초 철거 방침은 보류됐고 전남도가 지방문화재로 지정한데 이어, 지난 2000년 목포시가 국방부로부터 매입함으로써 보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목포시는 지난 2001년 동척 건물을 포함해 일본식 건물이 많이 보존돼 있는 유달동과 북교동 일대를 역사 문화의 길로 조성하기로 하고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전문가들은 동척목포지점 건물의 경우, 내부는 건축 당시와 다르게 변형됐지만 외부는 그대로 보존돼 있어 문화관광자원으로 가치가 높다고 말하고 있다. 목포시는 지난해 이 건물을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신청하기도 했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