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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관련법안을 처리하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입법안이 잇달아 상임위를 통과하자, 정세균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국회법을 개정해서라도 이같은 선심성 입법활동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정부의 재정부담을 유발하는 국회의원들의 입법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기획예산처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국회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정책위 의장은 8일 중앙당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여야 의원들의 입법활동이 잘못돼 가는 관행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의장이 대표적인 선심성 법안으로 꼽은 법률안은 ▲자동차교통관리개선특별회계법(박종우 민주당 의원 제안) ▲한국지하철공사법(박승국 한나라당 의원 발의) ▲신용협동조합법 개정안(정부 입법) 등.

특히 박승국 한나라당 의원(대구 북갑)의 '한국지하철공사법안'은 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광역시의 지하철을 통합하는 국가공사를 설립, 지자체의 부채 전액을 지하철공사가 승계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정부에 엄청난 재정부담을 떠넘기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광역시 출신 의원들이 여야에 관계없이 이 법안 통과에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본회의에서 부결될 지도 미지수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 "만약 공사화가 될 경우 원리금 상환액만 연간 1조에서 1조3000억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민 세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

지난 6월 19일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신용협동조합법 개정안도 추가 재정이 필요한 사업. 개정안은 신협중앙회 예금자보호기금의 재원조성 방법으로 '정부 출연 또는 정부 차입'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위 법안소위에서 정부출연은 삭제하고 정부차입은 신협법 시행령에 규정하기로 의결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정부부담을 여전히 못박고 있다는 점에서 '선심성'이라는 비판을 면치는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세균 의장은 "예산소요를 유발하거나 재정제도의 변화를 수반하는 법률안에 대해서는 예결위원회에 사전 심사권을 부여하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법은 주무부처를 불러 정부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는데, 앞으로 기획예산처 등 재정당국의 의견을 듣는 것을 필수 규정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