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전시실로 들어가보자. 1월부터 12월까지 행해지는 농가의 다양한 세시풍속들이 모형으로 재현돼 있다.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한때 유행했던 인형 전시회를 보는 것 같다.
안동에도 민속박물관이 있다. 청송 보다 규모는 훨씬 크지만 아기자기함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결정적인 차이는 일반 민중들의 삶이 아닌 사대부 집안의 풍속을 주로 전시해 놓았다는 것이다.
안동하면 도산서원도 유명하고 하회마을도 유명하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안동을 찾아 가장 한국적인 곳이라 하고 갔다고 한다. 어째 좀 이상하다. 안동이라면 들은 바도 그렇고 본바로도 그렇고, 양반문화의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곳인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 가장 한국적인 곳이라니…. 다른 나라 사람이 한 말이니 그리 깊게 생각하진 말자. 어차피 제대로 알고 한 말은 아닐테니까 말이다.
청송과 안동의 민속박물관을 굳이 비교하자면 난 청송의 그것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기자기한 전시물과 함께, 푸른 하늘을 찌를 듯이 서있는 장승과 솟대가 주요 득점 요인이다. 장승의 왕방울만한 눈과 부끄럼 없이 모두 까발려 놓은 생김새는 묘한 친근감을 준다.
안동을 찾아 가는 길에 우연히 들르게 된 청송 민속박물관.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박물관에서 옛사람의 자취를 진하게 느끼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