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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한반도 전쟁위협 미국반대, 한총련 탄압중단 인간띠잇기'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이 미군기지 주변에서 인간띠 잇기 행사를 갖고 있다.
16일 오후 '한반도 전쟁위협 미국반대, 한총련 탄압중단 인간띠잇기'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이 미군기지 주변에서 인간띠 잇기 행사를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6일 오후 성조기를 든 재향군인회원들이 용산미군기지 주변에서 친북세력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16일 오후 성조기를 든 재향군인회원들이 용산미군기지 주변에서 친북세력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5일 서울시청과 종로 1가 종각 앞에서 보수-진보 진영의 8.15행사가 따로 개최된 데 이어 16일에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인근에서 다시 양 진영의 맞대결 행사가 펼쳐졌다.

'평화'를 위한 진보-보수 양 단체의 상반된 '인간띠잇기' 행사가 16일 낮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일대에서 각각 열렸다. 두 단체의 집회장소가 불과 300여m 정도 떨어져 있어 자칫 양측의 충돌이 예상됐었으나 다행히 별다른 마찰 없이 끝났다.

일본인도 '전쟁반대' '미군기지 철수'

한편 일본에서 '미군기지 철수 및 전쟁반대 일한 사진전 실행위원' 나까지오씨 등 25명이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일본어와 한국어로 '전쟁반대' '미군기지 철수' 등의 문구를 흰 천에 적어 들고 대열에 앉아 집회에 참여했다.

일본인 참가자들은 최근 한총련 대학생들의 미군 사격장 훈련 저지 취재로 입건됐다가 풀려난 사진작가 이용남씨 등 전쟁을 반대하는 사진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한한 것.

반전 사진작가들은 서울 양재동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과 일본, 오끼나와에 관한 기록과 기억 10인의 사진가의 눈'이란 사진전을 열고 있는데, 이들은 집히 참가 후 사진전도 참관할 예정이다.

이들은 집회 참가에 앞서 지난해 6월 미군장갑차에 희생된 효순·미선이의 사고현장엘 다녀왔으며, 이후에는 미군사격장이 있는 매향리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 유창재 기자
우선 통일연대와 여중생 범대위, 전국민중연대 등 진보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50분 용산 미군기지 5호문 앞에서부터 7호문 사이에서 '한반도 전쟁위협 미국반대, 한총련 탄압중단 인간띠잇기' 행사를 시민·학생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했다.

이 행사의 개최연설을 맡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부시 미국정부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의 의사가 없다면 국제사회에 객관적으로 증명하라"면서 "북-미 불가침 협정을 체결할 때만이 증명하는 길이며, 오늘 이 자리에서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이어 "한총련 학생들이 구속과 탄압을 받고 있으며, 그들의 투쟁은 부시정권은 즉각 전쟁연습과 훈련을 반대한 것이기에 평화의 땅으로 만들려는 거룩한 투쟁이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하는 것'으로, 분단된 조국을 통일의 나라로 만들자"고 외쳤다.

이날 5천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노동단체 관계자들과 한총련 학생들로 구성됐는데, 이들은 행사가 시작되기 한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NO WAR' '자주평화 실현하자' '전쟁을 반대한다' '민족의 힘으로 전쟁을 막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참석했다.

또한 이들은 행사의 각 연설자들의 발언에 손에 묶거나 들은 노란 리본이나 수건을 들어 흔들면서 박수와 함께 화답했다. 이 때문에 용산 미군기지 앞 4차선 도로가 '노란 물결'로 채워졌다.

특히 한 한총련 학생이 "총알이 날리는 (미군) 사격장에 태극기 하나만을 몸에 두르고 뛰어들었던 것이 뭐가 그렇게 잘못했냐"면서 "지난 열흘 사이에 23명의 학우들이 구속됐지만 두렵지 않고, 이 땅의 전쟁을 막기 위해 (지금도) 가로막는 방패와 전경들을 뚫고 미대사관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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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반대와 평화의 외침'은 하나의 목소리로

'한반도 전쟁위협 미국반대, 한총련 탄압중단 인간띠잇기' 참가자들이 미군기지 주변에 평화를 상징하는 노란색띠를 묶고 있다.
'한반도 전쟁위협 미국반대, 한총련 탄압중단 인간띠잇기' 참가자들이 미군기지 주변에 평화를 상징하는 노란색띠를 묶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 여학생이 경찰의 팔목에 노란띠를 묶어 주고 있다.
한 여학생이 경찰의 팔목에 노란띠를 묶어 주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8·15 광복절 58주년을 맞아 △한반도에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켜 민족 생존권을 위협하는 미국의 대북정책 강력 반대 △한총련 학생들의 석방 결의 △한-미-일 군사 공조 반대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투쟁 △전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신자유주의 정책 반대 △6·15남북공동선언 이행 촉구 등을 성명서를 통해 결의했다.

이어 이들은 미군기지를 향해 노란 손수건을 흔들면서 '아리랑'을 불렀고 큰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때 경찰은 안내방송차를 통해 "신속하고 평화롭게 행진을 마무리해주길 바란다"면서 "다시 한 번 한총련 등 학생들 시위대는 평화롭고 신속하게 집회를 마무리해주길 바란다"고 방송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찰 방송은 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했다. 일부 흥분한 참가자들이 "방송을 당장 중단하라"면서 경찰 방송차로 향하자 경찰은 이를 봉쇄하고 잠시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행사 주최측 방송차량에서는 "다시 한 번 경찰에 경고하는데 우리는 어떤 폭력도 쓰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경찰이 방패로 어떤 도발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찰 방송에 대응하는 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계속해서 미군부대를 향해 함성과 함께 "양키 고 홈"을 외쳤으며, "전쟁을 결사 반대한다"는 외침을 부대 담장 너머로 보냈다.

또한 이들은 손에 든 노란 리본을 대치하고 있던 전경들 손목이나 방패 등에 매려했으며, 이를 놓고 잠시 소란이 있기도 했다. 몇몇 사람들이 노란 리본을 서로 연결시켜 가로수에서 가로수로 묶자 주위사람들도 따라 함께 해서 긴 노란 울타리가 미군부대 담장 밖으로 쳐졌다.

보수단체의 '인간띠잇기'

'한총련은 북괴 김정일의 게릴라 부대인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해병전우회원.
'한총련은 북괴 김정일의 게릴라 부대인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해병전우회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진보단체의 행사보다 먼저 오전 10시부터 용산 미군기지 부근 지하철 녹사평역 부근에서는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500여명이 '친북세력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미 혈맹, 같이 합시다" "주한미군 철수주장, 친북음모를 즉각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손에는 '평화를 위한 당신들의 헌신을 치하합니다' 등의 피켓과 미국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역에서부터 미군부대 52번 출입문까지 긴 행렬로 행진을 계속했다.

또한 군복을 입거나 흰 띠를 어깨에 두른 재향군인회 사람들은 "한총련은 북괴김정일의 게릴라 부대인가"라며 "불법단체 한총련은 즉각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다행히 이날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간의 물리적인 마찰은 없었다. 경찰은 이에 대비해 전-의경 버스로 도로를 원천 봉쇄하고 100여 미터의 완충지대를 만들어 두 단체간의 접촉을 막았다.

경찰, 두 행사 충돌 막기 위해 7천여명 투입

이날 열린 두 행사의 성격이 서로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충돌이 예상됐었다. 더구나 참가인원도 대규모이기 때문에 경찰은 전경과 의경 등 병력을 64개 중대 7천여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총련 학생들이 미군부대로 진입할 것을 대비해 '버스'를 이용, 벽을 쌓고 병력을 배치해 집중 봉쇄했다. 또한 경찰은 학생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신경을 쓰는 듯 했다.

한편 행사에는 경찰과 시민, 학생 등 1만여 명이 넘게 참가해서 겪었던 불편은 '화장실'. 4시간여 동안 진행된 행사 동안 화장실 찾기란 쉽지 않았다. 경찰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미군기지 앞쪽에 위치한 국방부 민원실의 화장실을 이용토록 했지만, 국방부 측에서는 얼마 안있다가 출입문의 셔터를 내려 이용을 금지했다.

이에 시민들은 항의했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면서 화장실 사용을 막았다.

이날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내외신 취재진이 80여명 참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양쪽 단체의 성격이 대립적이기도 하고, '반전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이기에 특히 외신기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진보-보수 양측은 행사 전에 서로 '집회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행히 집회가 끝난 오후 2시까지 돌발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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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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